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1-07-08 14:58:25 수정 : 2021-07-09 13:26:40

장신철 한국기술교육대 고용서비스정책학과장 “고용서비스는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전문인력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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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호 vol.362]
구직자 A는 혼란스럽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이 적성에 맞는 일인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구직을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이 옳은 방향인지도 불확실하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으면 무언가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는 하는데 지원 대상자에 해당하는지도 복잡하기만 하다.
이런 구직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고용서비스다. 이직이나 전직에 대해 상담해주고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산업 환경이 바뀌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이 시점에 고용서비스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고용서비스 전문 인력 양산에 나섰다. 바로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신설한 것이다. 졸업생은 자격증을 따면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 5%를 얻게 되며 공공ㆍ민간부분에서 고용서비스 전문 인력으로 활동하게 될 예정이다. <노동법률>이 초대 학과장인 장신철 교수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Q 고용서비스정책학과, 조금은 생소하다. 어떤 학과인가.
고용서비스정책학과는 고용서비스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생긴 학과다. 고용서비스는 취업, 재직, 실직, 재취업, 전직 등 국민들의 일자리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용서비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은 없었다. 이에 한국기술교육대에서는 작년 하반기 이사회에서 고용서비스정책학과 신설을 결정하게 됐다. 올해 9월부터는 수시 26명, 정시 10명을 모집할 예정이며, 내년 3월이면 신입생이 입학한다.

고용서비스정책학과에서는 고용서비스 분야에서 일을 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졸업생들은 민간부문으로 진출할 수도 있지만, 노동부·지자체 등 공공부문에 진출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본다. 한국기술교육대가 정부 지원을 받는 국책대학임을 감안해서 '고용서비스 분야에서의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책임을 다해 나가려는 것이다.


Q 가장 눈에 띄는 건 가산점이다. 학과 수업을 이수하면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 5%를 받을 수 있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자동 취득할 수 있는 건가.
학과수업을 들으면 직업상담사 1급을 과정평가형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구성했다. 다만 학과를 졸업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자격증을 주는 건 아니고 검정형 시험이나 과정평가형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따야 한다.

학과에서는 검정형이 아닌 과정평가형으로 직업상담사 1급을 3학년까지 취득하게 할 예정이다. 과정평가형 자격은 필기 위주인 검정형 시험에 비해 기업들의 평판이 좋은 편이다. 실제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능력단위들을 모아 교육시키기 때문이다. 직업상담사는 이미 노동시장에서 '명품 자격'으로 자리 잡았고 임금 수준도 더 높다. 그러나 1급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800시간 이상 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딸 수 있는 자격증은 아니다. 1~2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 5%는 당락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큰 점수이다. 따라서 그만큼 노력하는 보람은 있는 것이다.


Q 학생을 선발할 때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볼 예정인가.
고용서비스는 국민과 기업들의 노동시장, 일자리 관련 활동들은 모두 다루는 분야다. 국민과 기업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국민과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를 이해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자기주도성도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 선발 시에는 올바른 인성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있는지, 관련 활동들은 무엇을 했는지를 고려할 것이다. 아울러 노동시장 등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자기주도적으로 활동한 내용들도 살펴 볼 것이다.


Q 교과 과정을 살펴봤다. 경영학, 심리학, 법, 행정학, 고용ㆍ노동 관련 과목 등 상당히 다양하다.
고용서비스 분야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직업 상담과 취업알선을 하는 분야, 둘째는 노동시장대책 및 행정관리를 하는 분야다. 전자는 클라이언트를 상담하고 문제를 진단해서 유형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체적인 서비스로는 실업급여 지급, 직업훈련, 취업알선, 창업지원, 정부 일자리 사업 참여 안내 등이다. 후자는 고용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해서 특정 지역의 일자리 사업들을 기획하여 시행하고, 조직 운영에 필요한 인사, 재무, 교육훈련 설계 등 행정관리 업무를 행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고용서비스정책학과의 교과목들은 이런 업무들을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직업상담·직업심리 관련 과목들과 노동시장, 고용정보와 빅데이터, 행정능력 배양 등 행정관리 분야 중 한 분야를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은 장래 진로를 노동시장 정책전문가로 나아갈지 아니면 직업상담 및 심리전문가로 나아갈지 정해서 수업을 들으면 된다. 그러나 어떤 트랙을 밟든지 3학년 때까지 직업상담사 등 자격증 1개는 취득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Q 고용서비스정책학과는 독일의 고용대학(HdBA)와 유사하다고 들었다. 학과를 개설할 때 모델이 된 건가?
고용서비스정책학과 신설을 결정하기 전에 독일 HdBA 대학을 벤치마킹했고 지난해 3월 말에는 출장도 다녀왔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HdBA는 직원이 약 10만명인 독일 연방고용공단(BA)에서 일할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72년에 설립한 3년제 대학이다. 만하임(Mannheim)과 슈베린(Schwerin) 2개 지역에 캠퍼스가 있고, 연간 신입생이 500명 정도 입학한다. 교수 26명, 강사 13명, 강의보조 12명, 60명의 행정·연구 인력도 갖추고 있다.

HdBA 교육 방식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일학습병행(Dual System) 방식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한 학기는 학교에서 이론수업을 하고 다음 학기에는 고용센터에서 실무수습을 하는 것이다. 9학기 동안 이런 식으로 학교와 고용센터를 번갈아 가며 학업과 실무를 익힌 후에는 자기가 실무수습을 한 고용센터에 취업한다.

한국기술교육대는 HdBA 방식은 아니더라도 대학 3~4학년 때 장기현장실습(IPP : 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용서비스정책학과에서도 IPP를 운영해서 고용센터 등에서 실제 업무를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이론과 실무 능력을 배양할 예정이다.



Q 고용서비스 분야에서 취업 전망은? 공무원 외에도 진출할 수 있는 직종은 어떤 게 있을까.
자격증을 취득한 고용서비스정책학과 졸업생들은 공무원으로 진출하는 게 유리하지만, 민간기업의 인적자원개발(HRD) 전문가로 활동하거나 민간고용서비스기관 등에 취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용서비스정책학과에서는 인사·노무 관련 과목과 노동시장 이슈들을 모두 공부시키기 때문에 민간기업의 인사·노무 부서에서 채용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맥시머스, 맨파워, 인지어스, 캘리서비스 등 다국적 기업에서 채용 수요도 클 것으로 본다.


Q 국내 고용서비스 시장은 어떻게 성장해왔나.
1995년 7월 고용보험제 시행 이후 우리나라의 고용서비스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공공부문에서는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를 중심으로 확충이 이뤄졌고, 민간부문은 정부 위탁사업과 인재파견(아웃소싱)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고용서비스 종사인력은 공공부문 1만여 명(고용센터 4,500명), 민각부문 약 16만명으로 추정된다.

사실 고용서비스는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기 전까지는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경제성장이 잘 이뤄질 때는 취업 걱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은 고용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 절실히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일자리를 잃었을 때 실업급여, 직업훈련, 취업알선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해서 재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용서비스 기능은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라 할 수 있다. 기업들에게도 각종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고 필요한 인력을 알선해 주는 기능을 한다.

앞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인력을 효율적으로 적재적소에 알선·배치할 수 있는 체계화된 고용서비스 망을 갖추는 것은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Q 앞으로 고용서비스 시장은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나. 
정부의 일자리 예산은 2017년 17조7,000억원에서 2021년 30조5,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올해 1월부터는 실업부조의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도 시행됐다. 그리고 앞으로도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대책들이 시행될 것이다. 이러한 제도를 집행하는 것은 노동부의 고용센터 그리고 약 900개소에 달하는 민간위탁기관들이다. 노동부 고용센터는 아직도 많은 인력 부족과 업무 과다를 겪고 있고 접근성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위탁기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의 발달에 따라 많은 일자리가 인공지능과 기계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고용서비스 분야는 기본적으로 클라이언트와의 상담을 거쳐 개개의 특성에 맞는 비정형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일자리 축소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고용서비스 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 예상되므로 관련 인력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크게 높아짐으로써 평생직장의 소멸, 잦은 이직과 전직, 재취업 증가에 따라 고용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전직지원서비스 분야가 많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1,000명 이상 대기업은 정년·희망퇴직 등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하는 50세 이상 근로자들에게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서비스 제공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패널티를 부과하는 조항은 없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앞둔 기업들이 이직 근로자를 위해 필요한 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앞으로 기업의 기본적인 사회적 책무로 인식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도 그만큼 어려워지게 된다. 전직지원서비스를 비용 측면에서 바로 보는 시각은 근시안적인 것이며, 전직지원서비스 제공은 하나의 기업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


Q 초대 학과장으로서 포부가 남다를 것 같다.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중 최초로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사명감과 부담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좋은 학생들을 입학시켜 경쟁력 있고 유능한 졸업생을 배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졸업생들이 다양한 고용서비스 분야에서 우리나라 고용서비스의 질을 크게 향상시켜나가는 모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상상해 본다.


Q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택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고용서비스 분야가 취업 가능성은 높지만, 평균적으로 보수 등 근로조건이 높은 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고용서비스라는 일의 성격상 일에 대한 보람은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업 등 위기에 처한 개인들을 상담하고 실업급여, 직업훈련, 재취업 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일자리를 갖도록 해주는 일은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또한 기업들에게 필요한 인력지원, 고용조정 지원, 인사·노무지원 등도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나라 고용서비스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는 열정 있는 학생들이 많이 지망했으면 한다. 그리고 4년 동안 양질의 교육을 받고 난 후 다양한 기관에 진출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머지않아 고용서비스정책학과 졸업생들이 우리나라 고용서비스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임을 기대한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
이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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