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2 09:10:21 수정 : 2019-10-22 09:14:12

[대법원] 대법 “기간제계약 반복해 2년 넘어도, 공백기간 있다면 합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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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vol.342]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 체결해 근로 기간이 2년이 넘었다고 해도 가운데 공백기간이 있었다면이를 계속된 근무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법원 제3부(재판장 민유숙)는 지난 10월 1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기계설비 도장업무를 수행하는 주식회사 인앤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청구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중노위의 상고를 기각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2016두63705).
 
근로자 A씨는 주식회사 인앤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 2월 14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 도장공으로 근무했다. 이후 별도 계약체결 없이 2012년 1월1일부터 2012년 2월 29일까지 근무했고,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음날인 3월 1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 근무했다(2011년 2월 14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근무).
 
이후 약 3개월 가량 근로를 하지 않고 있던 A씨는 2013년 4월 1일, 회사와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 3월 31일까지 근무했다. 또 바로 근로계약을 체결해 2014년 4월 1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 근무했다(2013년 4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근무).
 
이후 회사는 12월 31일자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자 A씨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기간제 근로자로 일한 기간이 총 2년을 넘는 만큼, 기간제법에 따라 정규직 직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A씨의 구제신청에 대해 지노위와 중노위가 손을 들어주자, 회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관건은 A가 회사와 기간제 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하면서, 2012년 12월 31일 기간만료 이후 2013년 3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공백기간이 있는데, 그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해서 '계속 근로'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가 됐다.
 
공백기간 전후 근로기간을 따로 계산하면 각 2년이 채 되지 않는 탓이다. 우리 기간제법은 기간제 근로자를 2년을 넘는 범위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며, 그 이상 사용할 경우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 혹은 무기계약직)로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법원은 연속 근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반복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공백이 있는 경우, 그 기간이 차지하는 비중, 발생경위, 공백기간에 대한 인식, 다른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한 관행을 종합해서 공백기간 전후 기간을 합산할지 판단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먼저, 회사가 2013년 2월 당시 도장공을 추가로 채용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회사 노사협의회 대표인 A의 형이 부탁한 탓에 A를 새로 고용한 점과 2013년 1월 1일 A가 퇴직하면서 그때까지 일한 퇴직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도 받은 점에 주목했다.
 
또 A는 공백기간 동안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도 유지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근로기간 중에도 회사 현장근로자 46명에 대한 건강진단 실시를 하면서 A는 제외하고 별도로 건강진단을 실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 근로계약 종료 당시 회사는 A에게 "오늘부로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내년에 일이 많아지면 부르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판부는 이런 사실을 근거로 "계약이 종료됨을 전제로 경영사정이 나아지면 고용하겠다는 의미일 뿐, 계속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회사가 기간제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공백기간을 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더불어 대법원은 A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에 기간제근로자를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예정한 규정이 없다"며 "A와 회사는 근로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대신 일급을 13만원에서 14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계약기간 만료 직후인 1, 2월은 도급 물량이 적은 기간이기 때문에 A가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A 외 기간제근로자들에게도 계약기간 갱신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회사는 도급 물량 감소 등을 이유로 계약기간이 12월 31일 만료되는 18명의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2012년 12월 22일자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근거로 원심은 "A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갱신기대권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최종적으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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