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박종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휴식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하듯, 최근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편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휴식권은 점차 능동적·적극적인 권리로 인식되고 있고, 그에 따라 관련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아래에서는 근로자 휴식권의 핵심적인 부분인 '연차 유급휴가'를 둘러싼 인사노무관리 이슈 중 중요한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아래의 내용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전제한 것으로, 만일 취업규칙 등에서 근로기준법보다 더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더 유리한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
2. 연차휴가수당은 평균임금에 산입될 수 있을까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르면, 근로자가 '퇴직 전 해 8할 이상 출근'할 경우 퇴직하는 해에 연차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만일 근로자가 위와 같이 주어진 연차 유급휴가를 모두 소진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퇴직 시 미사용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한 연차휴가수당이 평균임금에 산입되는지 살펴본다.
대법원 입장에 따를 경우, 연차휴가수당의 평균임금 산입은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대법원은 퇴직 시 연차휴가수당이 발생한 경우, 연차휴가수당은 "퇴직하기 전 해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지 "퇴직하는 그 해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연차휴가수당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 "퇴직하기 전 해 1년" 중 일부가 평균임금 산정 기간(퇴직한 날 이전 3개월)에 포함되는 경우에 한해 그 포함되는 부분에 해당하는 수당만 평균임금에 산입하게 된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371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예를 들어 근로자가 2018. 1. 1. 입사해 2023. 3. 1. 퇴직했고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개근한 경우, 그에 따라 2023년에 연차 유급휴가가 발생한다.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퇴직 시까지 사용하지 않아 연차휴가수당이 발생할 경우 연차휴가수당은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것이 된다. 그런데 근로자가 2023. 3. 1. 퇴직한다면 평균임금 산정 기간은 2022. 12. 1.부터 2023. 2. 28.까지가 되므로, 연차휴가수당 중 2022. 12. 1.부터 2022. 12. 31.까지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은 평균임금에 산입된다.
만일 이 근로자가 2023. 8. 1. 퇴직한다고 가정한다면, 평균임금 산정 기간은 2023. 5. 1.부터 2023. 7. 31.이 된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연차휴가수당은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근로에 대한 대가이므로, 연차휴가수당의 원인이 된 기간이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 전혀 포함되지 않아 연차휴가수당은 평균임금에 산입하지 않을 수 있다[근로기준법 주해Ⅰ(2020), 299~300쪽 참조].
이러한 대법원 입장에 따르면, 연차휴가수당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 기간(이를테면, 퇴직하기 전 해 1년)이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 포함되는 경우에 한해 그 포함된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만 평균임금에 산입하게 된다.
3. '1년 이하, 1년 초과 2년 이하' 등 근무기간에 따른 연차휴가 일수는 어떻게 될까
근로기준법은 연차휴가 기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③ 삭제
④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상 계속 근무한 근로자의 연차 유급휴가 일수는 비교적 쉽게 계산할 수 있다. 근로자가 3년 근무했을 경우 제1항에 따른 15일에 가산 유급휴가 1일을 더해 총 16일이 되며, 5년 근무했을 경우 제1항에 따른 15일에 가산 유급휴가 2일을 더해 총 17일이 된다. 다만, '1년 이하 근무자' 및 '1년 초과 2년 이하 근무자'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이 적용되는지 문제되기에 검토가 필요하다.
가. 1년 이하 근무자 : 1개월 개근 시 1일, 1년을 채울 경우 11일
대법원은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해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될 경우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적용될 수 없으며 같은 조 제2항만 적용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27100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최초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하므로, 1년간의 근로만 제공하고 퇴직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적용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무기간이 1년 이하인 근로자의 경우 각 1개월 개근 시 1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받게 되며. 1년의 기간을 다 채울 경우 총 11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나. 1년 초과 2년 이하 근무자 : 26일
대법원은 '1년 초과 2년 이하' 근무한 근로자에 대해선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근로자의 경우 최초 1년 동안의 근로제공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라 11일의 연차 유급휴가가 발생하고, 최초 1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15일의 연차 유급휴가가 추가로 발생하기에 연차 유급휴가일수는 총 26일이라고 판단한다(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다245419 판결 등 참조).
4. 연차 유급휴가 사용촉진제 시행 시 유의사항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선 연차 유급휴가에 대한 사용촉진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절차를 모두 이행했다면,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로선 그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된다. 다만,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연차휴가수당 미지급은 임금 체불이 돼 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대전지방법원 2018. 10. 18. 선고 2018노1001 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9. 9. 24. 선고 2018고정295 판결 등 참조). 이하에서는 연차 유급휴가 사용촉진제 시행 시 유의할 사항에 대해 살펴보겠다.
가. 근로자의 연차사용 촉진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할 것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항 제1, 2호에 따라 '연차 사용 시기 지정 촉구' 및 '연차 사용 시기 서면 통보'를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근로기준법 제61조의 조치는 형식적으로 서류만 남겨서는 안 되며, 근로자의 연차 유급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실질적인 촉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6. 13. 선고 2018나29732 판결 참조). 따라서 사용자로선 연차 유급휴가 사용촉진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 근로자들이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연차휴가수당을 수령할 수 없는 점', '연차 유급휴가 사용 시기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근로자가 정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가 시기를 지정하게 될 수도 있는 점' 등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자들이 연차 유급휴가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
나. 근로자로부터 노무 수령을 명확히 거절할 것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휴가일에 출근해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해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①노무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거나 ②근로자에 대해 업무 지시를 했다면 근로 제공에 따라 사용하지 않은 휴가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79283 판결 등 참조). 고용노동부 역시 근로기준법 시행지침을 통해, "사용자가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았거나 근로자에 대해 업무지시 등을 해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한 경우에는 휴가일 근로를 승낙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연차휴가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연차 유급휴가 사용촉진제를 실시하는 사업장에서는 휴가일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 노무수령 거부 의사의 구체적인 표시 방법에 대해 대법원에서 명시적으로 다룬 판결은 없지만, 고용노동부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의 책상 위에 '노무수령 거부 의사 통지서'를 두거나 컴퓨터를 켜면 '노무수령 거부 의사 통지' 화면이 나타나도록 할 경우 노무수령 거부 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근로기준과-351, 2010. 3. 22.). 다만, 사용자가 이메일로 근로자에게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통지하는 것은 근로자가 열람했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정확히 인지했는지 확인할 수 없어 적절한 노무수령 거부 의사의 방법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근로개선정책과-4271, 2012. 8. 22.).
노무수령 거부 의사표시를 할 때는 고용노동부가 제안한 위 방법들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더 분명한 의사표시를 위해, 현장 책임자가 휴가일 출근한 근로자에게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노무수령 거부 의사 통지서'에 근로자의 서명을 받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