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 매몰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달 29일 발생한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 매몰사고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 이행 주체인 경영책임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앞에서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 매몰사고 책임자의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을 맡은 이태의 부위원장, 한규협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석부본부장,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가 참석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천공작업 중 흙더미가 무너져 작업자 3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자 3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삼표산업은 첫 번째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이 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는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으로 지난달 27일 시행됐다. 삼표산업은 상시근로자 930여 명 규모로 법 적용 대상이다.
 
노동부는 사고 당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장과 삼표산업 법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같은 달 31일에는 산표산업 양주사업소 현장사무실과 협력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노동부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국 변호사는 "고인분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조의를 표한다"면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수사 대상인 경영책임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의 이행 주체가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이사인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또다시 바지사장을 처벌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이) 핫바지 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했는지, 또 사고 이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명한 개선, 시정사항을 이행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노총 강원본부와 삼표지부도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제대로 된 안전관리 시스템이나 안전매뉴얼들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전과 다름없이 휴일에도 바쁘게 현장은 돌아갔다"며 "그 결과 우리는 또 다른 현장의 동료를 잃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삼표그룹에서 발생한 지난 사고를 언급하면서 사고의 원인은 삼표그룹에 있다고 지적했다.
 
삼표그룹에서는 2020년 강원도 삼척 삼표시멘트공장에서 끼임 사망사고와 추락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 3월에는 노동자가 굴착기에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표산업 현장에서는 지난해에만 사망사고 2건이 발생했다. 노동부가 지난해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한 결과 471건의 위법사항이 적발됐고 과태료 4억3000만원이 부과됐다.
 
강원본부와 삼표지부는 "양주의 중대재해사고는 예견된 사고"라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제출됐던 재발방지 대책은 현장에서도 무용지물이었고 끔찍한 중대재해 사고가 수차례 반복됐지만 그룹 경영책임자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두고 법정공방이 잇따를 것"이라며 "수년간 너무나 많은 목숨을 잃으며 확인된 명백한 증거 앞에 또다시 범인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