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장재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1. 들어가며

'공익신고자 보호법(이하 '법')'은 공익신고자 등(공익신고자와 공익신고에 대한 조사·수사·소송 및 공익신고자 보호조치에 관련된 조사·소송 등에서 진술·증언하거나 자료를 제공한 사람)에 대한 각종 보호조치를 정하고 있다. 공익신고자가 조직 내 배신자로 내몰려 회복할 수 없는 신분상·경제상 불이익이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 처리 및 보호·보상 업무 매뉴얼').

공익신고자 등에 대한 보호조치 중 핵심은 (i)공익신고자 인적사항 공개·보도 등 금지(법 제12조 제1항), (ii)공익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 금지(법 제15조 제1항)다. 이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규정도 존재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법 제30조 제1항).

따라서 기업 내에서 공익신고가 이루어지는 경우 이와 관련해 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2. 공익신고의 의의

법에 따라 공익신고자 등으로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당해 신고가 '공익신고'에 해당해야 한다.

공익신고란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신고·진정·제보·고소·고발하거나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법 제6조에서 정하는 공익신고 기관에는 공익침해행위를 하는 사람, 기업 등의 대표자 또는 사용자가 포함된다. 그 외에도 수사기관, 감독기관, 국회의원 역시 공익신고 기관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 '공익침해행위'란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공정한 경쟁 및 이에 준하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공익신고 대상 471개 법률에서 정한 벌칙에 해당하거나 인허가의 취소처분 등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일컫는다(법 제2조 제1호).

예를 들어, 근로기준법상의 벌칙에 해당하는 행위 역시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행위를 공익신고 기관에게 신고하는 것 역시 공익신고에 해당한다.

3. 공익신고자 등 인적사항 공개ㆍ보도 금지

가. 판결례

법 제12조는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의 동의 없이 인적사항이나 공익신고자 등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 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누구든지', '다른 사람에게' 공익신고자 등의 인적사항을 알려주는 것 등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그 금지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어떠한 경우 공익신고자 등 인적사항 공개·보도 금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설시하고 있는 대법원 판결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익신고자 등 인적사항 공개·보도 금지에 해당한다고 본 하급심 판결을 통해 이와 관련한 법원의 태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 대구지방법원 2023. 1. 19. 선고 2022노2121 판결

A 대학교 총장이 국민신문고에 신규 교수 채용 비리 의혹에 관한 내용을 올린 사람(B)을 인사 교무처를 통해 알게 된 후, C에게 전화해 B의 인적사항을 알린 사안에서 벌금 70만 원이 선고됐다.

이 판결은 피고인의 행위가 민원 내용의 진위를 확인한다는 명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측면에서 볼 때 피고인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법원은 공익신고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공익신고자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2) 대구지방법원 2021. 1. 13. 선고 2020노1712 판결

D가 E 의원과 통화하며 "이번에 바뀐 시설장 F 선생님이 공익제보자다. 본래 시설장으로 있었는데 강등돼 다른 데로 가 있다가 지금 자기 자리에 원상회복됐다"고 말했고, 사회복지사 G에게 "F 등 세 명이 공익제보자고, 이 재단의 비리와 사건을 제보해 조사 중에 있다"고 이야기한 사안에서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F가 공익제보자라는 사실이 공지의 사실이었으므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법은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공익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함으로써 성립하고, 공개로 인하여 공익신고자임이 알려질 것이라는 결과 발생을 따로 요구하지 않으므로(제30조 제1항 제2호 참조), 이미 알려진 사실인지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공익신고자 등의 인적사항이 이미 알려져 있는지 와 무관하게 법 제12조 제1항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3) 제주지방법원 2015. 2. 13. 선고 2014고정1141 판결

병원 노동조합 지부장이 노동청에 병원의 위반행위를 신고하고, 이를 알게 된 병원 인사과장이 지부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병원 노조 지부장의 공익신고로 인해 병원이 과태료를 납부했다"고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공고한 사안에서 벌금 50만 원이 선고됐다.

(4) 수원지방법원 2017. 10. 13. 선고 2017노2843 판결

경찰공무원들이 한방병원 원무부장 G로부터 "H 한방병원이 사무장 병원"이라는 공익신고를 받고 수사를 한 다음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병원 전 원무부장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도록 한 사안에서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보도자료에 '전 원무부장'이라고만 기재돼 있었으므로 공익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설령 이 사건 병원의 원무부장이 1명이 아니었다거나 원무부장의 직책을 맡았던 전임자가 다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무장과의 관계, 신고자의 퇴사 시기와 병원에 대한 수사 개시 시기 등 다른 정보와 조합하여 다수의 원무부장 중 누가 공익신고자인지를 쉽게 추측할 수 있다"고 해 법 제12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설령 공익신고자 등의 이름 등 인적사항이 공개된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반 사정을 통해 '공익신고자 등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면 법 제12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판결 역시 "이 사건 범행은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공익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 주거나 공개함으로써 성립하고, 공개로 인하여 공익신고자임이 알려질 것이라는 결과 발생을 따로 요구하지 않는다. (중략) 이 사건 병원 사무장 등이 이 사건 보도자료 이외의 다른 경로로 G가 공익신고자임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의 성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5)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2. 11. 10. 선고 2022고단669 판결

I가 J의 공익신고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담당 경찰관의 수사기록에서 공익신고자 J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보고 외운 후, 조사를 받은 다음 날 K에게 공익신고자가 J라는 사실과 J의 전화번호를 전송한 사안에서 벌금 200만 원이 선고됐다.

나. 법 제12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의 조치

국민권익위원회는 법 제12조 제1항을 위반해 공익신고자 등의 인적사항이나 공익신고자 등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 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한 사람의 징계권자에게 그 사람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요구를 받은 징계권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구에 따라야 한다(법 제12조 제4항).

법 시행령 제13조는 조사기관(행정·감독기관) 등 모든 공익신고 기관은 공익신고의 접수·처리 등의 과정에서 공익신고자 등의 신분이 공익신고자 등의 동의 없이 공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종합해 기업은 공익신고자 등에 대한 인적사항이 공개·보도되지 않도록 각 내부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4. 공익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 금지

법 제15조 제1항은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에게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불이익조치란 ▲파면,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신분상의 불이익 조치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그 밖에 부당한 인사 조치 ▲전보, 전근,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 조치 ▲성과 평가 또는 동료 평가 등에서의 차별과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교육 또는 훈련 등 자기계발 기회의 취소, 예산 또는 인력 등 가용자원의 제한 또는 제거, 보안정보 또는 비밀정보 사용의 정지 또는 취급 자격의 취소, 그 밖에 근무조건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차별 또는 조치 ▲주의 대상자 명단 작성 또는 그 명단의 공개,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그 밖에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 ▲직무에 대한 부당한 감사(監査) 또는 조사나 그 결과의 공개 ▲인허가 등의 취소, 그 밖에 행정적 불이익을 주는 행위 ▲물품계약 또는 용역계약의 해지(解止), 그 밖의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뜻한다(법 제2조 제6호 가~자목).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공익신고 등이 있고 난 후 2년 이내에 공익신고자 등에 대해 불이익한 조치를 한 경우 공익신고자 등이 해당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법 제23조 제2호).

즉 공인신고자 등이 공인신고 등이 있고 난 후 2년 이내에 내려진 조치가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라고 주장할 경우, 입증 책임이 전환돼 사용자 등이 당해 조치가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