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2-06-03 07:57:00 수정 : 2022-06-14 15:08:06

건설공사발주자도 중대재해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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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호 vol.373]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월간노동법률] 김영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1. 들어가며
 
일반적으로 건설공사발주자도 도급인에 해당함에도,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제2조 제7호의 도급인 개념에서 건설공사발주자를 인위적으로 제외함에 따라 산안법상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를 구별하는 기준이 중요해 졌다. 나아가, 산안법상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건설공사발주자의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처법') 제5조에 따라 제3자의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부담하는지, 부담한다면 그 의무범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2021.11. 108쪽)를 통해 "건설공사발주자는 건설공사 기간 동안 해당 공사 또는 시설ㆍ장비ㆍ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건설공사 현장의 종사자에 대해 도급인으로 제4조 또는 제5조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 산안법상 '건설공사발주자'와 '도급인'의 구분
 
산안법 제2조 제10호에 의하면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ㆍ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하고, 다만,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다시 도급하는 자는 제외된다. 그래서, 산안법상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 그러한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하는지는 "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 관리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가. 고용노동부 해석

1) 고용노동부는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경우 도급을 준 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ㆍ관리한다면(자기공사자) 도급인 책임을, 그렇지 않다면 건설공사발주자 책임을 지게 됨. 이 때 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ㆍ관리하는지 여부는 당해 건설공사가 사업의 유지 또는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인지, 상시적으로 발생하거나 이를 관리하는 부서 등 조직을 갖췄는지, 예측 가능한 업무인지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2) 자의적 해석에 대한 비판

고용노동부의 이러한 해석은 제조업체나 발전사, 조선소 등과 같은 비(非)건설업체 발주자들은 대부분 일정한 설비를 갖춘 사업장을 가지고 있어, ① 설비 유지관리ㆍ운영은 모든 사업장의 필수적인 업무이고, ② 설비 유지관리ㆍ운영 부서 등이 상당수 존재하며, ③ 정기적인 유지ㆍ보수 업무는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예측 가능한 업무라는 점에서, 이러한 기준에 의하면 모든 사업장의 유지ㆍ보수 관련 건설공사는 대부분 발주자가 시공을 주도해 총괄 관리하는 것이 돼 도급인 개념이 자의적으로 지나치게 확장되는 문제가 있다.
 
3) 합리적 기준에 대한 제언

시공을 주도하는지 여부는 작업적ㆍ인적 요소와 관련돼 있으므로, 비건설업체가 건설공사(시설물 유지ㆍ보수 공사 등)를 발주하는 경우에 '시공을 주도(主導)하다'는 것은 '주동적인 처지가 돼 시공을 이끌다'라는 사전적 의미에 기초하면, 일반적으로, 수급인(전문 시공업체)이 공사의 전문성을 가지고 근로자를 지휘해 해당 공정ㆍ작업을 진행하므로 시공을 주도한다. 예외적으로, 도급인 사업장 내에서 도급인 사업의 일부를 도급해 도급인 근로자와 수급인 근로자가 혼재작업 하는 경우 등에는 발주자(도급인)가 시공을 주도해 총괄 관리하는 경우에 해당해 도급인 책임을 지게 된다.
 
나. 법원 판례(울산지방법원 2021.11.11. 선고 2021고단1782 판결)
 
1) 판결 요지


제조업체 공장의 지붕보수 공사 중 수급인 근로자의 추락 사망사고 사건에서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즉, "산안법의 입법취지 등에 비춰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 관리하지 않는 자'는 실제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ᆞ관리하지 아니한 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ᆞ관리해야 할 지위에 있지 않은 자'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그리고,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ᆞ 관리해야 할 지위에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실질적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① 발주자 사업의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일부에 해당하는 주요 기계의 유지ㆍ보수 공사 등을 사내 하도급한 경우, ② 발주자가 시공을 주도해 총괄 관리해야만 제거할 수 있는 특수한 위험요소 존재, ③ 전문성과 안전조치 능력을 갖추지 못한 영세한 수급인에게 하도급을 준 경우

2) 판결 의의

이러한 건설공사발주자의 개념과 판단기준은 고용노동부의 기존 해석 보다 진일보한 것으로서 규범적 정당화 관점에서 타당한 면이 있으나, 죄형법정주의의 엄격해석 원칙에 비추어 보면, 여전히 '시공을 주도해'라는 문언의 가능한 의미 범위를 벗어난 유추해석이라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3. 도급관계에서의 중처법상 의무주체(제5조 단서 해석 관련)

건설공사발주자는 시공을 주도하는 지위에 있지 않더라도, 위 판결의 판시와 같이 해당 시설 등에 발주자의 위상ㆍ역할과 관련된 특수한 위험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발주자가 그 시설 등의 물리적ㆍ공간적 위험요소에 대해 규범적 통제ㆍ관리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도급인의 사업장은 도급인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먼저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장의 개념을 살펴보고, 다음으로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한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의 의미를 살펴보며, 마지막으로 중처법 제4조와 제5조의 관계와 관련된 4가지 유형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가. 사업주나 법인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의미(제4조의 적용대상)

1) 산안법상 도급인이 지배ㆍ관리하는 장소


고용노동부는 "도급인이 지배ㆍ관리하는 장소와 관련해, 지배ㆍ관리란 도급인이 해당 장소의 유해ㆍ위험요인을 인지하고 이를 관리ㆍ개선하는 등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업장의 노출된 유해ㆍ위험요인 인지(認知)는 해당 작업장소에서 도급인뿐만 아니라, 수급인 등도 육안검사 등으로 인지 가능하고, 인지한 자는 관리ㆍ개선 노력을 할 수 있으므로, 도급인 지배ㆍ관리의 주된 판단요소로는 부적절하다고 하겠다.
 
2) 중처법 제4조상 '실질적 지배ㆍ운영ㆍ관리'의 의미

중처법은 산안법상의 '지배ㆍ관리'에 더해 '운영'이라는 개념이 추가됐으므로, 고용노동부는 앞에서 살펴본 '지배ㆍ관리'의 해석에 추가해 '운영'의 개념을 경영적 관점에서 "하나의 사업 목적 하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조직, 인력, 예산 등에 대한 결정을 총괄해 행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법 제4조의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이란 하나의 사업 목적 하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조직ㆍ인력ㆍ예산 등에 대한 결정을 총괄해 행사하는 것으로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의 유해ᆞㆍ위험요인을 인지하고 방지할 수 있도록 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 사업주나 법인이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의 의미(제5조 단서 요건)

1) 고용노동부 해석


제5조는 개인사업주나 법인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닌 경우에도 그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도급인 등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종사자에 대한 안전ㆍ보건 확보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라고 하면서 제5조 단서의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란, 중대산업재해 발생 원인을 살펴 사업주나 법인이 해당 시설이나 장비 그리고 장소에 관한 소유권, 임차권, 그 밖에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위험에 대한 제어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특히, 도급인의 사업장 내 또는 사업장 밖이라도 도급인이 작업장소를 제공 또는 지정하고 지배ㆍ관리하는 장소(산안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른 21개 위험장소)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아닌 경우에도, 해당 작업과 관련한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소유권, 임차권, 그 밖에 사실상의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 제5조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해석한다.
 
2) 비판적 검토

이러한 해설은 해당 시설 등의 소유자인 도급인에게 시설 등의 사용, 수익, 처분 권한이 있다고 보아 도급인(소유자)이 시설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을 부담한다고 확대 해석해 제5조 단서에 따라 도급인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3) 합리적 판단기준에 대한 제언

산안법상 도급인 표지는 시공의 주도(또는 주도하는 지위) 여부이고, 중처법 제4조, 제5조의 의무주체 요건은 사업장 또는 그 일부를 이루는 시설, 장소 등의 유해ㆍ위험요소에 대한 규범적 통제책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두 법은 별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중처법 제5조 단서는 실질적인 지배ㆍ운영ㆍ관리 대상을 "시설, 장비, 장소 등"으로 규정하고 있고, 엄격해석의 원칙상 이질적인 "작업(자)"을 그 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하겠다.
따라서, 문언해석에 기반한 엄격해석에 따라 다음과 같은 합리적 해석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① 먼저 실질적인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의 판단요소로 장소적ㆍ물리적 관념 하에 "현장(장소) 통제가능성"을 주된 기준으로 해,
② 권한과 책임은 상응하므로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수 있다.
▶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의 소유권, 임차권, 점유권 등 권원
▶ 현장출입 등 작업장소에 대한 통제권한 유무
▶ 사업주의 지휘ㆍ감독권이 미칠 수 있는 관리감독책임자의 파견 여부
▶ 안전 인력ㆍ조직, 예산 투입권한 등
③ 마지막으로 형사책임은 결과책임이 아니라 행위책임이므로, 제5조 단서 적용은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의 물적 위험요소로부터 제3자의 종사자의 안전ㆍ보건 확보를 위해 "법률 또는 계약관계"에 따른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로 한정해야 할 것이다.

다. 중처법 제4조와 제5조(본문, 단서)의 관계
 
제4조의 장소적 적용 대상은 사업주나 법인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어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이하 '경영책임자등')은 경영적 차원에서의 안전 제어 및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범위에서 모든 종사자를 위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반면, 제5조 단서의 의미는 법인 등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장)이 아닌 제3자의 독립된 사업(장)에서는 도급인 경영책임자등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주체가 아니지만, 예외적으로 수급인의 작업 장소 등에 대해 구체적 위험 제거ㆍ감소 능력을 가지고 산업재해 예방 필요성이 요청되는 경우로서 법적ㆍ규범적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제3자의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이다.

이하에서는 제5조 단서가 제4조에 대한 특별규정으로서 발주자(도급인)의 책임을 한정한 면책규정으로 보고, 발주자(도급인)의 사업 또는 작업과 업무적 관련성이 있는 공사(이하 '유관(有關)공사')와 발주자의 사업 또는 작업과 업무적 관련성이 없는 공사(이하 '무관(無關)공사')로 구분한 다음, 발주자가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장인지 여부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제1유형 : 발주자(도급인)의 사업장에서의 전형적인 유관공사 발주

첫 번째 유형은 비건설업체(제조업체 등)인 도급인이 도급인의 사업장 내에서 주요 시설물의 유지ㆍ보수공사를 수급인 업체와 공동 작업을 하거나, 핵심 기계설비 설치ㆍ해체 공사 등 상시적으로 필요한 유관공사를 공간적으로 상당수 구분돼 발주하는 경우이다. 즉 도급인(발주자)이 시설물 등 소유자로서 현장 통제가능성이 있으며, 도급인만이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어 주도적으로 시공을 총괄ㆍ관리하면서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의 구체적 위험 제어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이다.

건설공사발주자가 시공주도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산안법상 도급인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고, 나아가 도급인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장(사업장 밖이라도 도급인이 작업장소를 제공 또는 지정하고 지배 관리하는 시행령상 21개 장소 포함)에서 도급인의 작업과 업무적 관련성이 있는 도급업무가 이루어지는 경우이므로, 도급인이 장소적 지배ㆍ통제 책임이 있어 제4조의 의무주체에 해당한다고 본다.

2) 제2유형 : 발주자(도급인)의 사업장 내 별개 장소에서의 유관공사 발주

두 번째 유형은 발주자(도급인) 사업장 내의 공간적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일정한 장소에서 수급인이 공장 신축공사, 증축공사, 대정비공사 등을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자[해당 사업장의 소유자인 발주자(도급인)]와 시설ㆍ장소를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자(점유자인 수급인)가 다른 경우, 누가 중처법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제4조와 제5조가 충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가) 견해 대립

① 제1설: 발주자(도급인) 면책 긍정설


제1설은 수급인의 작업내용이 발주자 업무와 관련성이 있으나 작업 태양이 상이하고, 시공을 주도하는 전문 수급인이 공사기간 동안 '현장 통제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당 사업장 전체 부지의 소유자는 발주자(도급인)이지만, 당해 공사현장은 수급인의 관리범위 안에 있는 수급인의 사업장으로 해당 시설, 장소에 국한해서는 수급인이 점유자로서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수급인이 제4조의 의무주체에 해당한다는 견해이다. 이 견해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도급인)가 전체 사업장의 소유자로서 제4조와 제5조 본문에 의한 의무주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발주자에게 수급인 점유의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한 실질적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이 전적으로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발주자는 제5조 단서에 따라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한 '위험 제거 책임'이 면책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② 제2설: 발주자(도급인) 면책 부정설

제2설은 발주자(도급인)가 시공 주도해 총괄 관리하므로 산안법상 '도급인 지위'와 책임을 부담해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종사자(하청 근로자 포함)에 대한 제4조, 제5조 본문에 의한 의무주체에 해당한다는 견해이다. 이 견해에 의하면, 도급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5조 단서에 의해 면책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째, 입법 취지(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원청 책임의 강화)와 목적(경영책임자등의 처벌을 통한 중대재해 예방) 등에 비추어, 재해예방능력이 있는 도급인(원청)의 경영책임자가 쉽게 면책된다고 볼 수 없다.

둘째, 유관공사의 도급인 지위에서 산안법상 안전ㆍ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해 해당 시설, 장소 등의 구체적 위험 제어ㆍ통제 책임이 요청되므로 제5조 단서의 시설,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해야 하는 법적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셋째, 도급인 소유의 해당 장소, 시설 등에 대해 전적으로 수급인(만)의 독자적 책임 아래 있다고 보기 어려워, 제5조 단서의 "시설, 장비, (작업)장소" 사이의 상호관계를 '또는(or)'의 관계로 해석하고, "지배ㆍ운영ㆍ관리"의 가운데 점(·)도 '또는(or)'의 관계로 보아 각각의 지배자와 운영자 및 관리자가 따로 존재하는 경우에도 발주자(도급인)ㆍ수급인 등 관련 주체들 모두 '예방(이행)의무'의 주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나) 검토 : 제1설 타당

중대재해 예방 단계에서는 '원청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 강화를 통한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입법자의 의사를 고려해 도급인은 면책이 되지 않고, 도급인의 경영책임자 및 수급인의 경영책임자 양자 모두 의무주체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 단계에서는 입법자의 의사를 고려하더라도 구체적 문언의 의미를 넘어 처벌범위를 확장하는 해석은 허용할 수 없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발주자가 '시공을 주도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하므로, 산안법상 도급인에 해당함을 전제로 도급인 사업장에서의 중처법상 의무주체에도 해당한다는 제2설의 논거는 타당하지 않다.

생각건대, 지배ㆍ운영ㆍ관리를 형법해석의 원칙인 엄격해석에 입각해 '그리고(and)'의 관계로 보면, 소유자이되 간접점유자에 불과한 발주자(도급인)가 직접 점유자인 수급인을 젖히고 시설, 장비, 장소 등의 '운영과 주된(실질적/직접적ㆍ구체적) 관리'까지 한다고 볼 수 없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며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해 제5조 단서에 따라 제5조 본문의 의무(책임)에서 벗어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

3) 제3유형: 발주자(도급인)의 사업장 내 별개 장소에서의 무관공사 발주

세 번째 유형은 발주자 사업장 내 공간적으로 확실히 구분된 장소에서 발주자 업무와 무관 공사(예, 구내식당의 보수공사, 엘리베이터 설치ㆍ해체공사 등)를 발주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수급인의 작업장소가 발주자 부지 내에 있더라도 작업태양이 현저히 다르고 노무관리가 구분되는 경우 등에는 별개의 독립된 사업장으로 보므로 그 공사의 전문성이 없는 발주자가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한 실질적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발주자(도급인)의 사업장 내 '별개의 수급인 사업장'에서의 무관공사가 발주된 경우에는 발주자에게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한 실질적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 책임이 없어 제5조 단서에 따라 면책된다고 할 것이다.
 
4) 제4유형: 수급인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유관공사 발주

제5조는 발주자(도급인)가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닌 제3자의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인 경우를 전제하고 있다.
 
(가) 제4-①유형

유관공사의 작업 장소가 도급인 사업장이 아닌 별개의 독립된 수급인 사업(장)이므로 원칙적으로 발주자(도급인)는 안전보건확보 의무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제4조 의무주체에 해당하는 수급인 경영책임자등의 자율성ㆍ독자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발주자 사업장과 공간적으로 확실히 떨어져 있는 별개 장소에서의 신축 건설공사 발주 등을 상정할 수 있다. 발주자가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장소와 공간적으로 확연히 떨어져 있는 별개의 장소에서 시공업체에 건설공사를 발주해 건설공사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발주자가 해당 부지의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발주자에게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며 관리하는 책임이 있다고 볼 여지는 없다고 하겠다. 이 경우에는 시공을 주도하는 수급인의 경영책임자등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수급인 사업장에서의 종사자에 대한 제4조의 의무 주체에 해당한다.
 
(나) 제4-②유형

예외적으로, 발주자가 수급인의 작업 장소, 시설, 장비 등에 대해 소유권, 임차권, 그 밖에 사실상 지배력을 가지고 발주자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는 특수한 위험요소가 있어, 구체적 위험제거ㆍ감소 등 개선 능력이나 필요성이 요청되는 경우로서 물적 위험요소에 대한 법적ㆍ규범적 위험제어ㆍ통제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제5조 단서에 따라 발주자의 경영책임자는 제3자의 종사자에 대해서만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부담한다(제5조 본문의 의무주체 해당).

그러나, 실무상 수급인 사업장 내 수급인의 작업 장소는 수급인의 직접적ㆍ구체적 관리 아래 있는 곳이므로, 발주자가 그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이 있는 경우를 상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발주자(도급인) 사업장 '밖'의 안전시설이나 주요설비 등이 발주자가 제공하거나 지정한 경우로서, 수급인이 임의로 설치ㆍ해체 및 변경할 수 없거나, 도급인과 협의해야 가능한 경우에는 발주자(도급인)의 지배ㆍ관리(책임) 범주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발주자가 시설 등의 소유자로서 설치ㆍ해체ㆍ변경에 대한 승인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 밖에 다른 권한(작업장소ㆍ작업 통제권한, 업무ㆍ비상 상황 등에 대한 보고ㆍ지휘체계, 안전 인력ㆍ예산 편성 및 집행권한 등)은 수급인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발주자(도급인)가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한다고 볼 수 없어, 발주자는 오히려 제5조 단서에 따라 그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해석된다.
 
4. 건설공사발주자의 중처법상 의무 범위
 
발주자(도급인)가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장이 아닌 수급인 사업장 내에서 유관공사를 수행하는 수급인의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ㆍ운영ㆍ관리 책임이 있어 제5조 단서에 따라 의무주체가 되는 경우(제4-②유형)에 그 의무범위가 문제될 수 있다.

생각건대, 제4-②유형에서의 의무범위는 제1유형에서의 전형적인 의무범위와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제5조 단서에 따라 예외적으로 부담하는 '제3자의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확보 의무'의 범위는 제4조 제1항 4호 의무 이행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래서 건설공사발주자의 경영책임자는 산안법상 건설공사발주자로서의 재해예방의무 이행 등에 필요한 관리상 조치를 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예외적으로 건설공사발주자가 수급인 사업장에서 제5조의 의무주체가 돼 자기 종사자가 아닌 제3의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제4조 1호, 2호, 3호 의무의 이행까지 강제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5. 마무리
 
중처법은 입법과정에서부터 '명확성 원칙' 위반 등 위헌성 논란이 있는 법률이므로, 법 적용에 있어 입법 실패에 대응한 법해석이 요구된다. 따라서 불명확한 법률의 참된 내용을 찾기 위해서는 입법자의 의사를 고려하되, 합리적 범위 안에서 체계적ㆍ객관적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중처법은 엄중한 형사처벌법이므로, 자의적 확대해석으로 인해 형벌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른 '엄격한 제한해석'이 관철돼야 한다.

그러므로 형벌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따라 제5조 단서의 '지배ㆍ운영ㆍ관리'를 해석함에 있어, "사법(司法)작용 영역에서 '그리고(and)'의 관계로 보아 법관의 판결에 의해 형사 책임귀속주체를 확정하는 것"과 "중대재해 예방영역에서 '또는(or)'의 관계로 보아 행정기관의 확대해석에 의해 잠재적 예방의무주체를 복수로 선정하는 것"은 분명하게 구별돼야 한다. 수사ㆍ재판단계에서는 중대재해 사고 원인을 객관적ㆍ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누구의 책임영역에 속하는지 파악해 결과 발생의 책임을 의무위반한 어떤 주체에게 객관적으로 귀속 가능한지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실무상 제5조 단서는 책임주의 원칙에 따라 발주자(도급인)의 '책임확장' 규정이 아니라, 발주자(도급인)의 '책임 한정' 또는 '면책' 규정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합리적인 고용노동부 등 해석지침과 법원 판례의 형성을 기대한다.
김영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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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정리해고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최근 판례 동향
  • 5근로자의 작업중지권
  • 6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4조 3호의 해석ㆍ운영 경향과 과제
  • 7부당해고기간 미지급 임금, 중간수입 공제는?
  • 8징계사실 사내 게시, 명예훼손일까?
  • 9괴롭힘 증거로 몰래 한 녹음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 10창원지법 판결로 본 노무사 직무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