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 시민사회단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2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거리로 나선다. 이들은 국회ㆍ정부 등 사회 곳곳의 '적폐세력'들이 촛불에 담긴 정신을 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촛불정부'를 표방한 현 정부 또한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10월 2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박근혜 퇴진촛불 2주년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 주최로 박근혜 퇴진촛불 2주년 기념대회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희숙 전 퇴진행동기록기념위원회 사무국장 사회 아래 약 30분 동안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 이승훈 시민사회연대회의 처장,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 등이 참석해 '적폐' 청산을 거듭 촉구했다.

조직위는 기자회견에 앞서 개혁과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기자회견문과 함께 배포한 '촛불 개혁과제 점검 및 촛불 요구'라는 이름의 문서에는 ▲남북관계 외교안보 ▲재벌체제 개혁 ▲공안통치기구 개혁 ▲정치선거제도 개혁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권 등 총 11개 분야에 대한 개혁 추진 평가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정부가 한반도 평화, 교육무상화 정책, 강사법 개정 등 일부 분야에서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ㆍ노동자 생명 및 안전 기본권 보장, 재난대응시스템, 미세먼지 저감 등의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재벌개혁, 국정원ㆍ검찰ㆍ경찰 등 '공안통치기구', 정치 분야 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늦어지고 아련해진 개혁"이라고 평가했다.

조직위는 문재인 정부가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권 분야'에서 역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노동정책은 과거 보수정권과 다를 바 없이 경제정책에 종속된 하위 파트너로 전락하는 모양새"라며 "공약했던 결사의 자유 관련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 할 권리' 보장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고,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공식적으로 파기됐다"고 비판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도 박한 점수를 받았다. 조직위는 "작년 문재인 대통령의 인천공항 방문을 계기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의욕적으로 추진됐으나 2017년 말까지 1단계로 추진한 결과는 말 그대로 용두사미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조직위는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ㆍ최저임금ㆍ부동산 문제 등 민생문제에 있어 준비되지 않은 대책으로 혼란이 커졌으며 이를 빌미로 적폐세력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촛불에 의해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정부 아래에서도 촛불 민의가 관철되지 못하는 현실은 촛불의 주역인 국민이 다시금 당시의 민의를 성찰하고, 그 실현을 위해 투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국민들에게 촛불 민의 관철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직위는 오는 10월 27일 오후 5시 30분 서울 광화문광장 등 전국 각지에서 촛불 2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조직위는 적폐청산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사회 대개혁'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