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한다. 아울러 적정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에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를 허용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와 재정경제부는 29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협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2월 발표한 퇴직연금 노사정 공동선언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다.
정부는 임금체불의 구조적 위험을 낮추고자 2030년까지 기업의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전면 의무화한다. 2025년 기준 전체 임금체불액 중 퇴직금 비중이 41.1%(8,229억 원)에 달하는 만큼, 제도가 안착하면 체불 예방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사외적립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2028년 상시 1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2029년 10~99인 사업장,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조기에 퇴직급여를 사외적립하는 30인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130% 미만 근로자의 퇴직급여 부담금 10%를 지원한다. 퇴직연금을 새로 도입하는 중소기업에는 경영 자금 대출 금리를 2%포인트 인하해 준다. 관련 예산 122억 원은 내년도 노동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퇴직급여의 적정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에 민간 금융기관 참여도 허용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여러 기업의 퇴직연금을 모아 운용하는 방식이다.
민간 금융기관이 수탁법인이 되려면 노사ㆍ전문가ㆍ정부 등으로 구성된 인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수탁법인 난립을 막기 위해 예비인가와 본인가 2단계 구조로 절차를 운영할 방침이다.
개별 기업이 금융회사와 직접 계약해 운용을 맡기는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도 손본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와 변동성을 고려해 현재 70%인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확정기여형(DC형)의 투자 가능 상품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오는 11월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방안은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도출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로, 노후 소득의 안정성과 수익성 간 균형을 맞춰 노동자의 노후를 지켜내는 제도적 기반을 세운 것"이라며 "개정안이 오는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입법에 총력을 기울이고, 의무화 일정에 맞춰 현장 지원체계를 빈틈없이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