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2 17:27:40 수정 : 2019-07-12 17:58:49

[지방ㆍ행정법원] 노조원이 다수인 식음·조리팀만 아웃소싱한 호텔···“부당노동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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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호 vol.339]



 
노조원이 다수인 사업부문을 선별적으로 다른 회사에 양도하고, 소속 근로자를 정리해고 한 것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는 판례가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장낙원)는 최근 이와 같이 판단하고 원고 Y개발 주식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 소송에서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Y개발 주식회사는 2012년 설립돼 250개 객실 규모의 H관광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회사에는 식음팀과 조리팀을 두고 있었으며, 이 팀의 근로자들은 호텔 레스토랑 바, 뷔페에서 음식 조리나 서빙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호텔 측은 "수익이 감소해 수익성이 낮은 식음-조리 부분을 외부 기업에게 양도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회사에 식음-조리 부분을 양도한다는 영업양도 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부문에서 종사하는 강모씨 등에게 경영상 이유로 인한 해고를 통지했다.
 
이 문제를 두고 근로자들이 지노위와 중노위를 거쳐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문제 삼자, 회사는 "더 이상 식음-조리 부분을 운영하지 않는 입장에서 계속 고용할 이유가 없어 부득이 정리해고를 한 것"이라며 "다른 직위 근무도 제안해 해고회피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식음-조리 부분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이 고용승계를 거부했다"며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경영상 정리해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이 호텔 총지배인은 노동위원회 심문절차에서 "호텔 객실점유율이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해왔고, 2018년 객실 부문 매출도 전년대비 약 9억이 증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재판부는 조사결과 2017년에는 16억 5,000만원 영업이익과 2억 5,000만원 순이익이 발생했고, 2018년 객실부문 매출이 9억이 증가하는 등 경영지표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인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식음부문이 2017년 월 평균 매출액이 4.2억에 이르러 성과상여금을 지급하기도 했다"며 "식음‧조리부문 양도 이유로 경영 악화를 들면서도, 새로 조리사를 채용하고 일반 음식점보다 높은 수준인 호텔의 식자재비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은 경영 악화를 피하려는 기업의 태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전환배치를 한 적도 없으며, 전환배치를 할 생각도 없었으므로 해고회피 노력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나왔다. 재판부는 "식음‧조리팀 근무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환배치 희망자 모집을 공고했지만, 실제로 호텔측이 전환배치한 사람은 없었다"며 "근로자 대표에게도 '조리와 식음 전문 인력이 타 부서로 전환배치한다는 것은 기능상 가능하지도 않고, 절대 불가사항'이라며 해고를 통보한 것을 볼 때 해고 회피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문자로 "다른 팀은 노조 탈퇴했는데 너희만---특단조치 할 것", 부당노동행위 인정돼
 

재판부는 "해고 자체도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며, 노조를 조직하는 데 적극적인 근로자들이 다수 근무하는 식음-조리부문 영업을 양도한 것은 노조법에서 금지하는 지배개입 행위로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회사 기업노조 조합원 31명중 29명이 조리팀 소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문에 회사 대표이사는 조리팀장에게 "조리팀만 특별하다, 다른 팀은 거의 탈퇴하고 조리(부문만) 9명 남았다"라거나 "노조를 한다면 나도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 "노조를 결성하면 치명적이며, 조리부분 외주화를 하겠다", "노조원이 포함된 팀에는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 "조리파트가 문제의 근원이므로 독립해 운영하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회사 대표이사가 노조 조직 무렵부터 식음‧조리팀 근로자들을 관리하는 조리팀장에게 위 근로자들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도록 유인하도록 지시한 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점을 모두 종합해 보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서 말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중노위의 재심판정은 적법하며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해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곽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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