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법률

  • 등록 : 2025-11-11 15:47:25

    수정 : 2025-12-01 09:27:53

노동부 노란봉투법 매뉴얼 초읽기…‘사용자 범위’ 해석 두고 노사 평행선

2025-11-11 15:47:25



노란봉투법 현장지원단, 두 달째 양대 노총ㆍ경총과 소통
[2025년 12월호 vol.0]
  • PDF
  • 장바구니에 담기
  • 프린트
  • 작은글씨
  • 큰글씨
  • ▲김민석 국무총리가 9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7차 본회의 '경제에 관한 질문'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출범시킨 현장지원단이 두 달째 노사와 현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사용자 범위'를 두고는 여전히 노사 간 해석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동계는 법의 취지에 따라 사용자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명확한 매뉴얼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폭넓게 인정해야"
     
    양대 노총은 모두 개정 노조법의 핵심을 '사용자 범위 확대'로 보고 있다. 양대 노총은 원청이 근로조건 결정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모든 교섭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류제강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국제노동기구(ILO) 국제 기준과 변화한 직업 구조를 고려하면 사용자 개념을 협소하게 해석해선 안 된다"며 "노란봉투법의 취지가 노동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있는 만큼, 노동부 매뉴얼이 이 방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한국노총은 하청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친 경우 현행법 체계상 그 절차를 유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대한 어떠한 가이드도 두지 말자'는 입장인 반면, 한국노총은 최소한의 절차적 기준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까지도 사용자성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노동부에 전달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공공부문 자회사는 공공기관이 인건비를 세밀하게 결정하고 있고, 돌봄노동의 임금도 사실상 노동부나 지자체 예산에 따라 정해진다"며 "이런 구조를 감안하면 공공부문 모회사나 실질적 결정 주체가 교섭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노동계 입장에서는 교섭 구조 설계 단계에서 이런 현실이 반영돼야 한다"며 "노동부가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만큼, 이제는 교섭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계는 사용자성 인정 기준이 매뉴얼로 협소하게 규정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실장은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는 매뉴얼로 정해야 하는 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어디까지가 사용자인지를 매뉴얼로 명시하면 기업 측에서는 사용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인사관리를 개편할 수도 있다. 사용자 문제와 같이 노사 교섭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석할 문제를 매뉴얼로 고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 또한 "노동부가 만드는 매뉴얼이 사용자 범위를 축소하거나 원활한 교섭을 저해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영계 "사용자 정의 모호…매뉴얼로 정해야"
     
    경영계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대표로 현장지원단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경영계는 지난 9월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기도 했다. TF에는 경총 외에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참여했다. 경영계 역시 노란봉투법의 주된 쟁점을 사용자 범위로 보고 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경총을 중심으로 TF를 꾸려 노동부와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조선ㆍ화학ㆍ철강ㆍIT 등 업종별로도 별도 미팅을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며 "노동부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현장 혼선을 점검하고 있으며, 회의 때마다 노동부 설명 이후 질의응답과 건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본부장은 "노란봉투법에서 '근로조건에 실질적 지배력을 가지는 자'를 사용자로 규정했지만, 사내 하청만 포함하는 건지, 사외 하청까지 포괄하는 건지 구분이 불명확하다"며 "사업경영상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로 본다면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특히 교섭과 쟁의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노동쟁의 대상이 확대됐다고 해서 교섭 범위까지 확대된 것은 아니"라며 "사업경영상 결정이나 인사ㆍ경영권 문제를 쟁의행위 대상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 또한 노동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총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지난 6일 노동부에 질의서와 요구사항을 정리했다. 질의서에는 ▲사용자성 판단 요소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의 기준 등이 포함됐다.
     
    황 본부장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취합해 TF 내에서 정리한 뒤 정부에 단계별로 전달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지 않도록 세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는 노동부의 매뉴얼 초안이 마련되면 다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황 본부장은 "정부가 지침을 마련할 때 경영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하시면 노동법률이 제공하는 더 많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로그인

    박정현

     기자

    목록보기 버튼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회 LIST

      • 1

        괴롭힘학회, 학술대회서 ‘괴롭힘법 적용 확대·예방 활성화’ 강조

      • 2

        ‘직영 정비 폐쇄·하청 물류 해지’ 몸집 줄이는 한국지엠…철수설 재점화?

      • 3

        연말 공공부문 파업 잇따라…철도ㆍ지하철ㆍ급식 총파업

      • 4

        이주 노동자 100만 시대…여전히 열악한 처우 바뀌려면

      • 5

        ‘경영성과급의 역설’…분쟁 줄이려면 투명해야, 리스크 줄이려면 불투명해야

      • 6

        “아르바이트 할래요” 찾아온 고3 수험생…채용 시 주의점은?

      • 7

        이영면 전 계속고용위원장, “정년 연장만 입법? 임금체계 개편은 물 건너가”

      • 8

        노란봉투법 시행령 초안 나왔다…교섭단위 분리 기준 제시

      • 9

        업무 강도 줄어드나 기대했는데…AI 활용이 업무 부담 늘려

      • 10

        아이돌도 노조하는 시대 오나…‘근로자성 판단’이 첫 분수령

    제보 및 기사문의

    - 이동희 기자
    • 광고, 제보
    • (02)2231-2463, 이메일:dhlee@elabor.co.kr
    • 구독
    • (02)2231-7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