등록 : 2018-11-06 18:08:25 수정 : 2018-11-09 10:04:38

[Daily News] 기약 없는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기업 실태 먼저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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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vol.331]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포괄임금제 규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괄임금제를 규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6월 포괄임금제 오ㆍ남용 지도지침이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8월로 한차례 연기됐다. 11월 6일 현재 고용노동부는 아직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포괄임금제 규제 방안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정책 발표 시기가 거듭 연기되면서 현장의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들이 모인 포괄임금제 관련 강의에서 이 같은 혼란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 5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경제HR교육원에서 '포괄임금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식품제조, 운송, 건설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 21명이 참석해 포괄임금제와 관련된 질의를 쏟아냈다.


▲지난 11월 5일 서울 중구 중앙경제HR교육원에서 임종호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가 '포괄임금제에 관한 모든 것'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식품제조, 운송, 건설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 21명이 참석했다.

강연자로 나선 임종호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는 기존 판례를 토대로 포괄임금제가 인정될 수 있는 요건을 설명했다. 임종호 노무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던 포괄임금 관련 문건 내용을 소개하며, 포괄임금제 유효 요건을 전망하기도 했다. 고용부가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며 수습에 나섰던 이 문건에는 포괄임금제 인정 요건으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울 것 ▲포괄임금제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있을 것 등이 명시됐다. (<노동법률> 5월호, 곽용희 기자,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6월 중 발표 예정' 기사 참조)

포괄임금제는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주범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포괄임금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임종호 노무사는 포괄임금제 폐지보다 남용을 규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는 한도 내에서 실제 연장근로시간을 반영하고 있다면 포괄임금제를 예외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인사노무 담당자들은 불확실한 포괄임금 규제 방안 앞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노동법률>이 강연을 마치고 나온 임종호 노무사를 만나 업계의 고민과 대응 방안을 들어봤다.
 
Q. 포괄임금제가 분쟁을 방지한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출퇴근 시간에 대해 근로자가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근로를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교통체증을 감안해 일찍 나오는 근로자도 있고, 개인적으로 남아서 공부하는 근로자도 있다. 일찍 나오지 않아도 되는데 교통체증을 피해 미리 출근했다면 근로시간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포괄임금제를 아예 없앴을 때에는 출퇴근 전후 시간이 근로시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 근로시간에 관한 다툼을 피할 수 없다. 분쟁 예방을 위해 과도하지 않다면, 그것이 평균적인 연장근로시간을 반영할 수 있다면 이런 범위 안에서 포괄임금제를 하는 것은 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
 
Q. 실무에서 분쟁 예방을 위해 출퇴근 전후 시간을 연장근로로 인정해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지.

그렇다. 실제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포괄임금제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오후 6시나 6시 30분 사이에 퇴근하는 데도 1시간 연장근로수당을 산정하고 급여에 포함해 분쟁을 예방하는 사례들이 있다.
 
Q. 강의에서 말한 것처럼 근로계약서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면 문제가 없다고 보나.


계약서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것을 근로자가 인지하고 동의했다는 사실이 전제돼야 한다. (계약서상의 근로시간이) 평균적인 연장근로시간을 반영하고 있다면 근로자에게 불리한 게 아니다. 이런 전제가 된다면 포괄임금제를 유지해도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포괄임금제는 실제 연장근로시간이 평균적으로 반영한 근로시간보다 과도하게 많아서 거의 모든 근로자들이 사실상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다. 그건 공짜노동을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 경우에는 법원에서 포괄임금제가 인정받지 못할 수 있을 텐데)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연장근로시간만큼은 연장근로수당이 지급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지난 11월 5일 서울 중구 중앙경제HR교육원에서 임종호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가 '포괄임금제에 관한 모든 것'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식품제조, 운송, 건설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 21명이 참석했다.
 
Q. 법원이나 정부는 포괄임금제 인정 요건을 좁게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 포괄임금제가 필요한 이유는.

근로자들이 연장근로를 하고도 포괄임금제 때문에 부당하게 추가수당을 못 받는 경우를 규제하기 위해 포괄임금제 유효성을 좁게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에게 현실적인 불이익이 없는 한도 내에서, 근로자의 평균 연장근로시간을 반영하는 범위 내에서 분쟁 예방 효과를 감안한다면 포괄임금제가 합리적이고 필요성이 있다.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근로자도 모르는 사이에 포괄임금제가 시행돼서는 안 된다. 근로계약서를 통해 연장근로수당이 얼마나, 몇 시간 분에 대해 지급되고 있는지 근로자가 알아야 한다. 최소한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합의가 근로계약서를 통해 입증될 때에만 예외적으로 (포괄임금제를) 인정해줘야 한다. 또 근로자의 서면 동의가 있다면 그것을 무효로 볼 필요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
 
Q. 취업규칙에도 명시해야 하나.

취업규칙에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근거조항을 만들어 놓고,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계약서에 기재해서 포괄임금제가 남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Q.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발표 시기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판례나 노동부에서 정의하고 있는 본래 의미의 포괄임금제는 요건을 갖추기 너무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명시적인 근로계약서 작성, 평균적인 연장근로시간을 반영하는 범위 내에서 포괄임금 약정을 한다면 지급된 금액만큼의 유효성은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한 요건을 제대로 갖춰서 포괄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 그런 요건도 못 갖춘 상태에서 두루뭉술하게 하는 것은 포괄임금으로 지급되고 있는 연장근로수당 금액을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Q. 포괄임금제 정책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나.

(정부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안을 한다면 기업에서 근로자의 평균적인 연장근로시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평균적인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수당을 반영하고 있다면 대부분 포괄임금제 남용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포괄임금제) 유효성을 인정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포괄임금으로 지급되고 있는 연장근로수당을) 초과해서 연장근로할 경우에는 차액을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평균적인 연장근로시간을 크게 초과해서 포괄임금제를 설정하고 있다면 연장근로수당을 안주기 위한 경우들이기 때문에 이럴 때에는 포괄임금제 유효성 인정 범위를 좁게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경우에는 규제가 필요하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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