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3 19:39:51 수정 : 2019-03-17 20:02:30

[Daily News] 대우조선해양, 매각 대신 공기업화?...“사회적 공감대 형성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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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호 vol.335]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대신 공기업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기업화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대중적 설득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당사자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공기업화'가 투쟁의 핵심 의제가 되기를 꺼려하는 모양새다.

1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민주노총ㆍ민중공동행동 주최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석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공기업화ㆍ공영화 주장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하고 의미 있는 주장"이라며 "다만, 공기업화ㆍ공영화 주장이 부딪히게 될 이데올로기적 반론들을 극복하고 대중적 설득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석 국장은 "엄청난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여된 기업이 특혜 속 헐값으로 재벌에 넘어가게 할 수는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앞서 "(대우조선해양에) 최소 6조원에서 최대 13조원 이상에 이르는 공적자금이 투여됐다"며 "2008년 대우조선 인수 논란 당시 한화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은 6조3,000억원 상당인데, 현재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에 제시된 자산 가치는 2조원 남짓"이라고 밝혔다.


▲1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대우조선해양 공기업화, 조선산업 전반의 대안으로 제시돼야"

나아가 매각 반대 투쟁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공기업화 주장이 자칫 역공을 당하지 않도록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기업화 주장이 본격화될 경우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철밥통 공기업화'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식의 정치적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석 국장은 "중소 조선소 대책과 결부되는 공기업화ㆍ공영화 투쟁이어야 할 것"이라며 "중소 조선소 대책 없는, 또는 중소 조선소 대책과 별개인 대우조선 공기업화ㆍ공영화 주장은 치명적 약점을 내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규직과 함께 공기업화 투쟁을 조직할 수 있어야 공기업화 주장이 대중적 설득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경남지부 조선하청조직사업부장은 보다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이김춘택 부장은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중형 조선소인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묶어 '공공조선그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공기업화에 찬성하지만, 대우조선해양만의 공기업화는 '현상유지론'의 두 번째 버전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즉, 대우조선해양만 공기업화하면 해당 사업장의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 이뤄지는 것일 뿐 조선산업의 근본적 문제들은 그대로 남게 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대우조선해양과 중형 조선소를 '공공조선그룹'으로 구성해 원청의 하청 착취 구조 등 산업 전반의 모순에 대한 대안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김춘택 부장의 설명이다.

이김춘택 부장은 "대형 조선소와 중형 조선소를 묶어 함께 살리자는 주장은 중형 조선소 통폐합 방안과 더불어 주요한 중형 조선소 회생 방안의 하나였다"며 "대우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은 모두 경남에 위치하고 있어 일각에서 '경남공공조선'을 주장할 만큼 하나로 묶는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지회는 공기업화 주장이 투쟁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는 모양새를 경계했다. 공기업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를 투쟁 목표로 제시할 경우 오히려 현장의 투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 지회장은 "동종사 매각 반대를 외치는데 이후의 대안은 뭐냐고 묻는 현장 조합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이에 대해 쉽게 '공기업화'라고 답할 수 없는 이유는 대우그룹이 붕괴된 이후 20여 년 동안 산업은행의 지배 아래 있었는데,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시절 대우조선해양을 말아먹은 게 무수히 많은 낙하산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상기 지회장은 "이 제안(대우조선해양 공기업화)을 조합원 교육할 때 한 번 던져봤는데, 분위기는 조금 싸늘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신 지회장은 "그와 관련된 문제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ㆍ지역적ㆍ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주장할 수 있는 문제 아니냐"라며 "재벌독점체제와 같은 문제를 부각시켜 투쟁을 전개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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