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고용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국책연구원 소속 연구위원의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5월 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하는 '문재인정부 1주년 고용노동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문재인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최저임금 인상, 노동존중사회 실현 등 정부 주요 고용노동정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저임금 인상, 고용량에 영향 미치지 않아"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홍민기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사업체노동력조사, 고용보험자료와 고용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적어도 올해 3월까지의 고용량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음식숙박업의 고용은 2016년 7월 이후 감소 추세를 지속해왔다. 즉, 최저임금이 인상되지 않았더라도 음식숙박업의 경우 고용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용추세를 감안하지 않으면 고용감소 현상이 최저임금의 영향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게 홍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고용형태에 상관없이 고용량에 대한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밝혔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그는 "근로시간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며 "상용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유의하게 감소했고, 임시근로자의 근로시간 감소폭은 크지만 유의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홍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시간이 감소한 것은 다른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근로시간 감소는 다른 변수의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홍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은 다른 변수의 영향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다만 홍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1~3월을 대상으로 진행한 분석인 만큼 향후 추이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고용노동 정책과 경제산업 정책 보조 맞춰야"
발제자로 나선 김승택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장의 동향 분석을 바탕으로 기존 일자리정책의 보완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실업률이 2013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정부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청년층 실업 문제, 베이비붐 세대의 실업자 전락으로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이러한 추세를 뒤집는 반전의 계기가 있기를 바란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선임연구위원은 고용노동 정책과 경제산업 정책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고용노동 정책과 경제산업 정책이 균형을 맞춰야 일자리 창출의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효과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산업 구조조정 부분에 대해 연착륙할 수 있는 정책도 속력을 내고, 중소기업이 청년을 고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신해야 정부가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등 근본 대책 부재
발제를 맡은 김유빈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청년들의 삶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또한 고학력 청년층의 실업률 증가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근본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김유빈 연구위원은 "청년들의 열악한 일자리 문제는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청년층 취업자수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취업자 비중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중 고학력 청년들의 실업률 증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미스매치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지연되는 이유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이영민 숙명여대 교수는 "청년고용 문제가 심화되는 원인은 경기침체, 노동시장 이중구조, 대ㆍ중소기업 격차, 기술혁신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고용서비스 전달체계문제 등 다차원적"이라며 "청년들에게 체감도 높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숙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토론회는 주제별로 각각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류장수 부경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1부에서는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김유빈 연구위원, 홍민기 선임연구위원이 ▲일자리정책 평가 ▲청년고용정책 방향 및 과제 ▲최저임금 인상 고용 효과 순으로 발제를 맡았다.
2부에서는 같은 연구원 소속 이정희 연구위원과 김근주 연구위원, 이장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자로 나서 ▲노동존중사회 실현ㆍ노사관계 ▲근로시간법제 현황 및 과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현황 및 과제를 각각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약 4시간 동안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