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3 10:56:47 수정 : 2019-06-28 16:03:50

[현장] 일자리안정자금 부정수급, 제도 개편으로도 못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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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호 vol.338]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 지난해 일자리안정자금 부정수급액이 550억원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부정수급 차단을 위한 조치와 제도 개편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부정수급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조정숙 고용노동부 일자리안정자금지원추진단 팀장이 지난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자리안정자금 제도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일자리안정자금 집행 과정 등 제도 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일 일자리안정자금 집행 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요건 중 하나인 사업주의 고용유지 의무가 강화된다. 기존에는 10인 미만 사업장이 고용을 조정할 경우 간소한 양식을 통해 고용 조정의 불가피한 점을 설명하면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반기부터는 다른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매출액 등 고용 조정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30인 이상 사업장 중 예외적으로 지원대상에 포함됐던 고령자 고용 사업장이나 사회서비스기관 등도 고용 조정이 발생하면 지원이 중단된다.

일자리안정자금 환수기준도 강화됐다. 지난해에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기준(월 평균 보수 190만원)의 120%(230만원)를 초과하면 환수대상에 해당됐지만 올해부터는 이 기준이 110%로 하향 조정된다.

이미 퇴직한 노동자의 재직 당시 인건비를 지원하던 소급 지원도 중단된다.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노동자의 입사와 퇴직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일자리안정자금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현장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분기별로 지도ㆍ점검에 나서고, 점검 대상도 연간 400개소에서 1,60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부정수급 유형을 분석해 부정수급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에 나선다.

"처음엔 특수관계인도 지원 가능...환수 나서면 혼란 불가피"

앞서 고용노동부는 합동 점검반을 편성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일자리안정자금 집행 실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지난해 기준 지원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17만3,687명에게 총 553억6,1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주의 배우자나 직계 존ㆍ비속(아래 특수관계인), 퇴사자 등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합동 점검반은 이번 점검에서 확인된 부정수급액을 환수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유형별로 보면 특수관계인 2만709명이 일자리안정자금 229억8,100만원을 지원받았다. 특수관계인의 경우 근로자성 확인이 어렵고,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보는 게 타당하기 때문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게 고용노동부 설명이다. 이미 퇴사한 노동자 12만8,550명 몫으로 지급된 99억9,800만원도 환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지원을 걸러낼 수 없었던 이유는 신청 단계에서 찾을 수 있다.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면 행정안전부 자료인 주민등록등본을 활용해 동거 친족 여부를 확인한다. 문제는 같이 살지 않는 가족일 경우 주민등록등본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합동 점검반은 이번 점검에서 대법원 자료인 가족관계등록부를 활용해 사업주의 비동거 친족을 확인했다.

이는 대법원 DB와 직접 연계가 제한돼 발생한 문제로, 향후 점검반은 정보연계 작업을 별도로 수행한다고 밝혔다. 또 매달 대법원 자료를 연계해 비동거 친족에게 지원금이 지급되는 사례를 최소화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사업 시행 이후에도 특수관계인 규정에 관한 교통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정부가 환수 조치에 나서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한 사무대행기관 관계자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시작할 때부터 사업주 특수관계인에 관한 규정이 확실하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가족관계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성을 인정받아서 고용보험에 가입된 대상들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고용노동부가) 환수한다고 하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근로복지공단 전경

현행 방식으로는 부정수급 못 막아

같은 기간 일자리안정자금 환수기준에 해당하는 노동자 2만4,428명에게는 223억8,200만원이 지급됐다. 월 평균 보수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기준을 초과한 노동자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환수대상에 해당된다. 점검반은 즉시 지원금을 환수하고, 지난해 보수총액을 신고하지 않은 11만5,011개 사업장에 대한 지원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정수급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사전 검증 장치는 여전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상 여부는 사업주가 지급한 연간 총 보수액을 12로 나눈 월 평균 보수액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 금액이 지난해 기준으로 190만원 미만일 경우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상 노동자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는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 사업주가 노동자 A의 월 평균 임금이 12월부터 환수기준(230만원)을 넘었다고 자진신고했다. 이때 이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이 정확히 12월부터 넘은 것이 맞는지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업주가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11월까지의 임금을 지원기준에 맞추고 나머지 차액을 12월에 지급된 상여금이라고 신고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11월까지 해당되는 몫의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일자리안정자금은 사업주가 신고한 보수총액을 나눠 평균임금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12월 한 달 동안 상여금이 많았다고 해버리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물론 (정부가) 어떤 방법이든 취할 수 있겠지만 논란의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실무자들이 보는 실질적인 내용들과 근로복지공단(일자리안정자금 담당기관)에서 지침 내리고 진행하는 내용은 하나도 맞지 않고, 사실 결론적으로 변한 건 없다"며 "중간에 세부 내용이 변경되다 마지막에는 지원받는 사람들 탓 하면서 지원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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