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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2-11-10 17:14:00

    수정 : 2022-11-10 17:18:33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4조 3호의 해석ㆍ운영 경향과 과제

2022-11-10 17:14:00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4조 3호의 해석ㆍ운영 경향과 과제
[2022년 11월호 vol.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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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률] 김대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1. 들어가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9개월이 넘어가면서 다수의 중대산업재해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일부 사건들은 검찰이 기소해 공판절차 개시를 앞두고 있고, 이미 공판절차가 개시돼 중대재해처벌법 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까지 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수사 및 공판이 진행되면서, 실무상으로 빈번하게 문제 되는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쟁점들도 뚜렷해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적 행위인 개별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관련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가 항상 문제 되고 있다.

    필자는 이전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에 관한 고용노동부의 접근방법의 부당성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노동법률> 2022년 4월호). 다시 말하자면,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채 만연히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사업주의 의무 불이행 사실을 토대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불이행을 추단하는 논증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의 의미에 관한 해석과 그 운영 실태에 보다 주목해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을 일별하고자 한다.

    2.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의 해석·운영 경향과 그 문제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 본문은 경영책임자등이 이행해야 할 의무 내용으로 ①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해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②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뤄지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③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한다. 한편, 같은 호 단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를 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절차에 따라 위험성 평가를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하도록 해 실시 결과를 보고받은 경우에는 해당 업무절차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대한 점검을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가.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관한 업무절차 마련

    고용노동부는 유해·위험요인을 확인·개선하는 업무절차를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업무로 인한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대책의 수립·이행까지 이르는 일련의 절차"로 정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해·위험요인의 확인'과 관련해서는 ①산업재해가 발생했던 기계·기구·설비는 반드시 위험요인으로 분류하고 동종 업계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없는지 확인할 것, ②화학물질의 경우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통한 확인을 포함하고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 기준' [별표 1] 기재 화학물질에 해당하는 경우 유해인자로 분류할 것, ③유해·위험요인을 가장 잘 아는 현장 작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해·위험요인의 개선'과 관련해서는 ①현장작업자, 관리감독자, 안전보건담당자 등과 함께 유해·위험요인을 체계적으로 분류·관리해 제거·대체 및 통제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 ②안전 및 보건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해 미비한 경우 원칙적으로 유해·위험요인이 개선될 때까지 작업을 중지하고 조치가 완료된 후 작업을 개시하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 과정에서 위와 같은 내용에 기초해 단지 형식적으로 업무절차를 마련했는지를 넘어서 적정한 업무절차를 마련했는지 확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산업재해 또는 사고 사례를 고려하고 있는지 및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 과정에서 현장 작업자, 관리감독자 등이 참여하고 있는지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확인사항이라 할 수 있다. 기업들로서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이행한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문서화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관한 업무절차의 적정성'과 '(업무절차에 근거한) 유해·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 활동의 적정성'은 엄연히 구별되고, 별개로 평가돼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에서 정한 의무는 경영책임자등이 사업 또는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확인 및 개선 활동을 스스로 담당하도록 하려는 취지가 아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필요한 활동이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정은 후술하는 반기 1회 이상의 점검 및 그에 따른 필요한 조치 이행이라는 별개 항목의 의무 이행과 관련해 고려돼야 하고, 이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관한 업무절차 마련 여부에서 고려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으로서 부당하다.

    나. 반기 1회 이상 점검 및 필요한 조치

    고용노동부는 점검과 관련해서 ①사업장마다 반기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되, 반드시 모든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②유해·위험요인에 대한 확인·개선업무를 담당하는 사업장 내 안전·보건 관련 전문인력 또는 안전·보건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업체가 점검까지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필요한 조치의 의미와 관련해서, 고용노동부는 "점검 후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개선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유해·위험요인의 제거·대체 및 통제 등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점검 및 필요한 조치 이행의 경우 반기의 주기가 지나 2022년 7월 이후 발생한 중대산업재해 사례에서 문제 되고, 대부분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위험성평가 실시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의 의무 이행을 갈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직 그 해석·적용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위 '필요한 조치'의 해석에 대해서도 향후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의 전체적인 맥락과 경영책임자등이 부담하는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성격 등을 고려하면, 필요한 조치는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관한 업무절차가 본래 의도한 내용과 부합하지 않게 작동되고 있는 사실이 점검을 통해 확인된 경우, 본래 업무절차가 의도한 내용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관리상의 조치를 의미한다고 해석돼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필요한 조치는 '사업 또는 사업장 내 확인된 유해·위험요인의 개선' 자체가 아니라, 단지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관한 업무절차의 내용과 그 운영 실태의 일치'에 그 목표가 있는 것이다.

    3. 향후 해석과제 : 유해·위험요인에 관한 업무절차 마련 및 점검 등에 관한 적정성 판단기준

    실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에서 정한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은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향후 공판 단계에서는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관한 업무절차의 마련이나 이에 대한 점검 및 필요한 조치의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요구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은 형사재판에서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해 소송절차에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제14조 제2항), 재해에 관한 공학적·기술적 측면에서도 치열하게 다퉈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재해처벌 관련 법령은 유해·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과 관련한 경영책임자등의 의무가 어느 정도까지 이행돼야 하는지에 대해 명시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국제노동기구(ILO) 산업안전보건 관련 기본협약(Fundamental Convention)이나 해외 입법례등에 비추어 볼 때, 합리적 실행가능성(Reasonable Practicability) 기준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합리적 실행가능성은 물리적 가능성(Physical Possibility)보다는 좁은 개념으로서, 위험요인과 관련된 요소들과 해당 위험요인을 회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와 관련된 요인(비용, 시간 또는 부수문제들)을 비교해서 심각한 불균형(Gross Disproportion)이 존재하는 수준에 대해서까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부담하도록 할 수는 없다는 원칙이다. 합리적 실행가능성을 판단하는 세부 징표들에 대해서는 입법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호주의 경우 ①발생한 재해와 관련한 유해·위험요인의 빈도(Likelihood), ②유해·위험요인으로부터 발생할 피해의 심각성(Degree of Harm), ③관련 당사자가 유해·위험요인 및 그에 대한 제거 또는 개선방법에 관해 알거나 합리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Knowledge), ④유해·위험요인 개선 방안의 타당성(Availability)과 적합성(Suitability), ⑤유해·위험요인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Cost)을 반드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향후 보다 세부적인 비교법적 고찰 및 판례 형성을 통해 구체적인 법리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4. 맺음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가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빈번하게 문제 되는 이유는 아마도 재해와 비교적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어 결과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용이하다는 중대재해처벌법 집행에 관한 합목적적 판단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현재 고용노동부의 해석 및 운영은 중대재해처벌법의 효율적인 집행을 앞세워 중대재해처벌법의 문언과 체계 및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당시 경영책임자등이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의무를 부과하도록 하자는 입법취지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소 쉽지 않아 보이더라도, 경영책임자등으로 하여금 어느 정도의 의무 이행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가지고 중대재해처벌법을 해석·집행하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이 본래 의도한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시스템 정착에 도달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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