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부의 고용보험 개편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고용보험 적용기준이 소정 근로시간에서 실시간 소득 기반으로 전면 개편될 예정이다.
 
고용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고용부는 해당 개정안을 올해 10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보험은 1995년부터 주15시간(월60시간)의 소정 근로시간을 채워야만 가입이 가능했다. 소정 근로시간이 기준이기 때문에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힘든 플랫폼 종사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은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기 어려웠다.
 
이에 고용부는 고용보험 적용기준을 소정 근로시간에서 실시간 소득 기반으로 바꾸기로 했다.
 
고용부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고용보험의 적용기준은 소정 근로시간에서 보수(소득세법상 근로소득 중 비과세 근로소득)로 바뀐다. 적용기준이 되는 구체적인 소득액은 논의를 거쳐 시행령으로 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고용보험의 적용기준을 소득으로 바꿀 경우 국세소득자에 대한 전산 조회만으로 고용보험 가입이 누락된 근로자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고용부는 이후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근로자를 매월 확인해 직권 가입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복수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각각의 사업장에서 소득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합산한 소득이 소득기준을 넘는 경우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고용ㆍ산재보험의 징수기준도 변경된다. 기존에는 국세신고와 고용ㆍ산재보험 보수신고를 따로 해야 했다. 사업주가 근로복지공단에 근로자에게 지급한 전년도 보수 총액을 신고하면 공단은 전년도 월 평균 보수를 기준으로 당해 연도 고용ㆍ산재 보험료를 부과하고 실 보수와의 차액은 다음 연도 보수 총액 신고 시 별도로 정산했다.
 
앞으로는 고용ㆍ산재보험료 징수기준을 월 평균 보수에서 매월 신고하는 당해 연도 실 보수로 변경하면서 사업주의 이중신고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사업주가 국세청에 소속 근로자의 근로소득을 한 번만 신고하면 고용ㆍ산재보험료도 신고한 것으로 간주될 예정이다.
 
구직급여의 산정기준도 바뀐다. 기존의 구직급여 산정기준은 평균 임금이었기 때문에 구직급여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이직 전 임금을 확인해야 했다. 따라서 사업주가 임금을 포함한 이직확인서를 고용센터에 신고해야 했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구직급여 산정기준을 보험료 징수기준인 보수로 바꾸면서 납부한 보험료에 따라 간편하게 구직급여액을 산정할 수 있게 된다. 이후부터는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행정 절차도 빨라질 전망이다.
 
고용부는 향후 40일간 입법예고 기간에 이혜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 부처의 협의를 거쳐 올해 10월 중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권창준 고용부 차관은 "이번 개정안은 노ㆍ사ㆍ전문가가 우리나라 고용안전망의 문제점과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고용안전망의 미래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감을 이룬 결과물"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고용보험이 모든 일하는 사람의 보편적인 고용안전망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다른 사회보험의 관리체계 개선 방향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