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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6-07-13 09:24:12

    수정 : 2026-07-13 09:24:17

평균임금 산정에서 통상적 생활임금 법리의 최근 판례 동향

2026-07-13 09:24:12



근로조건
[2026년 7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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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김민지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

    1. 들어가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는 평균임금을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의하고 있다. 평균임금은 퇴직금, 휴업수당, 재해보상,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 등 여러 법정 급여를 산정하는 데에 기초가 되므로, 그 산정 방식은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문언상 평균임금 산정은 산정 사유 발생일 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누면 된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서는 위 산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만으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퇴직 직전 임금이 일시적으로 낮아지거나 높아진 경우, 산정기간 중 업무상 재해로 정상적인 근로제공이 어려웠던 경우, 수수료·선지급 후정산형 보수 등 비전형적 임금체계가 문제 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근 대법원 판례는 평균임금 산정에서 단순히 '산정 사유 발생일 전 3개월'이라는 형식적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평균임금 제도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4다286933 판결,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두31014 판결,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3두63413 판결을 중심으로 평균임금 산정에서 통상적 생활임금 법리가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2. 평균임금 산정의 기본 원칙과 '통상적 생활임금' 법리

    평균임금은 원칙적으로 산정 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동안의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그 기간의 임금이 산정 사유 발생 당시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임금 제도의 목적은 특정 기간의 지급액을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데 있지 않다. 평균임금은 퇴직금, 재해보상 등 법정 급여의 기초로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반영하기 위한 개념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법정 산식을 적용한 결과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현저히 왜곡하는 경우,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즉 평균임금 산정의 출발점은 법정 산식이지만, 그 산식이 구체적 사안에서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예외적 보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판례들은 이러한 기존 법리를 전제로 하면서도, 비전형적 임금체계,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결근기간, 장기간 진행되는 직업병의 유족급여 산정 등에서 그 적용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3. 최근 판례 동향

    가. 비전형적 수수료 임금체계에서의 평균임금 산정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4다286933 판결은 기본급 없이 수수료만 지급받는 헤어디자이너의 퇴직금 산정이 문제된 사안이다. 근로자는 미용실에서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미용 시술에 관한 선불권 등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하자, 퇴직 전 판매한 선불권 중 실제 시술하지 못한 부분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근로자는 미지급 퇴직금 채권으로 상계한다고 항변했다.

    원심은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을 계산하면서,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선불권 판매 수수료에서 퇴직으로 인해 시술하지 못한 부분의 수수료를 공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평균임금 산정 방식이 부당하다고 보고 원심판결 중 근로자의 퇴직금 상계항변에 관한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 근로자가 기본급 없이 선불권 판매 수수료만 지급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용 시술의 특성상 퇴직 전 3개월 동안 판매한 선불권 중 상당 부분은 퇴직으로 인해 시술하지 못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에서 미시술분 수수료를 단순히 공제하면 평균임금이 전체 근로기간의 통상적인 생활임금보다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공평의 관점도 지적했다. 퇴직 전 3개월 동안 판매했지만 아직 시술하지 못한 부분의 수수료를 평균임금 산정에서 제외하려면 반대로 그 이전에 판매됐으나 퇴직 전 3개월 동안 실제 시술이 이루어진 부분에 해당하는 수수료는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원심이 산정한 1일 평균임금은 당시 최저임금 기준 1일 8시간 환산액에도 미달했다. 대법원은 적어도 최저임금법에 따라 당연히 지급돼야 할 임금까지 반영해 퇴직금을 다시 산정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 판결은 수수료제, 선지급 후 정산형 보수 등 비전형적 임금체계에서는 퇴직 전 3개월 동안 실제 지급된 금액만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항상 적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 업무상 재해로 인한 무단결근 기간의 평균임금 산정 기간 제외 여부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두31014 판결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자해 사망 사건에서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과 산정 기간 제외 여부가 문제 된 사안이다. 망인은 버스운전원으로 근무하던 중 단기간에 여러 차례 교통사고를 겪었고, 사고 처리 비용과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 등으로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후 연락이 두절된 채 출근하지 않다가 자해행위로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을 사망일로 보고, 그 전 무단결근 기간을 포함해 평균임금을 산정했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정신질환 등에 관해 별도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상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은 정신적 이상 상태에 빠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이 아니라 자해행위를 한 날이라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동시에 자해행위 전 근로자가 이미 업무상 스트레스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 뚜렷하게 낮아져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해 휴업할 필요가 있었다면 그 기간은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제 치료나 진단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기간을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 포함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해 임금이 감소한 사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반영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무단결근이라는 외형만으로 평균임금 산정 기간 포함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실제 치료나 진단을 받지 못했더라도,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해 휴업할 필요가 있었고 그로 인해 임금이 감소했다면 해당 기간을 산정 기간에 포함하는 것은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 진폐 사망 사건에서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 판단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3두63413 판결은 진폐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급여 산정에서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을 언제로 볼 것인지가 문제된 사안이다. 진폐와 같은 직업병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므로 최초 진단일, 장해등급 변경일, 재요양 진단일, 사망일 등 여러 시점이 존재할 수 있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지에 따라 유족급여의 액수가 달라진다.

    대법원은 진폐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한 유족급여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은 원칙적으로 최초 진폐 진단일이라고 봤다. 이는 근로자가 최초 진단 당시 요양급여를 받지 않고 장해급여를 받았거나 이후 재요양을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예외도 인정했다. 최초 진단 이후의 사정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고, 재요양 진단일의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재요양 진단일을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최초 진단 이후의 사정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것은 최초 진단 이후 근로자가 추가로 수행한 분진 업무와 재요양 상병 및 그로 인한 사망 사이에 밀접하고 주된 원인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원심은 재요양 진단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봤으나, 대법원은 재요양 진단일의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망인은 재요양 기간 동안 최초 진단일 기준액보다 높은 재요양 진단일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휴업급여를 받은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휴업급여를 지급받았을 뿐이었다. 따라서 재요양 진단일의 평균임금이 실제로 망인과 유족 생활의 경제적 기초가 됐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판결은 평균임금 산정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시점을 임의로 선택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평균임금 제도의 목적은 언제나 가장 높은 급여를 보장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산정 사유 발생 당시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데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따라서 산정 사유 발생일을 변경하려면 그 시점의 평균임금이 실제로 근로자와 유족의 생활임금으로 기능했다는 구체적 근거가 필요하다.

    4. 최근 판례의 시사점

    위 판례들을 종합하면 최근 대법원은 평균임금 산정에 관해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보인다.

    첫째, 최근 판례들은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식을 부정하지는 않고, 산정 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동안의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은 유지한다. 다만 그 산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결과가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현저히 왜곡하는 경우에는 예외적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둘째, 평균임금 산정에서는 특정 기간에 실제 지급된 금액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금액이 왜 낮아졌는지 또는 높아졌는지를 살펴야 한다. 임금 변동이 통상적인 근로제공의 결과인지, 임금체계의 특수성이나 업무상 재해 등 예외적 사정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셋째, 성과급, 수수료, 선지급 후 정산형 보수 등 비전형적 임금체계를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퇴직 전 3개월 동안 실제 지급된 금액만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는 방식이 항상 적정하다고 보기 어렵다. 해당 기간의 임금이 전체 근로기간의 통상적 소득수준과 현저히 괴리가 있는 경우에는 평균임금 산정 방식을 검토해 봐야 하며, 산재보상 사건에서도 산정 사유 발생일과 산정 기간 제외 여부는 급여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재해 발생 전후의 근로제공 가능성, 요양 필요성, 임금 감소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5. 나가며

    평균임금 산정의 핵심은 무엇이 근로자의 평소 생활임금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가에 있다. 최근 대법원 판례는 근로기준법상 산식을 존중하면서도, 그 산식이 구체적 사안에서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경우에는 실질에 맞는 산정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평균임금은 임금 총액을 일수로 나누는 단순 계산 문제가 아니다. 퇴직금, 재해보상, 산재보험급여 등 근로자의 생활 보장과 직결되는 급여의 기초가 되는 만큼, 근로자의 통상적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하기 위한 판단의 영역이라고 봐야 하며, 특별한 사안의 경우 이를 위해 타당한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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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지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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