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법률

  • 등록 : 2025-10-22 09:45:00

    수정 : 2025-10-22 09:51:02

[2025 노동 국감]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자 오류 은폐…국감서 질타

2025-10-22 09:45:00



한국산업인력공단 “시험 출제ㆍ채점에 AI 도입할 것…인력, 예산 도와 달라”
[2025년 11월호 vol.0]
  • 장바구니에 담기
  • 프린트
  • 작은글씨
  • 큰글씨
  •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가 개최됐다. (사진=뉴시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자를 잘못 발표했다가 정정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공시험 관리 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년 연속 합격자 발표 오류, 은폐로 일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전날 울산 중구 근로복지공단 본사에서 근로복지공단 등 고용노동부 산하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2년 연속 이어진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자 오류와 이를 은폐한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전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올해 실시한 공인노무사 1차 시험 2교시에 응시하지 않은 5명을 합격자로 발표했으나 뒤늦게 정정공고를 냈다. 지난해에도 동일한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별도의 정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재임하는 동안 공인노무사 시험에 오류가 다수 있었다"며 "오지선다형 시험에 사지선다형 답안지를 제공하기도 하고, 일주일 내에 시험 자료 유출이 2건이나 발생했고, 미응시자가 합격으로 처리된 사건이 2년 연속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뿐만 아니라 국가 자격 시험을 출제하는 위원이 수험 참고서를 판매하거나 공인노무사 등 15개 시험에 채점 기준이 없다"며 "시험을 주관하는 공단의 핵심은 신뢰와 공정인데, 이러한 신뢰가 바닥이다. 퇴진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2023년도에 1교시만 봤던 것을 1교시와 2교시로 분리했던 것이 2024년도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 합격자 발표 오류의 원인이었다"며 "지난해 발생한 1명의 합불 번복은 당시 그 학생이 2차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고 올해 1차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피해가 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올해 발생한 5명의 합격자 발표 오류는 전수조사를 통해 24시간 이내 공제했고, 이 모든 과정을 상급기관에 실시간으로 보고했다"고 답변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시험 출제와 합격자 발표 오류는 국가 자격시험 관리 기관으로서 심각한 수준의 관리 실패"라며 "앞으로의 재발 방지 대책과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말해 달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인력과 예산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시험 관리와 채점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오류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며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문제 출제 및 채점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인력과 예산에 대해 획기적으로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산재 전후 지원 미흡…PTSD 근로자 복귀까지 529일

    산업재해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는 근로자들이 치료가 끝난 뒤에도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회복과 일터 복귀 지원 제도가 실효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재해 트라우마 근로자의 직업 복귀율이 전체 산업재해 근로자의 3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최근 5년간 산재 PTSD 요양 기간을 보니 평균 529일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트라우마 피해자는 사고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직무 전환을 하려고 시도해도 근로복지공단의 지원이 전무하다"며 "직장적응훈련비 수급자가 매해 감소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8월까지는 수급자가 0명이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나"고 물었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직장적응훈련비가 충분한 인센티브가 되지 못했고 공단의 안내도 부족했던 것 같다"며 "사업주 훈련 외에도 공단이 직접 시행하는 트라우마 치료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내년에는 산업재해 트라우마 근로자 관련 사업에 대한 예산이 올해보다 5억 원 증액될 예정"이라며 "요양 종결 이후 심리 치유와 복귀 지원을 연계하는 토탈 케어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재해 사망 사고에 대한 예방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 17일 발생한 SK에너지 울산공장 폭발사고의 원인을 두고 사전예방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윤 의원은 "SK에너지 울산공장 폭발사고로 인해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원인은 뭐라고 보나. 직접 근로감독을 나가 보면 안전 매뉴얼은 잘 지켜지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김현중 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SK에너지 울산공장 폭발사고는 작업하는 과정에서 수소를 전부 다 배출했어야 했는데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환기를 하긴 했는데 배관 회로를 착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근로감독은 현장에 나가면 게재돼 있는 작업허가서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일일이 체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각 허가 단계마다 동영상을 첨부하자고 제안했다"며 "사후에 가더라도 동영상을 보면 정상적으로 작업을 허가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맨홀 작업 등에 있어서도 동영상 내지 사진을 첨부시키도록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사후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라며 "사전 예방에 중점적으로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하시면 노동법률이 제공하는 더 많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로그인

    박정현

     기자

    목록보기 버튼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회 LIST

      • 1

        5개 노동법학회, ‘격동기 노동법의 과거와 현재’ 돌아보는 시간 가져

      • 2

        “국정과제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 가시화 단계 진입해”

      • 3

        사회적 대화, 앞으론 ‘초기업 교섭’과 병행돼야…“경사노위 개편 필요”

      • 4

        국제기준 발맞춘 ‘일하는 사람 보호’,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 5

        “노란봉투법, 기업 활동 전반에 악영향”…법ㆍ경제 모두 ‘불확실성의 덫’

      • 6

        “캄보디아 연봉 1억” 허위 공고 최대 ‘징역 7년’…노동위 구제도 가능?

      • 7

        [2025 노동 국감]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자 오류 은폐…국감서 질타

      • 8

        직장인 건강검진, 근로자가 유급휴가 달라면?

      • 9

        석화산업 구조조정, 노란봉투법까지 가세해 혼란 격화

      • 10

        ‘AIㆍ특고 보호’ 사회적 대화, 갈등보다 상생으로 방향 잡는다

    제보 및 기사문의

    - 이동희 기자
    • 광고, 제보
    • (02)2231-2463, 이메일:dhlee@elabor.co.kr
    • 구독
    • (02)2231-7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