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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2-03-07 14:49:40

    수정 : 2022-03-07 14:49:35

직장 내 성희롱과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

2022-03-07 14:49:40



직장 내 성희롱과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
[2022년 3월호 vol.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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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월간노동법률] 신은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1. 들어가며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직원 A 씨는 같은 회사 직장 동료 직원 B 씨가 회식 자리에서 자기 허벅지를 만졌다고 주장한다. 회사에 대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신고를 한다. 동시에 강제추행을 범죄사실로 해 B 씨를 형사 고소했다. 문제는 A 씨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회사 내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내 인트라넷 공개 게시판을 신고 창구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해당 게시글로 인해 사내 직원들이 B 씨를 집단으로 비난하기 시작했고, 사내에 심각한 소란이 발생해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B 씨는 비난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그런데 이후 수사기관은 A 씨와 B 씨가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며 허벅지를 만지고 있는 CCTV 영상을 핵심 근거로 B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했고, 이러한 수사기관의 결과를 참고해 회사 역시 A 씨의 신고 사실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경우 회사는 A 씨에 대해 직장 질서 문란 등을 이유로 징계할 수 있을 것인가.

    2. 직장 내 성희롱 관련 불리한 조치 금지 의무

    직장 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은 현재도 그 어떤 비위행위보다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은 조직문화 개선을 제일의 화두로 삼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임을 명확히 하고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사전 예방 의무와 사후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사업주에게 형사처벌이 내려질 수 있고, 실무상 고용노동부는 행위자로서 대표이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수사기관 역시 대표이사에 대한 조사·기소를 진행한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 피해를 본 근로자뿐만 아니라 성희롱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도 부당한 인사 조치 등 불리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되고, 이러한 의무 위반 시 대표이사 등 행위자뿐 아니라 양벌규정으로 법인도 처벌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난해 7월 21일 R 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불리한 조치를 한 R 자동차 간부에 대해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0도16858 판결).

    대법원은 2017년 12월 R 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남녀고용평등법상 금지하고 있는 '불리한 조치'의 기준을 제시하는 판결을 선고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해당 판결은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사업주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피해를 구제할 의무를 부담하는데도 오히려 불리한 조치나 대우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가 피해를 감내하고 문제를 덮어버리도록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이상의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 위 규정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구제할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피해자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할 때 이차적 피해를 염려하지 않고 사업주가 가해자를 징계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리라고 신뢰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고 해 '불리한 조치'를 금지하는 취지에 대해 판시하고 있다.

    또한 위 대법원판결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본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그러나 사업주의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다면 위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또한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 조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라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①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②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③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 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④피해근로자 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⑤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⑥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해 '불리한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즉 정리하면,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 피해를 본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 그 자체를 이유로 회사가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할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현행 제14조 제6항)을 위반한 것이나, 직장 내 성희롱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를 이유로 한 것이라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 직장 내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신고자에 대한 조치

    위 대법원판결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다면 남녀고용평등법상 불리한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직장 내 성희롱 신고자에게 직장 내 성희롱과 명백히 구분되는 별도의 비위행위(배임, 횡령 등 완전 별개의 종류의 사규 또는 법령위반)가 존재하고, 이를 징계 사유로 해 징계처분을 할 경우 시기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신고와 근접하더라도 이는 불리한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가정해본 사례와 같이 직장 내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회사는 신고자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과정에서 야기시킨 일련의 소란행위 및 가해자로 지목된 근로자에 대한 명예훼손 등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점을 별도의 비위행위로 삼아 신고자를 징계하는 것은 '불리한 조치'에 해당할 것인지는 여전히 명확히 해결되지 않는다.

    직장 내 성희롱이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악용해 신고하거나, 허위 사실에 근거해 신고한 사안의 경우, 회사입장에서는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해 조사를 해야 하므로 회사의 시간과 노력을 헛되이 소모하게 하는 문제가 있고, 가해자로 지목된 근로자 입장에서는 조사 기간 사내 평판이 악화하거나 신고 내용이 사내에 공개됐을 경우 또 다른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 

    만약 실제로 그러했다면 신고자에게는 직장 질서를 위반한 별도의 징계 사유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회사는 내부 징계기준에 따라 신고자에 대해 징계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회사로서는 해당 징계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불리한 조치에 해당할지 염려될 뿐만 아니라 해당 징계로 인한 법적 분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섣불리 신고자에 대해 징계처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 대법원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퇴사하기 전 피해 내용을 이메일로 회사 사람들에게 공개했더라도 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가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가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7도19516 판결),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4. 회사의 대응 방향

    남녀고용평등법상 불리한 조치와 관련한 추가적인 입법 또는 판결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회사로서는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분쟁을 방지하고,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근로자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신고에 대해 회사가 철저히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적절한 구제 조치를 할 것이라는 근로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와 동시에 허위 신고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 표명 역시 중요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신고 프로세스와 조사 프로세스를 구분해 각 프로세스별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사실에 대한 조사는 회사 내부 인사팀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이를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 또는 외부 전문가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고자 입장에서는 회사가 신고 사안을 신경 쓰고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어 긍정적이고, 회사 입장에서는 추후 이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또한 직장 내 성희롱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역시 가급적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전담하게 하고, 다소 애매한 사정이 있을 경우 추가로 외부 법률전문가로부터 법률 의견을 받는 것도 정당성 확보에 효과적이다.

    5. 결론

    결국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실질적인 신고권을 보장하고, 남녀고용평등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회사의 모든 구성원 참여하에 적극적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함으로써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을 예방하고 건강한 사내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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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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