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광장 민주주의를 일터 민주주의로 민주노총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산재를 감축하기 위해 50인 미만 사업장에 공동안전보건관리체계 등을 구축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광장 민주주의를 일터 민주주의로 민주노총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재명 정부가 산재 예방을 비롯한 노동안전 전반을 정부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오는 15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정부에 노동안전에 관한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산재 사망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사업장에 집중적인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50인 미만 사업장 공동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 ▲원하청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이주 노동자 산업재해 전담 부서 설치 등을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작업중지권 또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업중지권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산업안전공단이 2023년 10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업중지권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83.1%에 달했다. 민주노총은 작업중지권의 범위를 폭염, 폭우 등 기후위기에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오는 15일 노동부가 발표하는 대책에 맞춰 세부 과제를 정리해 나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산재를 감축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산재 사망 사고율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고 그러기 위해서는 산재 사고가 집중되는 영역부터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작업중지권과 현장 안전보건 활동 활성화 사업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정부는 노동안전 종합대책 이행을 위한 상설 특별위원회가 구성된다고 했다. 여기에 노동계의 참여를 적극 요구하고 참여할 예정이다. 산업안전과 관련해 보충해야 하는 법안 내용들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10월부터는 산업안전과 관련된 사업들을 좀 더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캠페인 선전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정리해서 진행하고자 한다. 작업중지권 선언 운동을 시작으로 산업안전 의제별 릴레이 워크샵 등도 개최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간담회에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적용하는 방안과 일터기본권을 요구하는 방안 둘 중 어떤 것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 실장은 "직종에 대한 구분 없이 전면 적용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 실장은 작업중지권의 확대가 파업이나 쟁의행위의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경영계의 우려에 대해 "노동조합이 작업중지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그 작업이 위험한 작업이라는 반증이다. 위험한 작업에 대해 작업중지권을 사용하는 것을 파업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라며 "금속노조의 사례에서는 안전보건 외의 영역에서 작업중지권을 남용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맺었다. 작업중지권을 파업으로 남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경영계의 지나친 추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청이 하청에 산업안전 관리 조치를 할 경우 위장도급이 될 수 있어 오히려 안전과 관련된 조치가 미흡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최 실장은 "산재 사망 사고가 집중돼 있는 제조업 산업이 철강, 조선 등인데 이들은 모두 복잡한 하도급 공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노동안전 의제의 교섭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공정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도 건재하고, 아마 당분간은 지금 같은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