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는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210원~1만440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을 노사 합의로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공익위원은 8차 수정안 끝에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날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사가 7차, 8차 수정안을 제출하며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는 하루를 넘겨 9일 새벽에 제11차 전원회의 개최로까지 이어지다가 폐회했다.
 
최저임금법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규율하고 있으나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해 이번 주까진 결정을 내야 한다. 이날 회의에서 최종 결정이 나지 못한 만큼 오는 10일 열리는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익위원, 1만210원~1만440원 사이에서 결정 요구
 
이날 노사는 7차, 8차 수정안을 연달아 제출했다. 근로자위원은 7차 수정안 1만1000원, 8차 수정안 1만900원을 제출했다. 사용자위원은 7차 수정안 1만170원, 8차 수정안 1만180원을 제출했다. 최초 요구안에서 1470원이었던 노사의 요구안 차이는 8차 수정안에서 양측 요구안에서 720원으로 좁혀졌다.
 
노사 합의를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공익위원은 8차 수정안에서 유의미하게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했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은 1만210원~1만440원이다. 심의 촉진 구간이 제시된 이후 개회한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는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하지 못하고 폐회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공익위원의 심의 촉진 구간 제시에 대해 반발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비혼 단신 생계비를 기준으로 삼았고, 작년 기준 비혼 단신 생계비는 263만 원이다. 최저임금은 최소한 노동자 생계비가 현실 임금을 보전하는 논의가 돼야 한다"며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전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사용자위원은 10원 단위로 성의 없는 수정안을 제출하고 있고, 공익위원은 이를 지켜보며 기계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회의에서도 노동계는 노사 합의는 상호 이해와 존중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공익위원은 노사 합의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결의를 보여 줬지만 노사 합의는 상호 이해와 존중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일"이라며 "근로자위원이 6차 수정안으로 제시한 1만1020원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생계를 고려한 적정한 수준이다. 예년과 다른 과감한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공익위원은 노사 합의를 통한 결정을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결정은 정부와 공익위원이 얼마나 공정한가에 달려 있다"며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에게 인간다운 삶을 위한 존엄한 사회적 결정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이미 최저임금이 경제적ㆍ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 원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주휴수당을 포함할 경우 1만2000원을 상회하고, 사회보험 같은 간접비용을 더하면 1만4000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총괄전무는 "오늘 회의가 최종회의라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며 "이미 최저임금은 사회보험 같은 간접비용을 더하면 1만4000원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인상률이 낮더라도 인상액이 크기 때문에 사업주에게는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전무는 "노동계의 6차 수정안대로 최저임금이 990원 인상될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 1인당 연 300만 원의 추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이 같은 급격한 부담 증가는 인력 감축이나 폐업이라는 어려운 선택의 기로로 내몰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전원회의는 7월 10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