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전경(사진=창원지방법원)

퇴사한 직장에서 유출한 기술 자료를 개인 사업에 활용해 이득을 챙긴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A 씨와 같이 범행을 공모한 B 씨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우상범 판사는 지난달 7일 업무상 배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범 B 씨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A 씨가 설립한 개인 회사엔 벌금 1억 원이 선고됐다.
 
A 씨는 선박용 저속 디젤엔진, 터보차저(Turbo Charger) 등을 제작ㆍ판매하는 F 사에서 약 8년간 일하다 2016년 6월말 퇴사했다. 퇴사 후 A 씨는 선박 내연기관 및 터빈 기관 부속 도매업체, 내연기관 및 장비 제조업체를 운영했다.
 
A 씨는 퇴사하면서 F 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했다. 선박 터보차저 도면 파일 336개, 터보차저 관련 도면 202장을 반환ㆍ폐기하지 않고 퇴사 후 개인 사업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A 씨의 업무상 배임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을 인정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조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 비밀을 취득하거나 사용해선 안 된다.
 
법원은 "A 씨는 F 사의 영업비밀 시장교환가치에 해당하는 액수 불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F 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며 "A 씨는 F 사에서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공차치수, 열처리 기술 등 핵심 기술 정보가 있는 터보차저 부품 제작 도면을 제작사에 제공해 제작 의뢰를 하고, 제작품을 판매하기 위해 F 사의 터보차저 도면 파일 1271개를 취득했다"고 판시했다.
 
공범 B 씨는 A 씨로부터 제공받은 도면을 사용해 F 사 제품과 동일한 성능의 제품을 판매하기로 공모했다. 법원은 B 씨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도 인정했다.
 
기업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비밀 유출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영업비밀 유출의 경우 전현직 직원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도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앞서 노동법률을 통해 "회사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 정보 등의 보관 장소를 특정한 장소로 한정해 둘 필요가 있고, 근로자로부터 '해당 자료, 정보 등에 대해 직무와 관련 있는 지정된 업무에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사유로도 복사, 촬영, 복제, 보관, 전송 등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보안서약서 등을 받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나아가 보안규정 등을 통해 해당 자료, 정보에 대한 이메일 첨부 등에 관한 승인 절차를 두고, 다운로드 등도 금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