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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1-15 12:37:58

    수정 : 2023-11-16 15:01:07

한국노총 “노조 옥죄는 ‘회계 공시’ 위헌” 헌법소원 청구

2023-11-15 12:37:58



“회계 공시, 노조 개입ㆍ통제 위한 것…상위법에 근거 없어 무효”
[2023년 12월호 vol.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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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위헌적 노동조합법ㆍ소득세법 시행령 헌법소원 심판청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재헌 기자 jh59@)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정부의 노조 회계 공시 근거 규정인 노동조합법, 소득세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위헌적 노동조합법ㆍ소득세법 시행령 헌법소원 심판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는 노동조합법ㆍ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악해 노조에 회계 공시를 의무화하며 노조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며 "노조에게 자주성은 생명과도 같기에 정부의 노골적인 운영 개입과 통제 시도에 맞서 싸우기 위해 헌법소원에 나선다"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9월 19일 국무회의를 통해 노동조합법ㆍ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조합원 1000명 이상 단위노조, 연합단체, 총연합단체는 회계 공시를 하는 경우에만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속 상급단체가 회계 공시를 하지 않는 경우 산하 노조 역시 세액공제에서 배제된다. 정부는 당초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세 달 앞당겨 10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공시 대상에 해당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즉각 반발했다. 양대 노총은 정부가 회계 투명성을 빌미로 노조를 부패세력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회계 공시 제도를 '노조말살정책'으로 지목했던 양대 노총은 현재 정부의 회계 공시 제도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상급단체에서 조합비 회계 공시를 하지 않으면 산하 조직과 조합원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노총은 "회계공시를 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이 조합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기에 조합원 피해가 없도록 조합비 회계공시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민주노총도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노조 혐오 조장에 맞서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회계 공시 근거 시행령에…상위법엔 근거 없어"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는 노조 회계 공시를 규정한 노동조합법ㆍ소득세법 시행령이 상위법인 노동조합법, 소득세법,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법ㆍ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전에는 조합원이 조합비 납부 시 별도의 조건 없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조합법 시행령을 개정해 노조 회계 공시 방법, 시기를 규정했다. 개정령에 따르면 조합원 1000명 이상의 노조는 고용노동부 회계 공시시스템에 결산결과를 매 회계연도 종류 후 2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세액공제와 연계하기 위해 소득세법 시행령도 개정했다.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따른 회계 공시를 하지 않은 노조의 조합원은 기존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를 두고 상위법 우선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위법령은 상위법령을 위반할 수 없고 하위법령은 상위법령의 위임이 있어야만 구체적인 내용을 규율할 수 있다. 우리나라 법 체계상 시행령보다 법률이 상위법령에 해당한다. 하위법령인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상위법인 노동조합법에 반하거나 법률이 규정하지 않는 사항을 규율할 수 없다.
     
    문 변호사는 "노동조합법에는 노조가 회계감사원을 두도록 하고 있으나 회계 결산을 공표, 시기, 방법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다"며 "이는 상위법인 노동조합법에 위임 근거가 없는 헌법 위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이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우리나라 헌법은 세금의 종목과 세율이 사전에 법률로 정해져있어야 하는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비 세액공제 여부를 소득세법이 아닌 소득세법 시행령에 의해 결정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변호사는 "미공시 노조 조합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배제하는 것은 새로운 과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이를 위해서는 소득세법에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 없이 노조회계공시 여부에 따라 세액공제를 연계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 변호사는 정부가 ILO 협약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LO 제87호 협약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노조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합법적인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어떠한 간섭도 해서는 안된다.
     
    문 변호사는 "정부가 결사의 자유를 규정한 ILO 87호 협약을 비준했는데, 비준으로 해당 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며 "노조의 자주ㆍ독립적 운영을 침해하는 회계 공시제도는 명백히 상위법인 ILO 협약에 위반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과잉금지ㆍ부당결부금지 원칙에도 반한다" 주장

    한국노총은 개정 시행령이 과잉금지원칙과 부당결부금지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공공복리 등의 이유로 침해하더라도 그 한도를 최소한으로 하도록 하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문 변호사는 "정부의 공시 시기, 방법 강요는 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하며 공무원의 경우 노조와 직장협의회를 다르게 취급하는 바 평등권에 대한 침해도 있다"며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명백한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고 했다.
     
    또한 행정상 부당결부금지의 원칙 위반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이란 행정기관이 행정법상 행위를 하며 제도의 목적과 관련 없는 반대급부를 결부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한다.
     
    문 변호사는 "조합원 세액공제 제도는 노동자의 세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이를 제도의 목적과 관계없이 노조 회계 투명성과 결부시키는 것은 부당결부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헌법소원과 함께 개별 조합원이 회계 공시로 인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할 경우 관할 세무서에 경정청구를 한 뒤 거부처분이 나오면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통해 시행령의 효력을 다툴 계획이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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