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근로시간제도, 왜?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이지예 기자 jyjy@)

여당과 경영계가 근로시간제 개편을 촉구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허용되던 8시간 추가연장근로가 종료돼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30인 미만 중소ㆍ영세업체 사업주들은 직접 나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근로시간제도, 왜?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토론회가 진행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중소기업중앙회가 함께 주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추가연장근로 종료로 인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8년 주52시간제가 법제화되면서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추가연장근로 8시간을 허용했다. 그러나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추가연장근로가 종료됐고 국회에서도 이를 연장하는 법 개정이 무산됐다. 정부와 여당은 추가연장근로 기간 연장 의지를 보였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이 반대하면서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소기업에서 인력 운용 어려움이 예상되자 정부는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한 해간 근로시간제 위반 사항이 적발돼도 처벌하지 않는 계도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토론회에서는 학계 전문가와 경영계 관계자가 모여 근로시간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이상희 한국공학대 법학과 교수와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상희 교수는 주52시간제 도입 시 근로시간이 급격하게 단축된 것에 비해 충격 흡수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고 지적했다.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할 당시 연착륙을 위해 7년 6개월간 6단계에 거쳐 법을 시행했다. 법도 개정되고 10개월 후에 시행됐다. 그러나 주52시간제는 법 개정 3개월 후에 시행돼 3년 만에 전면 시행됐다.
 
그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은 맞지만 주52시간 제 도입 시 급격한 단축에 비해 충격 흡수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며 "소기업 현실을 고려해 추가연장근로 필요성이 조금이라도 인정되면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길 교수는 정부의 근로시간제 개편 계획을 소개하고 당장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노동시장 개혁 의지는 표명했지만 여소야대 국면이나 노동계의 반발로 개혁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추가연장근로 계도기간 1년은 자구책에 불과하고 그 기간이 지난 후 구체적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연장근로는 여야의 관점이 대립적이어서 합의가 어려운 쟁점인 만큼 현장 인력 부족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를 통해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중소업체 사업주들이 직접 참여해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황인한 정일현대자동차정비공업 대표, 송유경 양감월드 대표, 구경주 이플러스마트 대표, 장택한 보하라 과장이 참석해 인력 운용의 한계와 물가 상승, 고금리로 인한 어려움 등을 토로했다.
 
한무경 의원은 "중소기업뿐 아니라 자영업 현장에서도 일률적인 근로시간제로 인한 애로사항이 많다"며 "기업과 근로현장에 맞는 근로시간 운영방안이 새롭게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8시간 추가연장근로 일몰로 업계에서 우려가 큰 만큼 국회는 추가입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며 "유연하고 합리적인 근로시간제 마련을 위해 고용노동부, 국회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