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07 17:03:00 수정 : 2019-02-09 00:52:20

[현장] 이번엔 탄력근로제...삐걱대는 사회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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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호 vol.334]

▲이철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른쪽 두 번째)이 위원회 회의 도중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가 오는 2월 11일 마무리될 전망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점이나 논의 상황은 내일(8일) 열릴 전체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1일까지 합의를 이끌어낸다 해도 실제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기본입장도 교환 안 해"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철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오는 8일이나 11일까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관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수 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조속한 합의를 위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수 위원장은 <노동법률>과의 통화에서 "2월 11일이라고 특정한 것보다는 합의를 빨리 종결해야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2월 11일에 뭘 어떻게 한다는 건 정해진 바 없고, 내 의지를 이야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내일(8일) 합의가 안 됐을 경우에는 합의를 위해 추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지, 11일로 확정된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됐던 내용을 보면 이철수 위원장이 의지를 밝힌 시점까지 합의안이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논의는 탄력근로제 해외 사례와 업종별 현황을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위원회 내부에서는 노사 양측이 기본적인 의견 교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한 관계자는 <노동법률>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해외사례와 국내사례를 조사하고 그와 관련해 노사 양측이 조금씩 이야기한 정도"라며 "구체적인 의제를 놓고 노사가 직접 이야기하고 서로 협의하거나 조정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노동계 위원인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도 "본격적으로 노사 간 요구안을 주고받지도 않았다"며 "내일(8일) 회의가 재개되면 노사 요구안을 주고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철수 위원장의 설명은 결이 다르다. 이 위원장은 "(기본적인 입장 교환은) 다 이뤄졌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31일에 논의가 종결되기로 돼 있었는데 (1월) 26일, 31일 노동계에서 불참했다"며 "전체회의 하자 해놓고 참석 안 한 사람들이 논의 안 됐다고 말하면 어떡하나. 그리고 그 전에 간사단 회의를 통해, 수뇌부를 통해 논점이 다 전달됐고 의사가 타진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 공익위원 권고안이 국회로 제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11월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도 공익위원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노사 합의가 불발돼도 '공익위원 권고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의 관계자는 "(공익위원안 마련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가 안 됐다"며 "탄력근로제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협상 자체가 없었는데 협상이 잘 안 되면 공익위원들이 모여서 어떻게 할지 논의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공익위원안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철수 위원장도 "지금 생각하는 바는 없다"며 "내일 회의되는 걸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계, 탄력근로제 논의 '비타협' 가능성 시사

노동계는 이철수 위원장이 논의 시점을 못 박은 것으로 알려지자 반발하고 있다. 정문주 한국노총 본부장은 "본인(이철수 위원장)의 희망사항인지 모르겠으나 노사 간 공감대가 전혀 없었던 사항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만약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왜 합의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월요일(2월 11일)까지 논의한다고 이야기하나"라고 반문했다.

정문주 본부장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둘러싼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논의 자체가 '비타협'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달 안에 합의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 본부장은 "사용자들은 그냥 내버려둬도 정부와 국회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합의의 필요성을 크게 갖지 않는다"며 "비타협, 이런 것에 의해 논의가 금명 간 끝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이철수 위원장은 합의 여부를 떠나 논의를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합의야 노사 당사자들이 여러 가지 상황 판단을 할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합의가 되든, 안 되든 빨리 끝을 내야 한다. 공부를 열심히 더 한다고 합의될 성격은 아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필요성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탄력근로시간과 관련한 정부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사용자단체가 주장해 왔던 바와 달리 산업 현장 도입률이 3.2%에 불과하고, 도입 계획은 7% 미만"이라며 "탄력근로는 단위기간 확대가 아니라 현행 제도의 오ㆍ남용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규칙한 집중노동으로 인해 노동자의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막고 임금보전 등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발족 목적과 취지에 맞게 포괄임금제 등 공짜노동 근절 문제와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장, 특례존치 5개 업종, 노동시간 적용제외자 등 노동시간 사각지대 해소 대책 등을 선행적, 최소한 병행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1일 회의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는 "11일 회의는 내일(8일) 논의를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운영 기간은 오는 2월 28일까지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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