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29 11:48:34 수정 : 2018-11-01 11:51:16

[현장] 보건의료노조 표준임금체계 두고 민주노총 갈등, 11월 5일 워크숍서 시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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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vol.330]

 

보건의료노조측이 지난 9월 산별교섭에서 체결한 공공병원 표준임금체계 가이드라인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저임금을 고착화 하는 내용인지를 두고 민주노총 내부 갈등이 불거진바 있다. 결국  내달 5일 민주노총 워크숍에서 전문가 진단을 통해 시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파견용역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핵심요구로 내걸고 산별교섭을 진행해 온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9월 10일, 산별중앙교섭에 참가한 지방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26개 공공병원, 관계 정부부처와 5차례 논의 끝에 표준임금체계에 관한 합의점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곧바로 성명서를 내 "(보건의료노조 합의안이)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노동의 가치를 자의적으로 판단한 직무가치만을 기준으로 최하 수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정부가 청소와 경비만을 최하위로 분류한 것에 더해 주차, 식당, 콜센터까지 최하위 직무군으로 분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규직 전환 후) 시작 임금은 법정최저임금이고, 최대 임금은 현재 시중노임단가 수준으로만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공공운수노조는 곧 앞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의 과정에서 보건의료노조측의 합의안이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우리 합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비판"이라며 "산별끼리 최소한 전화를 해서 직접 물어보거나 민주노총을 통해서 확인을 했다면 설명을 해줬을 텐데, 성명서부터 들이대 왜곡-매도하는 성명서를 내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보건의료노조 "합의안, 형식은 표준임금체계지만 사실상 호봉제"

 
보건의료노조 측은 먼저 정부 가이드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확실히 했다. 관계자는 "(정부안은) 숙련평가에 따라 기본급과 식대, 명절상여금, 복지포인트 등 지정된 임금항목만 추가하도록 함으로써 교섭여지를 막고 있으며, 직무등급을 올리려면 시험을 보는 등 평가를 해야 하는 등 문제가 크다"라며 "하지만 우리가 체결한 합의는 (정부 가이드라인과 달리) 직무급이 아니라 매년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라고 설명했다.

정부 직무등급이 직무별로 요구되는 지식이나 기술 등을 바탕으로 매긴 직무평가를 바탕으로 5등급으로 구성하는 내용이라면, 보건의료노조가 체결한 표준임금체계는 직무가치가 아니라 임금실태조사에 따라 임금수준에 다른 분류라는 반박이다. 말 그대로 직무군을 분류한 것이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직무급제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주장.
  
임금 상승 체계 역시 형식은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6단계 및 단계별 3등분으로 구성돼 오해할 수 있지만, 기본급표를 보면 매년 호봉이 자동적으로 상승하는 호봉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보건의료노조가 밝힌 기본급 표에는 단계 안에서도 근속년수별로 다른 금액이 책정돼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표준임금체계에서 1호봉을 최저임금으로 정했다는 지적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앞서 의료연대본부나 공공운수노조는 "공공병원비정규직 노동자를 평생 최저인생으로 전락시키는 합의"라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동자의 차별과 저임금을 고착화시킬 것을 크게 우려하며 가이드라인을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기본급표는 최종임금이 아니다"라며 "기본급 외에 임금(식대, 교통비, 상여금, 복지포인트, 복리후생 등)수당은 각 의료기관별로 별도 합의를 한다는 내용을 규정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기본급의 포지션이 50%가 안되기 때문에, 기본급이 최저임금이라도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합치면 결국 최저임금을 훌쩍 뛰어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합의안. 단계별로 돼 있지만, 단계 내에서도 매년 금액이 올라가는 호봉제에 가깝다.


 


■11월 민주노총 워크숍에서 전문가들이 시비 가린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민간사립대 병원들도 간접고용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 안건에 힘을 쏟자는 차원에서 70개 정도 병원에서 조정신청을 넣는 등, 전조직적으로 투쟁해 합의한 결과물"이라며 "민주노총 중집에서도 직무급제가 아니라 호봉제고, 기본급은 최종임금이 아니라 수당을 포함하면 저임금이 아니라고 수차례 해명했는데, 프레임에 딱 가둬두고 공격을 하니 대화가 어렵더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덮어 놓고 비난에 나선 산별단체의 자세에 매우 불쾌해하는 모양새다. 관계자는 "공공부문 공대위가 있는데 여기도 탈퇴하자는 말이 나왔다"라며 "우리 대의원들도 격앙이 돼 있어, 민주노총도 정확하게 입장을 표해주지 않으면 관계설정을 숙고하겠다고 까지 말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민주노총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는 성명, 집단 항의방문 등 조직내 민주적 질서 위반행위에 대한 엄격한 조치 및 재방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한 상황.

보건의료노조 측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막는 조항을 합의안에 삽입한 것을 높이 평가해 주지는 못할망정, 정부안에 합의한 것처럼 공격받은 것에 대해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 중집에서 민주노총 정책 담당자들과 전문가 워크숍을 통해 합의안의 내용을 판단하기로 결정이 나서 임시적으로나마 일단락 난 상황이다. 11월 5일 첫 워크숍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리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중 청소나 경비 같은 일부 직종은 비교대상으로 삼을 정규직이 아예 없다. 추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며 "이제 (산별협의에서) 정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하고 있다. 한번 더 회의를 하면 확정이 될 것 같다. 올해나 내년까지 많은 진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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