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4 19:37:15 수정 : 2019-03-21 09:20:36

[Daily News] 전교조ㆍ공무원노조 “특권 아닌 권리 회복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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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호 vol.0]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3월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ILO 기준에 부합하는 공무원ㆍ교사 노동기본권 보장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월간노동법률] 임고은 기자 = "우리의 요구는 특별한 혜택을 달라거나 특권을 달라는 것이 아닌, 훼손된 것을 복구해 달라고 하는 지극히 정당한 요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3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ILO 기준에 부합하는 공무원ㆍ교사 노동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공무원도 교사도 노동자"라며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두 노조는 공무원과 교사의 노동삼권 보장 촉구가 빼앗긴 권리 회복이라고 주장했다.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1948년 제헌헌법에는 교사와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다. 박정희 정권이 독재를 영구하기 위해 헌법에서 교사와 공무원의 기본권을 제거했고,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복이 안 된 상태"라며 "없던 것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있었으나 훼손된 것을 복구해달라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우리 헌법은 공무원의 노동삼권에 대해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보장한다고 규정하면서 사실상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에서는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공무원 노조법에서는 6급 이하 일반직, 별정직 공무원만 노조 가입이 가능하고 경찰-소방공무원을 배제하고 있다. 즉, 공무원은 단체행동권이 금지되고 노조 가입 범위조차 제한적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모든 근로자가 차별 없이 자신의 선택으로 단체 설립하고 가입할 권리를 가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ILO 산하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모든 공무원이 이러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반복해 권고했다. 전교조 법외노조와 관련해서도 여러 차례 개정을 권고했다.
 
ILO의 권고에 따라 공무원과 교사의 노동삼권 보장 움직임이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공무원에게 원칙적으로 노동삼권을 인정하는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했다.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개헌안은 같은 해 5월 투표 불성립으로 국회 통과에 실패하면서 무산됐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역대 정부는 온전하지도 않은 노동삼권을 정치 논리에 따라 줬다 빼앗았다. 이번 정부는 아닐까 싶었는데 똑같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차가 되는 이 시점에, 사실상 식물국회가 된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또 국회를 규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ILO 협약 비준만을 위한 공무원ㆍ교원 노조법 개정안 반대
 
공무원ㆍ교원 노조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한정애 의원이 발의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한정애 의원 발의안은 해직자ㆍ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해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회복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정당한 교섭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악법"이라고 꼬집었다.
 
노조 측은 교원노조법 개정안에 담긴 '교섭창구 단일화' 조항이 노조의 자주적 단체교섭권을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교원노조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어느 한 노조가 교섭 및 창구 단일화를 거부하면, 모든 노조가 교섭권을 잃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기존 교섭창구 단일화 조항은 2010년 폐지됐다.

권 위원장은 "전교조 합법화 이후 첫 단체협약 체결 당시 가장 큰 걸림돌이 창구 단일화였다"며 "창구 단일화에만 1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걸 다시 반복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연희 전교조 서울지부장도 "한정애 발의안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재도입해 노조가 정상적인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시대를 역행하고, ILO 권고의 핵심 내용을 거부하는 형태다"라고 강조했다.
 
공무원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발의안이 직급과 관계없이 노조가입을 허용하면서도, 지휘ㆍ감독권을 행사하거나 다른 공무원의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가입은 제한 규정은 그대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기 공무원노조 경기지역본부장은 "시ㆍ군ㆍ구청에서는 6급 팀장의 조합원 자격에 대한 논란이 많다"며 "6급 팀장이 기관 측과 노조 측 양측의 교섭위원으로 나서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논란의 불씨를 고스란히 남긴 법 개정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 본부장은 "노동삼권 행사를 방해하는 독소조항을 그대로 두면서, ILO 핵심협약 비준이라는 명분만을 앞세운 졸속적인 법 개정"이라며 "국제적, 보편적 기준에 맞는 법 개정을 할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는 한정애 의원 발의안에 반대하면서도, 이 법안이 '빅딜'로 활용될 것을 우려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공무원ㆍ교원 노조법 개정을 빌미로 노동자의 목을 죄는 탄력근로제 등 노동악법과 빅딜을 시도하려는 움직이이 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1999년 전교조 합법화와 정리해고를 맞바꾼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엉터리 공무원ㆍ교원 노조법을 가지고 노동자들의 생명줄과 같은 노동법과 빅딜을 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단호하게 교원노조법 개정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임고은 기자 goi@elabor.co.kr
임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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