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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정봉수 강남노무법인 대표공인노무사

Ⅰ. 문제제기
 
외국계 기업 본사는 규모가 엄청 크지만,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영업소나 지점은 5인 미만인 경우가 많고, 이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해고 등의 제한 규정의 적용 여부와 관련해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왜냐하면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해서만 근로기준법의 전부가 적용되며,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해고 등의 제한과 제28조의 부당해고 구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대법원은 외국계 기업의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사안별로 서로 다른 결론을 내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

제1사건(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37391 판결)은 독일법인은 한국에서 2명의 근로자를 고용해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운영했는데, 한국지점은 독립적인 법인격과 재무회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판단했다.

제2사건(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46074 판결)은 미국법인은 근로자 1명을 한국에서 고용해, 5인 이상의 다른 미국회사에 소속시켜 4대보험과 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미국법인은 그 1인 근로자를 해고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해당 1인 근로자에 대해 한국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는 미국법인의 인원까지 합해 5인 이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제3사건(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57876 판결)은 여행 업종의 호주법인은 한국에 서로 다른 2개의 법인을 운영하면서, 2개의 한국 법인을 하나의 사무실에서 인사, 회계관리 등을 같이 했다. 2개의 법인 중 한 법인을 폐업하면서 여기에 소속된 근로자를 해고했다. 대법원은 한국의 두 개의 지점이 각각 독립된 법인이지만, 하나의 사업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폐업한 법인을 5인 이상의 사업장으로 판단했다.

제4사건(서울고등법원 2023. 2. 3. 선고 2022두50412 판결)은 미국통신회사가 한국에 영업사무소를 설립하고 2명의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했다. 이 한국영업소의 직원은 본사의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본사를 위한 영업만 하고 그 영업의 대가로 추가 인센티브를 받았다. 1심과 2심 법원은 미국통신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한 사안에서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판단해 부당해고로 인정했다. 본 사건은 회사가 상고해 대법원에서 다투던 중 회사가 소를 취하해서 종결됐다.

위의 4가지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그 판단기준은 어디에 있었는지, 유사한 사안에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 검토하고자 한다.
 
Ⅱ. 5인 미만 외국계 기업과 관련된 사례
 
1. 제1사건(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37391 판결)

독일법인은 건설용 바닥재와 도로용 제품을 제작ㆍ판매하는 회사로 2014년 11월 19일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근로자는 2019년 10월 15일 한국지사에 사업개발 관리자로 채용됐고, 한국지사는 해당 근로자를 포함해 2인으로 구성하고 있다. 한국지사의 업무는 독일 법인의 제품에 대한 수입을 담당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독일법인은 한국법인의 이름으로 2020년 4월 17일 해당 근로자를 해고했다. 독일법인은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의한 서면통지를 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법인은 독립된 법인으로서 독자적인 재무회계를 유지하고 독자적으로 운영을 했다. 하지만 한국법인은 독일법인에 한국법인의 거래처 관리, 매출 보고, 회계관리 등을 보고했다.

본 사건에 대해 해당 근로자는 2020년 6월 5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년 7월 31일 부당해고임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도 2020년 12월 8일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행정법원은 해당 근로자의 소속인 한국법인이 독립성이 있는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 제11조에 의한 5인 미만 사업장에 해당되기 때문에 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고등법원은 실질적으로 독일법인과 한국법인을 동일한 사업으로 간주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법인의 해당 근로자는 독일법인의 인원과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따라서 이를 부당한 해고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법인이나 영업소 등을 설립해 사업 활동을 영위하며 근로자를 사용하는 국제근로관계에서는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 이유는 "근로관계의 각종 규율이 통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있다."고 제시하면서 고등법원의 판결을 취소했다.
 
2. 제2사건(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46074 판결)

참가인1은 미국법인으로 석유, 가스 관련 기계 최적화 서비스 사업을 하는 외국법인이고, 국내 사업장은 없다. 참가인2도 미국법인으로 비파괴 검사 장비 판매 사업을 영위하면서 한국 영업소를 두고 5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참가인1과 참가인2는 주주 관계나 사업 관계에 있지 않다.

원고(근로자)는 2018년 5월 1일 참가인1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근무하면서, 참가인1의 회사명, 도메인, 홈페이지 주소가 기재된 명함을 사용했다. 원고는 참가인1 소속 근로자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에서 근무했는데, 참가인1의 지휘ㆍ감독을 받으면서 참가인2의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원고는 참가인1로부터 근로계약만료 통지를 받았다.

근로자는 참가인2를 통해 4대보험이 가입됐고, 급여도 참가인2로부터 받았다. 이러한 비용은 참가인1이 참가인2에게 차후 지급했다.

원고는 2020년 6월 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기간만료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년 8월 5일 "원고의 사용자는 참가인 본사인데 위 참가인은 국내에 사업장이 없고 근로자에 대한 인사노무 관리를 외국에서 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했다. 이에 원고가 불복해 2020년 9월 1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년 4월 24일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제1심은 준거법이 미국 델라웨어 주법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2심(원심)은 상시 근로자수를 판단할 때 국내 법인과 외국 법인을 달리 볼 이유가 없으므로 참가인 본사가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까지 합산해야 한다고 보고서, 참가인 본사의 외국 상시 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5명 이상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외국기업이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국의 노동관계법령이 적용될 뿐이므로,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까지 합산해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라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3. 제3사건(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57876 판결)

원고는 A 호주법인을 최상위 지배법인으로 둔 B 외국법인(두바이)의 국내 법인이고, C는 A 호주법인을 최상의 지배법인으로 둔 D 외국법인(두바이)의 국내 영업소이다. 원고와 C는 동종 해외 호텔 예약업을 영위하면서 각자 다른 지역 호텔을 취급했다. C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10월경까지 원고의 사무실을 함께 사용했다. 특히, 원고와 C는 하나의 사업장에서 다음과 같이 운영됐다. ①원고와 C의 인적ㆍ물적 조직과 재무회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운영됐다. ②원고 직원들과 C 직원들에 대한 인사 및 노무관리가 D 외국법인(두바이) 측에 의해 통일적으로 이루어졌다. ③원고와 C는 이 사건 해고 무렵 이미 인적ㆍ물적 조직이 통합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서 상당 기간 동안 운영돼 온 상태였다.

참가인(근로자)은 2016년 10월 원고에 입사해 회계 업무를 담당했는데, 원고는 2020년 10월 사업 폐지에 따라 참가인에게 통상해고를 통보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와 C를 별개의 사업(장)으로 판단해 구제신청을 각하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와 C를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하고 근로기준법 적용해 부당해고로 판정했다.

제1심은 원고와 C는 별개의 독립된 법인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됐다고 봤다. 따라서 1심은 원고와 C의 상시 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5명 이상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제2심(원심)도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법적 형식에 기초한 사업의 외형적 조직이나 구성뿐만 아니라, 생산, 판매, 관리, 인사, 노무, 회계를 망라하는 사업 경영활동의 실질적 동일성 내지 단일성 여부가 핵심적 기준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결을 유지하면서 두 법인 간 동일성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 단위가 되는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를 의미한다. 법인격의 분리 여부가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기준이 되므로 법인격이 다른 조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여러 개의 조직 사이에 단순한 법인 간의 협력 관계나, 계열회사, 모자회사 사이의 일반적인 지배종속 관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볼 수 있다. 이때 복수의 조직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업무의 종류, 성질, 목적, 수행방식 및 장소가 동일한지, 업무지시와 근로자의 채용, 근로조건의 결정, 해고 등 인사 및 노무관리가 조직별로 구분되지 않고 동일한 사업주체 내지 경영진에 의해 통일적으로 행사됐는지, 각 단위별 사업 활동이 내용이 하나의 사업 목적을 위해 결합돼 인적, 물적, 조직과 재무, 회계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돼 운영되는지 등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4. 제4사건(고등법원 2023. 2. 3. 선고 2022두50412 판결)

미국 통신 회사는 2007년 11월 22일 한국에 A 법인을 설립하고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해 통신업을 하고 있다. 해당 근로자는 A법인에 2016년 1월 4일 입사해, 영업이사로 근무하던 중 2020년 10월 12일 해고됐다. 해당 근로자는 2020년 12월 1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한국지점은 미국 본사를 대신해서 마케팅과 고객 지원을 하고 있었다. 본사의 이사가 한국 A 법인의 이사로 등재돼 있고, 한국법인은 인사규정이 없으며 인사관리를 본사에서 직접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해당 근로자에 대한 채용은 미국본사의 임원이 직접 화상면접을 통해서 이뤄졌다. 연봉 협상은 본사의 임원과 직접 했다. ②해당 근로자는 국내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 미국 본사 매니저가 제공한 계약서를 가지고 고객과 계약을 체결한다. 그리고 그 영업의 대가로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③한국법인은 고객과의 당사자가 되지 않았고, 법인 본사의 이름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④본사 매니저는 해당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를 하고, 매주 주간 보고를 받았다. 해당 근로자는 연차휴가에 대한 승인과 비용 지출에 대한 승인을 사전에 받았다. ⑤조직도에 해당 근로자의 상급자는 본사의 임원으로 표시돼 있었다. ⑥일상적인 업무에 대해 본사의 상급자에게 보고했고, 비용 지출에 대해서도 사전승인을 받고 사용했다. ⑦본사의 인사 담당자로부터 휴가 사용을 촉진하라는 요청 메일을 받았다. ⑧해당 근로자는 한국법인 대표의 지휘ㆍ감독을 받은 적이 없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년 2월 10일 "미국 본사와 한국 A 법인은 사실상 하나의 영업조직으로서 경영상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 미국 본사뿐만 아니라 A 법인도 해당 근로자의 실질적 사용자이고, 회사가 사용하는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의 해고제한 규정에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재심을 신청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년 5월 17일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행정법원도 동일한 판단을 하고 본 사건을 기각하는 판결을 했다.

서울고등법원은 본 사건을 판단하면서 다음과 같은 판례논리를 인용했다. "사업장이라 함은 경영상 일체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를 의미하며, 법인격의 분리 여부와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독립된 경제 단위로서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단일 장소와 복수의 장소를 구분해 사업장이 구성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다만 사업주가 '하나의 활동주체'로서 활동한 것인지 여부는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적용 기준이 되는 하나의 사업장인지 여부는 근로장소의 동일성과 더불어 제공된 설비의 사용관계, 사업의 목적 및 수행방법, 조직체계, 인사교류,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지휘ㆍ감독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영상 분리 독립성은 각 목적 사업 사이의 유기적 연관성이나 차별성, 임원이나 근로자 등의 인적 교류 여부, 재정이나 회계의 분리 여부, 업무 장소의 분리 독립 여부, 경영상 의사결정 조직의 분리 여부, 업무상 지휘ㆍ감독이나 근태관리의 분리 여부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장소적 독립성은 '사업 또는 사업장'의 독립성을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 장소적으로 독립돼 있다고 해 반드시 경영상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인정할 것은 아니다. 이는 외국에 위치한 본사와 국내 영업소와 같이 장소적으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서울고등법원은 판례기준과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본 사건에 대해 "원고들은 별개의 독립된 법인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됐다"고 판단했다. 본 사건은 대법원에서 상고 진행 중 회사가 취하해 2024년 10월 16일 고등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III. 각 사례별 판단 및 적용 가능성
 
1. 제1사건: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37391 판결

대법원은 국내의 사업장이 2명으로 구성돼 있는 독일법인의 한국지사는 독립법인이고, 재무적 독립성을 인정했다. 이는 독립된 사업장으로써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서 외국법인을 제외한 한국법인의 인원만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상시 근로자 산정에 있어 "근로관계의 각종 규율이 통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은 대한민국 내에 위치한 사업 또는 사업장을 말한다."라고 판정했다.

이 사건의 전제가 된 독일법인과 이 법인이 설립한 한국법인은 독일제품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영업하고 독자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법인의 역할을 수행했다. 비록 한국법인이 독일법인의 자회사 형태로 운용돼 관리 운영에서 지배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다국적 기업의 한국지사로서 특징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서 보면, 비록 한국법인의 모기업인 독일법인에 종속돼 운용되고 있지만, 독자적인 회계결산, 사업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사업장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있다.
 
2. 제2사건: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46074 판결

미국법인이 한국지사를 설립하지 않고, 1인의 근로자를 고용해 한국에 위치한 제3의 외국법인에 근로자를 소속시키고, 4대보험과 급여를 지급해 오던 중, 이 근로자를 해고한 사건이다. 여기서 해당 근로자와 제3의 미국법인 간에 비록 급여를 지급받았거나 4대보험이 가입됐다고 하더라도 근로관계는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근로관계에 있어 실제 해당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지시하는 미국법인이 실제로 사용자로 인정했다. 원심(고등법원)은 비록 1인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본사의 인원까지 합쳐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5인 이상 사업장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시 근로자 산정에 있어 한국노동법이 적용이 되는 대한민국 내에 위치한 사업 또는 사업장을 말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한국에 어떠한 법인도 없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판단을 했다.

사실상 한국 내 영업소나 법인이 없이 1인을 고용한 외국기업이 한국노동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은 타당한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법인이 있고, 2인 이상 5인 미만을 고용한 경우에는 한국노동법이 적용되는지 여부는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3. 제3사건: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57876 판결

외국 모기업이 설립한 각기 다른 자회사의 한국지사와 한국 영업소가 하나의 장소에서 영업을 했다. 한국지사와 영업소는 인사교류도 했고, 회계적으로 하나의 기업 같이 운용됐다. 그러던 중 한국영업소가 폐업을 하면서 거기에 소속된 근로자가 해고됐다. 대법원은 모기업이 같은 한국지사와 한국영업소는 동일한 사업장으로 판단해, 영업소 폐업으로 인한 해고는 부당한 해고라고 판정했다. 이 사례는 형식상 2개의 다른 사업체이지만, 유기적으로 동일한 사업장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했다. 즉, 영업소 폐업은 일정규모의 한 부서가 폐지는 되는 것으로 판단해 실제 기업이 폐업하는 것과 구분했다. 외국 모기업이 세운 한 한국 내 2개의 다른 회사는 사실상 인적, 물적, 회계적으로 동일하게 운영됐기 때문에 하나의 사업장으로 본 사례이다.
 
4. 제4사건: 고등법원 2023. 2. 3. 선고 2022두50412 판결

미국 통신 회사는 한국에 독자 법인을 설립하고 통신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해당 직원은 본사의 임원의 면접을 통해서 채용됐고, 본사의 이메일과 홈페이지를 사용했고, 본사의 계약서를 가지고 본사의 이름으로 한국 고객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본사 매니저가 해당 직원에 업무를 지시했고, 또한 업무 보고를 했다. 해당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이나 비용지출도 본사 상급자의 사전 승인을 받고 업무를 수행했다. 비록 한국법인에서 업무를 수행하지만, 채용부터 업무수행 일체, 그리고 급여와 인센티브도 본사에서 결정했다. 이러한 경우 비록 한국직원이 3명이지만, 본사와 한국지점은 동일한 사업이나 사업장으로 간주해 5인 이상의 사업장으로 판단했다. 반면 회사는 국내 사업장 근로자만을 상시 근로자 수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1심과 2심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회사가 상고해 대법원에서 다투던 중 회사가 상소를 취하해 고등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사안이다.
 
IV. 시사점
 
제1사건은 한국의 독립법인을 인정한 사건이고, 제2사건은 한국 사업에 1인만 고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었던 판례였다. 하지만, 여기서 인용한 판례는 앞으로 5인 미만 외국기업의 판단에 있어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 본다. 그 내용은 "근로관계의 각종 규율이 통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은 대한민국 내에 위치한 사업 또는 사업장을 말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4사건에서 보면, 비록 한국 내 외국기업의 독립법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관계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관계에서 사업장 규모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검토한 후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법원은 제1사건에서 인용된 내용과 같이 외국 본사와 한국지사 관계에 있어, 한국법인의 독립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기업의 상시 근로자 인원수 판단에 있어 유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