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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8-04-02 09:02:00

    수정 : 2018-04-30 14:19:30

근로시간 단축 이끌어낸 환노위 여성파워

2018-04-02 09:02:00



근로시간 단축 이끌어낸 환노위 여성파워
[2018년 4월호 vol.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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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정 근로기준법 통과의 주역, 임이자-김삼화 의원을 만나다





    지난 2월 28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전격 통과됐다. 특히 1주 근로시간 문제를 두고 갈등이 오래 이어져온데다, 얼마 전 대법원에서 이와 관련된 휴일근로 중복할증 문제가 공개변론까지 열려 결론이 나올 시기가 임박했던 만큼, 국회도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 하지만 정국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심지어 개정안의 환경노동위원회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도 법제사법위원회나 본회의에서 어느 정도 장애를 만나지 않겠느냐는 비관적 전망과 의구심도 끝까지 남았다. 
    하지만 여야는 더 이상 파행을 겪지 않고 바로 다음날, 본회의 통과를 이뤄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상임위와 본회의 통과를 이틀 만에 이뤄낸 것이다. 여기에는 환노위의 주요3당 여성 간사들이 뒤에 있었다. 특히 얼어붙은 정국임에도 불구하고, 대승적 결단을 내린 야당 간사들의 공헌이 특히 컸다고 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노동법률>이 개정근로기준법 통과의 주역인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하 '임'),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하 '김')을 국회 의원회관 임이자 의원실에서 만나 개정법 통과의 뒷이야기와 그 의미, 추후 환노위의 주요 과제와 전망을 들어봤다.  


    Q 무산될 위기에 놓였던 근로시간 단축이 전격적으로 합의됐다. 계기는.

    김 2013년 국회에서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시작된 지 햇수로 6년 만에 통과됐을 만큼 험난한 길이었다. 더 이상 법 개정을 미뤄 장시간 근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여야 의원들 사이에 퍼졌다. 결정적인 계기는 오는 4월로 예정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에 입법부가 나서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임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작년 11월 23일에 1차적으로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있었다. 간사 간 합의에 이르기까지 김삼화 의원님의 공이 컸다. 여야 양쪽이 팽팽히 맞설 때 중간에서 잘 조정해줬다. 환노위는 파행을 자주 겪는 상임위로 알려져 있다. 이번 합의는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근로자와 기업 모두를 생각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고용노동소위원장으로서 당 사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환노위의 핵심 갈등 사안이 합의되는 극적 결과를 낳았다.


    Q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의 의미는.

    김 사회적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능해졌다. 근로자의 건강과 그 가족의 삶의 질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이렇게 어려운 난제도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임 여야가 끈질기게 토론하고 타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모처럼 협치 다운 협치를 보여준 모습이 평가받을 만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근로시간 단축은) 당장 변화에 적응하느라 노사 모두 힘들겠지만 앞으로 우리 삶의 질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일대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정책이 뒷받침 될 필요가 있다.





    Q 극적으로 합의된 만큼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김 작년 11월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세 명의 간사만 모여 합의한 것이 아니다. 원내대표와 상의하고 고용노동소위 위원들, 우리 당 위원들 그리고 하태경 의원 등 고용노동소위 야당쪽 의원들은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을 마쳤다. 원내대표단에도 보고해 사전에 동의를 받은 상태에서 간사 간 합의가 마무리됐었는데, 이후 민주당의 일부 의원이 입장 정리가 안 돼서 왔었다. (임 민주당이 우리에게 신의칙을 상실한 것이다) (웃음) 

    임 우리당은 당시 김영철(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한 문제로 분위기가 일촉즉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법 단축을 해야 했다.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시간이 자꾸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엔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입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정국 상황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하나씩 정리된 뒤 마지막으로 원내지도부와 소통이 필요했다. 그런데 (김성태) 원내대표님이 전날 통일로에서 밤을 새고 와서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당 전문위원을 집으로 보내 깨우고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고 합의 사항을 전달했다. 물론 그전에 이미 소통이 이뤄져 있었다. 근로시간 단축이 시대정신이고, 큰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통화를 다 마치고 새벽 3시 50분쯤 방망이를 두드렸다. 
    또 한 종합 일간지 보도를 보니 우리가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를 3시간 만에 뚝딱 처리했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민주당에서는 줄곧 특례업종 26개를 전부 없애자고 주장했고, 우리는 2015년 노사정 합의안대로 10개 업종을 남기는 쪽으로 가자고 했다. 협상 마지막 날 밤까지 정리가 안 되자 김삼화 의원이나 저나 특례업종 10개를 면밀히 검토했다. 운수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운수업과 보건업만 남기는 방향으로 하고, 크게 문제될 여지가 없는 업종은 과감하게 빼자는 쪽으로 정리했다.


    Q 내부에서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설득 과정은.

    김 제가 간사로 있는 만큼 매 쟁점 사안에 대해 당시 같은 당 소속인 하태경 의원과 상의해 의견을 물은 뒤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한 연착륙 방안과 같은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해 상의하는 등 긴밀히 소통했다. 

    임 지난 11월 나온 여야 3당 간사 합의안이 여당 위원의 반발로 무산됐다. 간사안은 간사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같은 당 소위 위원들의 의견이 함의돼야 한다. 간사 간 논의 과정에서도 환노위 한국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시간이 있었다. 같은 당이어도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설명하고, 청취하는 것은 필수다.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했고 원내지도부와도 의견 조율을 계속했다. 


    Q 총 근로시간 단축으로 나올 기업 부담이나 충격은 어느 정도인가.

    임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의 추가 부담이 연간 약 12조에 달할 것이고 70%가 300인 미만 중소사업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현재 뿌리산업에서는 사람을 뽑을 수 없다. 그래서 파견법을 개정해달라고 했을 정도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28만6,000명을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12조 정도의 비용이 증가될 것으로 보는데 정부 재정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중소기업에 영향이 클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당은 앞장서서 근로시간 단축을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향후 5년간 8시간 특별연장근로 허용으로 중소기업이 준비할 시간을 준 것이다. 5년의 준비 기간 동안 중소기업들은 일터를 혁신하고 생산성도 향상시켜 향후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조건 개선과 수익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Q 산업현장 일선의 반응은 직접 모니터링 하고 있는가.

    김 노조분들은 물론 경총에서도 의견을 듣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도 많이 찾아오신다. 중소기업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안에 대한 의견이 부정적인 것도 있다. 근로자들도 실질소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때문에 30인 미만 사업장 분들이 찾아와 적용 유예 대상에 꼭 넣어야 하고, 향후 5년간 8시간 특별 연장근로 허용도 적용해줘야 한다고 강조하더라. 자유한국당도 얘기했었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5년의 준비기간 동안 중소기업들은 일터를 혁신하고 생산성도 향상시켜 향후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조건 개선과 수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임 한국노총 출신이다 보니 노조 위원장들을 불러서 수시로 대화한다. 안산 반월공단 가까이서 지내고 있어서 경영자 간담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현장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이로 인한 인원 충원이다. 청년은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않고, 중소기업은 인원을 충원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이 필요할 것이고, 근로자의 임금저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사가 노력해야 한다.
    현장을 모르면 얘기를 하면 안 된다. 노사 간에 현재 존재하는 제도나 법을 고칠 때에는 현장 얘기를 많이 들어줘야 한다. 여당에서 얘기하는 것들은 탁상공론이 많고 직접 현장에 가보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Q 중복할증 문제는 다소 애매하게 봉합됐다는 평가도 있다

    김 법률적으로는 명확하게 정리됐다.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 시 통상임금의 50%,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가산해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에 대해서도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론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나는 사법부가 입법부에서 통과시킨 법안의 취지를 존중할 것으로 본다.


    Q 이번 법안의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임 근로시간 단축으로 근로자는 임금 삭감을, 기업은 추가 인원과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우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에서 이런 부분을 직접 지원해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 여러 제도로 보완해 간접지원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이 생산량 감소로 수지가 악화될 수 있는 것은 인정하기 때문에 단축의 시행시기를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유예했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유연근로 활성화와 장려금 제공, 세금 감면과 임금 동결 등을 병행한 사례가 있다. 현재 일자리 안정자금과 같이 직접 현금 지원보다는 해외 사례처럼 세금 감면, 원하청 공정거래 보장 등 다양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정부가 근로시간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김 우선 정부는 통과된 법이 제대로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감독을 강화하고, 제도가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앞서 말했듯 중소기업의 경우 연착륙이 쉽지 않은 점이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컨설팅 제공은 물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고용에 대해 지원을 해 향후 겪을 수 있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고충도 덜어줘야 한다. 




    Q 앞으로 최저임금 법안을 두고 대립이 예상된다. 어느 정도 논의가 진행 중인가. 

    김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바꿔달라고 얘기한다. 작년 전문가TF안이 합리적인 것 같다. 그런데 아무도 법을 안 내고 있더라. 그래서 우리 의원실에서 우리 당 전문위원과 논의해서 냈다.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수당이나 상여금과 크게 관련이 없다. 고연봉을 받는데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은 문제다. 그래서 산입 범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 구체적 범위는 우리 요구대로 다 될 수는 없는 것이라 협상 과정에서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임 엊그제 업무보고 때 고용노동부 차관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해 얘기했다. 차관이 상여금 1개월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시적으로 주는 상여금과 숙식비는 (산입 범위에) 넣어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차관에게 그렇게 하면 상여금이 똑같이 600%라고 해도 어떤 회사는 50%를 12개월에 걸쳐 주고, 어떤 회사는 분기별로 주면 최저임금 산입이 서로 달라진다고 말했더니, 차관이 그렇게 규정해 놓으면 노사가 알아서 한다고 하더라. 노사가 갈등을 일으키기 밖에 더 할까? 제대로 대답을 못하더라. 


    Q 환노위 핵심 위원 중 여성이 다수다. 여성 근로에 대해서도 준비 중인 법안이나, 의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임 여성 간사가 셋이다. 그래서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지 않나?(웃음) 요즘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미투운동으로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한국의 직장 내 성희롱 처벌이 미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사업주의 성희롱, 징계 미조치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을 준비 중이다.

    김 현재 근로자가 자녀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사업주가 이를 허용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인사상 불리한 처우 등을 우려해 육아휴직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하는 경우 자동적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도록 하고,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경우에만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Q 마지막으로 노동과 관련된 각 당의 현안에 대해 알려달라.

    김 군산GM 공장 폐쇄와 현대중공업, STX 등 조선소 가동 중지 등으로 인한 일자리의 손실이 가장 큰 현안이다. 구조조정은 가시화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사회안전망은 여전히 두텁지 않다. 이들이 직업훈련을 통해 재취업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으면 엄청난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임 최근에는 중소기업을 비롯해 대기업의 경우도 역시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기본급 인상이 수당 인상으로 이어져 임금체계 개편이 시급한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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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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