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온라인노조 위원장(노동법률)

'노조' 하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가?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파업을 하고, 회사와 마주 앉아 교섭을 체결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여기, 통상 노조 하면 떠오르는 모습과는 거리가 먼 노조가 등장했다. 11월 3일 국내 최초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온라인노동조합(온라인노조)이 출범했다. 온라인노조는 소속 기업에 상관없이 온라인노조 네이버 카페(cafe.naver.com/119union)에서 가입 원서와 조합비(월 5000원 이상)를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기업별 노조 형태가 공고하게 자리 잡은 우리나라에서 초기업노조와 익명 활동을 전면에 내걸고 등장한 온라인노조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과연 온라인노조는 어떤 세상을 그리면서 출범한 것일까. 그리고 그들이 그리는 꿈을 위해 어떤 활동에 나설까. 

노동법률이 11월 14일 서울 구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사무실에서 박성우 온라인노조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11월 3일 온라인노조가 출범했다. 그동안 직장갑질119에서 온라인노조 설립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온라인노조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나.

사실 직장갑질119는 처음부터 온라인노조 설립을 계획했다. 직장갑질119의 창립 목적이 직장 민주주의 구현이었기 때문에 온라인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직장갑질119가 탄생했던 2017년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있었다. 촛불 혁명으로 국민들이 대통령 탄핵까지 이루어냈지만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항상 직장 앞에서는 멈춰 왔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하게 됐다. 국민의 절대다수는 노동자인데 직장은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등이 빈번히 발생하는 봉건 왕국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직장갑질119 창립과 함께 온라인노조 설립을 위한 준비도 시작했다. 즉, 온라인노조는 단기간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7년을 고민하고 준비한 결과물이다. 다만 직장갑질119 출범 이후에 여러 노동 의제가 많아서 온라인노조가 우선순위에서 밀려 실제 출범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Q. 구체적인 출범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온라인노조 출범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3월 직장갑질119에서 온라인노조 추진위원을 모집하고 4월에는 온라인노조 설립을 위한 단톡방을 만들었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변호사, 노무사 등 전문가, 활동가 집단인 직장갑질119가 노조 설립의 물꼬는 틀 수 있겠지만, 결국 노조가 만들어지고 활동하려면 현장에서 일하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노조의 '주체'가 있어야 한다. 온라인노조 설립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바로 이 주체를 찾는 것이었다. 온라인노조가 직장갑질119에서 만드는 노조다 보니 괴롭힘 피해자들이 많이 찾아왔다. 어떻게 조직적으로 노조를 설립해 문제에 대응할까가 아닌 '내가 어떤 피해를 입었다'를 성토하는 장이 돼 버리더라. 그러던 중 다행히 온라인노조 관련 기사를 보고 조직과 활동에 열의와 이해가 있는 사회복지사와 한국어 교원들이 합류하게 돼 그들을 중심으로 온라인노조가 만들어지게 됐다.

Q. 온라인노조 초대 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살면서 많은 노동인권 조직을 만들어 와서 놀라운 일은 아니었지만, 온라인노조 위원장을 한다고 하니 가족들이 '이제 하다 하다 별걸 다 한다'고 하더라.(웃음) 노무사 24년 차로 노동자의 벗(노벗)을 만들었고,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들의 모임(노노모)과 직장갑질119 창립 멤버로 많은 노동인권 단체를 만든 경험이 있지만, 내가 노조 위원장이 될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놀랍기는 하다. 온라인노조 추진을 주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위원장을 맡게 됐다. 사실 걱정이 많아서 밤에 잠도 잘 안 온다. 내가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소속 노무사여서 모르는 사람들은 민주노총에서 하는 사업이 아니냐고 오해하는데, 온라인노조는 전혀 별개의 일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고 실험적인 노조여서 고민이 더 많은 것 같다. 

Q. 온라인노조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 기반의 익명 활동이다. 실명이 아닌 익명 활동을 택한 이유가 있나.

온라인노조는 가입은 실명으로 하지만 활동은 익명으로 한다. 온라인노조 가입 여부나 활동에 대해 회사가 알 수 없다. 직장갑질119에서 분기별로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항상 60~70%의 직장인들이 노조가 필요하고 노조 가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조 가입률은 13.1%에 불과하다.

직장인들이 노조 가입 의사는 있지만 실제로 가입을 잘 안 하는 이유는 가입에 따른 불이익 때문이다. 물론 노조 가입을 이유로 회사가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는다. 노조 가입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인정률은 노동위원회서 고작 10%밖에 안 되지만 현실에서는 노조에 가입했을 때 부당노동행위를 하지 않는 사용자는 사실상 없다고 본다. 더 많은 사람들의 노조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익명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오프라인 노조를 설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 말이다.

Q. 우리나라의 노조 가입률은 1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다. 앞서 말한 노조 가입에 따른 불이익 외에 우리나라 노조 가입률이 낮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노조의 대부분이 기업별 노조인 것이 문제라고 본다. 노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초기 노조는 직종별 노조였다. 직종별 노조에서 산업별 노조로 발전한 것이 서구권 노조의 역사다. 서구권 사람들에게는 노조가 회사 안에 있는 것보다 회사 밖에 산업별, 업종별로 있는 것이 더 익숙한 형태다. 오히려 기업별 노조를 향해 어용노조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두환 정권 시절 노동법 개악으로 노조를 기업별로 설립하도록 강제하면서 기업별 노조가 뿌리내려 버렸다. 

기업별 노조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이 아니면 설립과 가입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에서 일하면서 노조 가입을 문의하는 전화를 일주일에 최소 세 통은 받는다. 하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실제 조직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상담에서 해줄 수 있는 말이 '몇 명 이상 모아 오세요'뿐이다. 기업별 노조 체제인 상황에서 노조 조직률은 사업장 규모별로 양극화될 수밖에 없다. 상시 100인 미만 사업장은 노조 조직률이 1%대에 불과하다. 사업장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노조 조직률이 낮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박성우 온라인노조 위원장(노동법률)

Q.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미조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화두다. 직장갑질119에서 활동하면서 본 미조직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실태는 어땠나.

미조직 노동자들은 사실상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직장갑질119 활동을 하면서 미조직 노동자들을 만나 고충을 들어보면 노무사로서 자괴감이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회사가 명백히 노동법을 안 지키는 상황에 대해 '이것은 불법이다', '노동청에 신고해야 한다'고 상담하고 교육하지만 현실에서는 법대로 했다가 더 큰 피해를 보는 미조직 노동자들이 태반이다.

불법이라고 설명하고 교육하는 것은 쉽지만 미조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노동청에 못 받은 연장수당을 신고하면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뒤의 직장생활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지옥으로 변하고, 결국 퇴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노무사가 상담해 준 내용이 일터에선 아무 쓸모가 없어지는 것이다. 노동법이 있으니까 됐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보호해 줄 노조라는 울타리가 필요하다. 노동법이 사업장 내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노조가 있어야 한다.

Q. 결국 온라인노조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노조로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해서 보호하는 것이 맞다고 보나. 정부와 여당에서는 노동약자 지원법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조직 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노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있는 기업별 노조는 사내 복지 향상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겠지만 노조의 사회적 역할은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조가 사내 복지 향상만을 추구하면 정말 이익집단에 불과해진다. 이익집단에 어떻게 미조직 노동자를 위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나. 기성 노조들이 겉으로는 미조직 노동자 보호를 말한다고 해도 진정성 없는 구호에 불과할 뿐이다. 회사 울타리를 넘는 직종별, 산업별 노조가 있어야 미조직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프랑스다. 프랑스는 산업별, 업종별 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 단체협약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도 적용돼 높은 단체협약 적용률을 가지고 있다. 단체협약 적용률이 높다 보니 산업별, 업종별 노조의 단체협약이 사실상 노동법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노조 조직률보다 많은 노동자들이 산업별, 업종별 노조의 단체협약 적용을 받고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별도의 노동 약자 지원법을 통해 미조직 노동자들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도 없고 실체도 없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미조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미조직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철저한 근로감독을 통해 현장에서 노동법이 지켜지지 않으면 단속해 바로잡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이 두 가지 모두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두 가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별도의 법을 만들어 미조직 노동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산별, 업종별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7조부터 바꿔야 한다. 노동조합법 시행령 7조는 근로조건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로 조직된 노동단체(기업별 지부, 지회)가 노조 설립 신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무늬만 산별인 기업별 노조 체제가 계속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교섭을 사업장 내로 가두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등 산별 노조로의 전환을 막는 법 규정을 그대로 두면서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소하고 미조직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불과하다.

Q. 온라인 노조 업종별 지부인 사회복지지부, 한국어교원지부도 함께 출범했다. 두 업종별 지부를 만들게 된 이유가 있나. 앞으로 업종별 지부를 늘려나갈 계획은.

원래 지금보다 더 많은 업종별 지부를 출범하자고 계획했었다. 사회복지사, 한국어교원뿐 아니라 IT, 중소 병·의원, 학원 강사 지부까지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가입 인원수와 각 지부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인물의 부재로 나머지 지부는 아직 출범하지 못했다. 다행히 사회복지지부와 한국어교원지부는 충분한 가입 인원수를 확보하고 이를 이끌어갈 사람도 찾을 수 있어서 출범이 가능했다. 

앞으로도 계속 업종별 지부를 늘려갈 생각이다. 업종별로 조직화하고 업종별 의제를 중심으로 온라인노조 활동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노조의 목표는 기존 노조가 바꾸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체 미조직 노동자들을 업종별로 조직화해 현장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기업 내 임금 인상, 복리후생 증진이 아니라 직종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처우 개선과 지위 향상이다.

Q. 노조는 파업 등이 노조 요구를 관철하는 수단이 된다. 온라인노조의 경우 이 같은 파업은 어려워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요구를 관철하고 목소리를 낼 계획인가.

온라인노조의 가장 큰 숙제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노조를 만든 것까지는 알겠는데 '사용자와 어떻게 교섭할 것인지'를 묻는다. 물론 기존 노조처럼 사업장별 교섭을 할 생각은 없다. 필요하다면 할 수 있겠지만 업종별, 산별 교섭이 우선이다. 
지금 만들어진 업종별 지부의 교섭 계획을 통해 설명하자면 우선 사회복지지부는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을 관리, 감독하는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사회복지사의 임금은 거의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과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그렇다 보니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를 상대로 교섭을 하지 않으면 근로조건 향상이 어렵다. 어떻게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를 교섭 테이블로 불러낼 것인지는 우리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어교원지부는 교육청과의 교섭이 핵심이다. 한국어교원은 절반은 대학에, 절반은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한다. 초·중·고등학교에서 방과후 강사처럼 일하는 한국어교원은 3.3%의 사업소득세를 떼고 근로자로서의 지위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청이 이들과 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쓰지 않고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원포인트 단체교섭,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박성우 온라인노조 위원장(노동법률)

Q. 기존 노조와는 다른 온라인노조의 한계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노조의 한계가 무엇이라고 진단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일단 노조에 상근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다. 지금 온라인노조 집행부도 업종별 지부 당사자들을 제외하면 다 변호사나 노무사다.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노조를 하다 보니 시간이나 업무 양의 제한이 많다. 열정 페이를 정말 싫어하지만 열정 페이로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앞서 이야기했듯이 단체행동의 어려움도 있다. 온라인노조 조합원 중 상당수가 자신이 속한 기업 내부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 조합원들을 모아서 업종별 의제를 의제화하고 여론을 형성해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교섭에 나올 텐데 업종별 문제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조합원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가 문제다. 누구도 해 본 적이 없기에 결과가 예상되지 않아 고민이 더 크다. 처음 가 보는 길이기 때문에 이러다 망하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가 내부적으로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안 되더라도 세상에 없던 노조를 하다가 실패한 것인데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온라인노조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나아가 직장갑질119의 향후 계획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우선 업종별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부별 의제를 선정하고 이를 이슈화해 나갈 계획이다. 의제들이 이슈화되면 중앙정부, 지자체에게 교섭을 요구해 나갈 것이다.

또한 내년 초에 출범을 기념하는 캠페인도 계획하고 있다. 출범 캠페인은 업종별이 아니라 전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칼퇴, 내 연차 마음대로 쓰기, 회식 문화 개선 등 직장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의제를 중심으로 직장 문화를 바꾸는 캠페인을 진행해 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조합원과의 직접적인 소통 강화도 필요하다고 봐서 12월에 온라인으로 송년회를 한 번 열 계획이다. 내년에 온라인노조 총회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총회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 대의원대회부터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에 지부별 총회, 대의원대회도 개최해 나갈 계획이다.

직장갑질119는 계속해서 각종 노동 의제에 대한 대응을 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은 우선 정부에서 지속성, 반복성을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을 우선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노동 개혁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직장갑질119에서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올해는 온라인노조 출범에 직장갑질119의 역량이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온라인노조가 성공적으로 출범했으니 다른 의제에도 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온라인노조의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도 궁금하다.

온라인노조의 목표는 '노동자에게 노조는 필수다'라는 말이 상식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노조가 없는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조금 과하게 말해서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임금 노예와 같다고 생각한다. 노동자가 임금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조가 필요하다. 직장인이 입사와 동시에 노조 조합원이 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 

다만 온라인노조의 콘셉트는 너무 무겁지 않고 발랄한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너무 결연한 것보다는 대중성 있는 노동운동을 하고 싶다. 노조를 한다고 목숨 바쳐 단식 투쟁을 하고 고공 농성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하나의 직장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노무사 시험을 준비할 때 민주노총에서 상담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시작하게 된 노동운동가의 길이 어느덧 25년이 넘어버렸다. 노무사로 일해 왔지만 법률 활동가라고 말하고 싶다. 원래 50세에 은퇴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느껴서 은퇴를 못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숙원 사업이었던 온라인노조를 출범하게 됐으니 3년 정도 최선을 다해 보고 싶다. 그 이후에 은퇴는 다시 고민해 볼 예정이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