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는 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6차 수정안으로 노동계 1만1020원, 경영계 1만150원을 제시됐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줄다리기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공익위원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사가 5차, 6차 수정안을 제출해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갔다.

최저임금 논의가 막바지에 가까워졌지만, 공익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지 않았다.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공익위원은 노사의 주장이 합의를 위한 수준까지 좁혀지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 개입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 1만1020원 vs 사 1만150원…간극 좁혀졌다

이날 노사는 5차, 6차 수정안을 연달아 제출했다. 근로자위원은 5차 수정안 1만1140원, 6차 수정안 1만1020원을 제출했다. 사용자위원은 5차 수정안 1만130원, 6차 수정안 1만150원을 제출했다. 6차 수정안으로 양측 요구안 차이는 870원로 좁혀졌다.
 
노동계는 올해 상반기도 소비자 물가가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지금의 최저임금으로는 생계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올해 낮은 경제성장률이 전망된다며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다면 영세ㆍ중소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소비자 물가 및 생계비가 인상된 수준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자 물가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경영계와 조율해 수정안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 나가고 있지만 아직 큰 간격이 있음에 유감"이라며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 물가가 2.2% 상승했다.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용은 한국의 물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과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수경제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2024년 생계비는 7.5% 인상된 반면 최저임금은 2.5% 인상에 그쳤고, 올해 최저임금은 1.7% 인상에 불과했다"며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이것이 노동계가 대폭 인상을 강력히 촉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국내 자영업자 폐업사업자 수를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더 올렸다가는 파급력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총괄전무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영세ㆍ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류 전무는 "폐업 사업자 또한 100만 명을 넘어섰고, 자영업자 대출은 1067조 원이다. 자영업자의 지불여력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며 "경제 여건까지 악화된 지금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다면 영세ㆍ중소기업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국가 경제 전반에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는 7월 8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