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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8-04-11 10:27:56

    수정 : 2018-04-30 15:20:25

[컨퍼런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결정 기구부터 문제 많아"

2018-04-11 10:27:56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결정 기구부터 문제 많아"
[2018년 5월호 vol.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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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계약직 전환, "해당 기관 마음대로?"
     
    -부산의 한 지자체 정규직전환심의회에서는 152명의 계약직 직원 중 30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전환위원회의 노동계 추천인사가 132명의 적용 제외 사유를 질의하자 지자체 관계자는 "이들은 임시 간헐적 업무"를 맡은 것이라고 답했을 뿐, 제대로 된 이유는 듣지 못했다.
     
    -경기로 컨설팅 자문단은 자문 회의를 단 1회로 종료했고, 위원들이 검토할 만한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지도 않고 시간도 부족했다.
     
    -서을교통공사에서는 자회사 도시철도엔지니어링 업무에서 임의로 '생명안전' 업무를 분류한 뒤, 직접 고용 전환 대상으로 150명 중 54명만을 지정했다. 나머지 인원은 자회사가 알아서 해고하라는 것이다.
     
    지난 4월 10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원칙, 한걸음 더 진전을 위한 해법' 토론회에서 나온 사례다. 노동계에 따르면 2017년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주도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반쪽짜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환심의위원회 구성에 문제, 정보 공유도 제대로 안돼
     
    발제자들은 노동자를 배제한 채 전환심의위원회가 구성되거나 진행이 되고 있다며 전환을 공기업 자율에 맡긴 정부 가이드라인을 성토했다. 가이드라인이 전환결정기구의 구성이나 운영을 전적으로 해당 기관에 맡긴 탓에, 구성에서 노사가 대등한 형태가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정책위원은 "전환대상자로 구성된 노조가 있어도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노조 참여를 막으려는 시도가 있다"며 "심지어 사측 자문노무사 등 반노조 성향 인사가 기구 위원으로 선임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성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도 "특히 기간제 전환심의위원회는 기간제 직원 당사자 참여를 근본적을 배제하고, 서울대병원의 경우 노사가 단체교섭으로 기간제 전환을 결정하고 있다"며 "전문가 선정 과정은 기관이 주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전환기관 내 자료 공유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위원은 "전환결정기구 위원이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해도 수용이 되지 않고, 결국 기관이 제공하는 주장이 사실 여부 확인도 불가능한 채 받아들여져 깜깜이 심의가 되고 있다"며 "심지어 회의 자료도 회의 전에 공지 하지 않은 것은 물론, 회의 후 모두 수거해 간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의 전환 예외 규정도 "임의 해석"
     
    가이드라인이 두고 있는 전환 예외 사유에 포함이 되지 않는데도, 전환 예외 사유에 포함된다고 임의 해석해 전환을 회피하하기도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공성식 기획국장은 "가장 문제인 것이 민간 전문성과 중소기업 진흥을 이유로 전환 예외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등 중소기업 진흥 정책이 추진된 분야의 경우는 중소기업 진흥을 위해 정규직 전환예외 사유로 삼겠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런 예외 사유는 법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이 규정을 핑계 삼아 특정 직역이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기관이 많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결국 중소기업들이 이런 분야에서 파견으로 돈벌이를 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일시간헐적 업무'도 가이드라인에서 전환 예외 사유로 두고 있지만, 예산 상황에 따라 임의로 특정 업무를 일시간헐적 업무로 구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시지속 업무임이 확실함에도 기관의 특수성을 들어 일시간헐적 업무로 구분해 전환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당진시의 경우 전체 사무행정 기간제를 전환에서 제외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 없이 일시간헐적 업무라고 기재한 채 곧 사업을 종료시키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박 위원도 "기관이 원하는 입맛대로 거수기 역할을 하는 위원들 문제가 많이 발견되는 것도 문제"라며 "결국 가이드라인에서 예외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최대한 예외로 봐서 전환을 하지 않으려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 비대칭' 이용해 전환 거부 유도
     
    가이드라인은 근로자의 전환 거부가 있는 경우를 전환제외 사유에 포함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공공기관이 왜곡된 정보를 고의로 유포하는 등 정보 비대칭을 이용해 편법적으로근로자들의 전환 거부 의사를 받아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를 들어 정규직 전환 시 혜택이 오히려 열악하다는 부정적인 정보를 흘려서 자회사로 가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강원랜드의 경우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면 기존 직원의 임금 양보가 수반된다거나, 정년 60세 이상이 될 수 없어 다수의 근로자가 전환에서 탈락된다는 식의 왜곡된 정보를 뿌린 정황이 나왔다고 한다.

    여수광양항만공사도 정규직 전환시 33명만 전환되고 65명은 해고될 것이라는 고용불안을 조성해 자회사를 선택하도록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한국수력원자력도 정규직 전환 시 정년 60세까지만 일할 수밖에 없다고 안내하며 비희망자의 서면 제출을 요구해 전환규모를 축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스스로 전환을 거부한다는 합의를 강요하거나, 자회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자회사 전환 남발 자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자회사 고용은 간접고용의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채, 고용불안만 해결하는 미봉책이라는 주장이다.

    박주영 위원은 "결국 문제는 가이드라인에서 전환을 두고 실질적 판단 지침이 제공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 날 회의에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고,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 아래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민주노총 관계자들 외에도 이호근 전북대 교수,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등 전문가들과 노동부, 교육부, 행안부, 기재부 담당자들이 참석해 토론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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