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신홍교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
'노동 존중'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노동정책의 실질적인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주4.5일제, 노란봉투법, 정년 연장 등 주요 공약들이 시행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노사 갈등이나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요구된다.
노사 갈등이 예상되는 이슈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은 원청 기업에 대한 사용자성 확대와 노동쟁의 대상 확대,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자칫 노사 간 또는 노노 간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 노동쟁의의 대상이 부당노동행위나 단체협약 불이행 등으로 확대되고 손해배상 책임이 축소될 경우 노동권 보호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쟁의행위 빈도 증가라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특히 하청 근로자의 단체교섭 상대방이 원청으로 확대될 경우 실제로 도급비 수준에 따라 근로조건이 좌우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의미 있는 변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노동법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원청과 하청 간 근로환경이 상이한 상황에서 단체교섭의 대표성을 놓고 노조 간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원청 근로자와 하청 근로자의 통합적인 교섭이 어려운 구조에서 노노 간 갈등이나 소수노조의 개별교섭 요구로 인한 노사 갈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노노·노사 대화 채널 마련'과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포괄임금제 금지 입법은 초과근무수당을 급여에 포함시키는 포괄임금제를 근로기준법상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임금 총액은 유지하되 통상임금이 상승하고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하므로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기존 임금 내에 포함돼 있던 초과근로수당을 감액하는 방식의 조정(근기68207-286, 근로개선정책과-369)이 이루어질 경우 근로자의 체감 임금이 오히려 감소해 노사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울러, 초과근로시간 계산을 위한 근태관리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면 추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수급 시점과 법정 정년 간의 격차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016년 법정 정년이 60세로 연장되고 기업 현장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됐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노사 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정년 연장만 이루어져선 안 되고 이와 함께 맞춤형 업무 재설계와 임금피크제의 합리적 운영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업무효율화 및 조직문화 개선 이슈
정부는 궁극적으로 주4일제 도입을 목표로 하되, 현실적으로는 주4.5일제가 우선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단순히 근로시간 단축과 인력 충원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업무 지연이나 기업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해 유연근무제 도입, 자동화 및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업무 효율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특수고용직 및 플랫폼 종사자의 권리 보장과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산업안전 시스템 정비 등 노동 안전 체계 구축과 관련된 조직문화 개선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노동관계법 적용 대상 확대,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예방과 대응,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 예상되며, 이에 발맞춘 인사제도 정비와 직간접 고용자 간 상호존중 및 협력 기반의 조직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기업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문화 진단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추가 인건비 부담 이슈
과거 추진된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재설정, 평균임금 산입범위, 휴일의 확대 적용, 정년 연장 등 여러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노동정책 변화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수반돼 왔다. 이번 정부의 주요 노동정책 역시 포괄임금제 폐지, 주4.5일제 도입, 비정규 노동자 보호 실질화, 정년 연장, 산재 및 고용보험 확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위한 임금분포제 도입, 노동안전체계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어 기업의 재정적 부담이 예상된다.
주4.5일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임금을 유지한다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보전 및 추가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또한 주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기존 수준의 근로시간을 유지하는 기업은 초과근로(주4시간 분)에 따른 가산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비정규직 보호 확대 정책에는 1년 미만 근속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주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주휴수당·연차휴가 비례적용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로 인해 기존 대비 인건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자영업자 및 특고 종사자에 대한 고용·산재보험 적용 확대는 보험료 분담 비율 증가를 초래하며 간접 인건비 부담 또한 늘어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위한 임금분포제 도입은 원·하청 간 동일 가치 노동에 동일한 보상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데, 이는 기존 직급·직무·근속연수 중심의 임금체계를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동반한다. 이로 인해 업무 재분배와 차별 요소 해소를 위한 구조적 접근과 함께 추가 인건비에 대한 재정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노동안전보건체계 강화에 따라 원청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보건 의무를 부담하게 되며, 이에 따라 안전관리 체계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관련 예산 편성이 필수화된다.
맺으며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은 법제화되는 과정에서 노사정 협의와 대안 마련이 동반될 것이나, 제도 시행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이를 수용하게 되면 기업 내 갈등 심화와 정책 반영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정책 변화가 조직 내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예상되는 이슈에 대해 노사 간 충분한 사전 협의와 대응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