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 대법원(사진=뉴시스)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한 무기계약직에게 정규직과 같은 임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지난달 24일 K 연구원 무기계약직 A 씨 등 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 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해당 판결이 상고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것을 말한다.
A 씨 등은 K 연구원에서 운전, 차량관리를 하는 운전직으로 일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1월 계약기간을 2개월로 하는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7월 퇴사했고, 다른 1명은 재직 중이다.
A 씨 등은 연구원에서 2년 넘게 일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된다며 자신들과 동종ㆍ유사 업무를 한 연구원 정규직과 같은 규정을 적용해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기간제법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초과해 사용하면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즉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된다.
법원은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먼저 법원은 A 씨 등이 최초 입사한 날로부터 2년간은 기간제 근로자로 일했고, 2년을 초과한 시점부터는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된다고 판단했다.
A 씨 등이 구체적으로 수행한 업무는 연구원의 시료, 문서, 비품 등을 배송하는 일이었다. 연구원 정규직 중에도 비슷한 업무를 하는 '기능직'이 존재했다. 법원은 A 씨 등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된 이후부터 동종ㆍ유사 업무를 한 기능직과 같은 인사ㆍ임금 규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기간제법상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인지 여부는 취업규칙에 명시된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해 온 주된 업무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기능직은 A 씨 등과 동일하게 연구원의 팀별, 담당자별 요청에 따라 담당 구역 내에서 시료 등을 배달하는 행낭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연구원은 불복해 항소했지만, 이어진 2심도 같은 판단을 했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