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9-16 15:30:00 수정 : 2020-09-17 09:04:38

[Daily News] 재택근무 중 부상, 사용자 책임은?...재택근무 종합 매뉴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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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호 vol.353]
고용노동부가 재택근무 도입 절차와 법적 쟁점 등을 담은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공개했다. 매뉴얼은 학계 전문가, 기업 관계자 의견뿐만 아니라 국내외 전문자료 등을 토대로 마련됐다. 노동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뉴얼이 재택근무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택근무 매뉴얼, 도입 절차ㆍ의사소통 원칙 제시

노동부는 16일 오후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한 재택근무 우수기업 비대면 간담회에서 매뉴얼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매뉴얼 연구용역은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이 수행했다. 이 가운데 법적 쟁점은 조용만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매뉴얼에는 재택근무 도입 절차, 운영규정 작성, 복무관리 및 협업 등 인사조직 관리 방안, 법적 쟁점, 컨설팅 등 정부 지원제도, 기업 사례 등이 담겼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사진=뉴시스)

매뉴얼에 따르면 재택근무 도입 절차는 7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재택근무를 도입한다는 합의를 형성하고 준비사항을 점검한다. 이후 도입 범위와 대상을 선정하면 운영방법을 결정한다. 이어 업무환경 구축, 보완대책 마련 등을 완료하고 직장교육을 실시한다. 끝으로 재택근무 효과를 측정한다.

매뉴얼은 각 단계마다 필요한 점검표, 운영규정 등을 제공해 처음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조직 관리와 관련해서는 업무절차 명확화, 복무관리, 성과관리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재택근무 주요 과제인 의사소통, 팀 빌딩(Team Building, 팀 기능을 향상시키는 전략), 재택근무자 자기책임 등에 대한 내용도 다룬다.

매뉴얼은 재택근무자에 대한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 대표적인 우려 중 하나라면서 노사 간 신뢰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근태관리의 경우 업무시간과 양을 중시했던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

성과 관리를 할 때는 보이지 않는 정성적 성과를 배제하고 결과물이나 정량적 성과로만 평가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대신 팀 리더는 팀원들의 업무과정ㆍ업무시간ㆍ업무 피드백 관리를 원활히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재택근무를 할 때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법이나 화상회의 방법, 재택근무자 자기관리 요령을 다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매뉴얼은 효과적인 의사소통 원칙으로 '솔직함의 수호자'를 지정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솔직함의 수호자'는 회의 중 어떤 내용이 언급되지 않고 넘어가려고 할 때 이를 감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건설적 비판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기관리 요령으로는 ▲기상시간 등 일관된 하루 패턴 만들기 ▲적합한 작업시간대 찾기 ▲업무 집중 시간대 설정 등을 제시했다.

재택근무, 노사협의회만으로 도입 불가...산재 입증은 까다로워

법적 쟁점 분야는 주제별로 구분돼 있다. ▲재택근무 도입ㆍ실시 ▲근로시간ㆍ연장근로 및 휴식시간(휴게, 휴일) ▲복무관리 및 성과 평가 ▲임금ㆍ재택근무 비용 및 장비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대책 ▲안전보건 및 산재보상 등이다.

재택근무를 도입할 때는 원칙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무장소를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로계약서상 근무장소가 '회사가 지정한 장소'로 명시돼 있다면 인사명령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다만, 매뉴얼은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자와 협의해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재택근무 규정은 취업규칙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취업규칙에 반드시 명시해야 할 사항은 아니지만 상시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할 경우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협약으로 규정할 때는 정해진 사항이 없는 만큼 개별 사업장 노사가 합의해 정하면 된다.

노사협의회 의결만으로는 재택근무를 실시할 수 없다. 반드시 개별 근로자 동의나 취업규칙 변경, 단협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근로시간은 원칙적으로 출근할 때와 마찬가지로 통상적인 근로시간제가 적용된다. 사용자가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상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재택근무더라도 동일한 근로시간제를 적용받는다.

상시적인 근로시간 관리가 곤란하거나 적절하지 않다면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를 활용할 수 있다.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는 출장 등의 사유로 사업장 밖에서 근무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울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가 정한 시간만큼 근무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업무 특성상 근로자 재량이 필요한 업무라면 재량근로시간제도 활용 가능하다.

재택근무자도 별도로 정한 사항이 없을 경우 근로기준법상 휴게ㆍ휴일 규정을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다만, 재택근무 중 휴게시간과 별개로 육아ㆍ가사 등을 위해 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면 해당 시간에 대해 연차휴가 또는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자료=고용노동부

생후 1년 미만 유아가 있는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는 당사자 신청이 있을 경우 1일 2회 각각 30분 이상의 수유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해야 한다. 재택근무자 휴게시간을 분할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당사자 간 합의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

복무관리 규정은 별도로 정한 사항이 없다면 출근할 때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재택근무자는 근무시간 중 사용자 승인 없이 자택을 임의로 벗어나거나 자택에서 사적 용무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재택근무 특성상 근로시간과 사생활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상 활동은 양해해야 한다. 매뉴얼에 따르면 최소한의 일상 활동을 이유로 징계나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은 출근했을 때와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출근했을 경우에만 지급되던 금품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올 수 있다.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리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이를 명확히 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재택근무 비용은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다만, 매뉴얼은 재택근무에 사용되는 전기ㆍ통신비 등을 어떻게 부담할지 정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실비 변상 목적으로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무로 사용된 비용과 사적으로 쓰인 금액을 구분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 실비 변상 목적으로 지급되는 일정 금액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

재택근무도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사업주가 현실적으로 지배ㆍ관리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근무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일부 규정만 적용될 수 있다.

사용자는 재택근무자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지 작업환경에 관한 기준을 정해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작업환경 개선 비용을 지원하는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재택근무 중 사적 행위를 하다 다쳤다 해도 무조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재택근무 특성을 감안해 업무상 재해 여부를 살펴야 한다.

재택근무의 경우 근로자가 자택에서 혼자 일하는 형태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업무 연관성을 입증하는 게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근무시간 기록, 사고발생 시간ㆍ장소 및 경위의 실시간 보고 내용 등을 토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재택근무 중 의자에서 일어나 한걸음 걷다 다리가 풀려 주저 않은 근로자가 통증이 심해 병원 진찰을 받은 결과, 골절로 판명돼 산재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매뉴얼, 노사가 합의해야 할 문제 안내하는 역할"

재택근무는 노사 간 합의로 도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노사가 협의해야 할 문제를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춘 매뉴얼이라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도입할 때 근로자가 동의하는 문제도 있고, 어디에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어떤 요소를 담아야 하는지, 실제 시행했을 때 근로시간이나 휴게시간을 어떻게 관리할지, 근로시간 중에 다쳤을 때 사용자가 어디까지 보상할 의무가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매뉴얼은 노동부가 지난 4월 발표한 가이드라인보다 폭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당시 가이드라인은 근로기준법에 어긋나지 않게 재택근무를 도입ㆍ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매뉴얼은 이 같은 법적 쟁점뿐만 아니라 인사조직 관리 분야, 재택근무 인프라, 정부지원제도, 도입 사례 등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도입 사례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을 포함한 총 9개 기업 사례가 소개됐다. 간담회에는 NHN,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 지비스타일 등 3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재택근무를 잘 정착시키는 것은 단순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일하는 방식 혁신의 기회도 될 수 있다"며 "이번에 발간한 매뉴얼이 산업현장에서 신뢰와 이해 속에 재택근무를 잘 정착시켜 나가는 길잡이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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