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2-08-01 09:10:00 수정 : 2022-08-01 09:49:30

직장 내 괴롭힘 피해근로자 인사조치 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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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호 vol.375]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월간노동법률] 권영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시행 3년 피해근로자 인사조치의 필요성


2019. 7. 16.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어느덧 3년을 맞았다. 2021년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사건은 폭언 39.72%, 부당인사 16.94%다. 이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의 일반적 모습은 인사권을 가진 관리자가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근로자를 상대로 언어폭력을 하거나 인사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했던 사건에서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해근로자 보호의 필요성은 낮아지고 그에 대한 적절한 인사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 후속조치가 이뤄진 이후에도, 피해근로자가 여전히 사용자의 보호조치 미흡을 주장하거나 가해자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조치를 요구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였기는 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징계책임을 졌고 전보 등의 인사조치를 감수했는데, 언제까지 피해근로자의 무리한 요구를 참아야 하느냐'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용자 역시 사건 처리 이후 피해근로자의 요구가 지나치거나, 그의 성실성이 저하됐다고 판단될 때에는 피해근로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고려하게 된다.

2.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리한 처우와 형사처벌 가능성

가. 형사처벌의 대상인 불리한 처우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인사조치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사용자로 해금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대법원 2022. 7. 12. 선고 2022도4925 판결(이하 대상판결)의 검토

최근 대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피해근로자에게 해고 후 복직ㆍ전보발령 등의 조치를 한 사업주에 대해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다룬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고 형량도 낮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조금 상세히 살펴보자.

① 사실관계

피해근로자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을 회사에 신고했는데 사용자는 한 달 뒤에 피해근로자의 근무장소를 변경하는 전보명령을 했다. 변경된 근무장소는 주거지까지의 거리가 매우 멀어서 첫 버스를 타더라도 출근 시간 전에 도착할 수 없었고, 피해근로자는 간병이 필요한 가족이 있음에도 출퇴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불이익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1심 법원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1. 4. 6. 선고 2020고단245 판결). 사용자가 항소(청주지방법원 2022. 4. 13. 선고 2021노438 판결) 및 상고(대상판결)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②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더라도 처벌

대상판결의 사용자는 '회사의 사실조사 및 외부인사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피해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없다고 판단됐으므로, 그 후의 전보조치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규정은) 사용자에 대해 피해근로자의 해고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할 뿐, 그 적용 범위나 기간을 제한하거나 사용자의 사실확인 조사 여부에 따라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중략)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피해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곧바로 상실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③ 인사조치를 정당화할 이유 있어도 형사처벌 대상 될 수 있어

대상판결의 사용자는 '피해근로자의 새로운 근무지는 원거리 거주 직원에게 기숙사로 아파트를 제공하고 기존 근무지는 일일 식수인원 1680명에 조리원 5명, 영양사가 다른 병원 소속인 반면, 변경된 근무지는 일일 식수인원 240명에 조리원 4명, 영양사가 같은 회사 소속이므로 노동 강도나 의사소통에서 더 낫고, 시설 역시 낙후된 기존 근무지에 비해 새로운 근무지가 더 쾌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의 기존 근무지에 비해 전보지의 객관적 근무환경이 더 나은 사실, 그리고 전보 자체만 놓고 보면 피해근로자에게 그리 과하지 않은 정도의 불리한 처우로 볼 여지도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판단했다.

④ 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직후 조치ㆍ사실조사ㆍ사후 조치 등 절차도 고려

대상판결의 항소심은,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불리한 조치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의 판시사항을 원용해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1)그러한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2)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3)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 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인지, (4)피해근로자 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사업주의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5)그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해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6)사업주의 조치에 대해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상판결은 사용자가 괴롭힘 신고를 접수받고 이틀 뒤에 피해근로자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해고했다가 복직명령과 동시에 전보처분을 결정한 점, 대표이사와 인사담당자가 피해를 호소한 사람들의 진술을 녹음해 가해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명예훼손 고소를 용이하게 한 점, 인사위원회에서 피해근로자의 의견은 듣지 않고 가해자의 의견만 청취하면서 사실조사를 부실하게 한 점, 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전보로 인정한 점 등을 들어 피해근로자에 대한 전보발령을 불리한 처우로 인정했다.

3.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인사조치 시 고려해야 할 사항

앞서 본 시사점들을 종합하면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치들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첫째, 사용자는 최초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있을 때 객관적인 사실조사를 거쳐 가해자에 대해 합당한 징계처분 및 피해근로자를 위한 보호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사건 초기부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회사는 위계질서 유지를 위해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고려하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형사책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둘째,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중에서 아직 활용하지 않은 방법이 있다면 최대한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근로복지공단이 제공하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에 참여하게 하거나 취업규칙상 허용되는 유급휴직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셋째,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확인하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 피해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했음에도 피해근로자가 무리한 요구를 계속한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극적인 불이익조치로 나아가기보다는 피해근로자 요구를 거절하는 소극적 조치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이때 피해근로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 예를 들어 제재조치에 적용되는 비례의 원칙 내지 이중징계의 위법성 등을 들어 가해자에 대해 추가적인 불이익 처분을 하는 것이 부당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사실을 증명할 자료를 남겨 둬야 한다. 이러한 설득 과정을 거침으로써 추후 사용자가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 불이익 조치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넷째, 이상의 조치를 모두 했음에도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이익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러한 인사조치(전보 또는 징계)가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선택한 불이익 조치가 인사발령이라면 그에 대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크지 않아야 하며 사전에 대상자와 성실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

징계처분을 선택한다면 대상자에게 취업규칙 위반으로 평가할 수 있는 비위행위가 존재해야 하고 선택한 징계양정이 적정해야 하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정한 징계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피해근로자의 요구가 자신의 피해 회복과 관련이 있다면 회사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것만으로 비위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약 저성과를 이유로 해고하고자 한다면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해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한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의 기준을 충족해야 할 것이다.
권영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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