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테슬라 매장(사진=뉴시스)
테슬라코리아가 3개월의 수습기간을 마친 근로자를 해고하고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건에서 이미 소멸시효가 지나 회사에 지급 의무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근로자가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고 해서 해고예고수당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재판장 오성우)는 전 테슬라코리아 근로자 A 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예고수당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과 2심의 결론이 같았다.
3개월 채워 수당 발생…'소멸시효'로 지급 의무 부정
A 씨는 2020년 4월 27일 테슬라코리아에 수습 근로자로 입사했다. 회사는 수습 평가 결과에 따라 A 씨를 본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7월 24일 해고를 통지했다. A 씨는 이틀 뒤인 26일까지 근무하고 해고됐다.
회사는 해고 통지일을 기준으로 A 씨가 3개월 미만으로 근무했다고 판단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상 3개월 미만 수습 근로자에게는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 그러나 A 씨는 실제 해고일인 7월 26일을 기준으로 근무기간 3개월을 채웠다고 주장하면서 해고예고수당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회사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A 씨의 해고예고수당 청구권 자체는 발생했다고 봤다. 2심은 "수습 근로자가 3개월 미만으로 근무했는지는 회사의 해고 통지 시점이 아닌 실제 해고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며 "실제 해고일을 기준으로 하면 A 씨가 3개월을 채워 수당 청구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발목을 잡았다. A 씨가 소송을 제기한 건 2025년 8월로, 해고 후 약 5년이 지난 상황이었다.
2심은 "해고예고수당은 임금채권과 동일하게 3년의 소멸시효를 적용받는다"며 "A 씨가 소송을 제기한 2025년 8월에는 이미 5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돼 회사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A 씨는 자신이 2020년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중단됐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소멸시효 중단이 인정되려면 회사가 A 씨에게 해고예고수당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묵시적으로라도 인정했어야 한다"며 "회사가 선행 소송에서 합의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 수당의 존재를 인식하거나 인정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회사의 명시적 혹은 묵시적 인정이 없었다면 선행 소송 제기만으로 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해고 무효 소송만으로 중단 안 돼…"별도 내용증명 보내야"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해고예고수당 지급 예외 기준인 '3개월 미만 근로 산정 시점'을 '실제 해고일'로 명확히 한 만큼 이와 관련해 기업들의 선제적인 취업규칙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정봉수 강남 노무법인 대표공인노무사는 "수습기간을 3개월로 정했다면 그 이전에 본채용 거절을 통지하더라도 실제 계약 만료일을 기준으로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며 "수습기간을 정할 때 3개월이 아닌 '3개월 미만'으로 명시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계 기업은 '이하'와 '미만'의 개념을 잘못 해석해 정확하게 3개월을 근무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근로기준법은 3개월 미만에 대해서만 적용을 제외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나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는 수당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아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관련 내용을 회사에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 확실한 조치가 될 수 있다.
정 노무사는 "명시적으로 해고예고수당 청구 소송을 냈을 때만 해당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정지된다"며 "당장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시효 중단을 위해 회사에 관련 사항을 담은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면 6개월간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며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문제는 고용노동청 진정도 가능하므로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