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9 12:42:29 수정 : 2019-01-31 14:20:29

[분석] 고용노동부, '해외 주요국 근로시간 제도' 분석 내놔···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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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호 vol.333]



 
고용노동부가 1월 9일 내놓은 <해외 주요국 근로시간 제도> 자료를 입수해 분석해 본 결과, 우리나라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도가 선진국에 비해 단위기간이 짧은 편이며 사용도 다소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는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근로시간, 휴게-휴일, 탄력적 근로시간제(변형근로시간제), 재량근로제 등을 분석한 내용을 담은 자료로, 별도의 평가는 담겨있지 않다.

다만 이 시점에 해외 비교 자료를 내 놓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재갑 장관은 지난 1월 8일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최저임금 현장 안착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경직된 공장법 시대 제도라는 점을 비교법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만든 자료로 보인다"라며 "고용부가 학계에도 독일이나 다른 나라 제도를 알아봤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해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일본, 1년 단위까지 허용하고 연장근로를 총량으로 제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일본의 경우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1주, 1개월, 1년 총 3가지 유형으로 시행하고 있다. 1947년 법 제정 시에는 4주 단위기간이었지만, 이후 점차 확대가 돼 최대 단위기간이 현행법상 최대 1년까지 늘어났다.
 
1개월 단위 제도는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협정이나 취업규칙에 그 내용을 규정하고, 이를 행정관청에 신고하면 된다. 다만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통지의무 규정은 없으며, 특정은 제도 개시 전까지만 하면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1일, 1주의 근로시간 상한 규정은 없지만, 연장근로 총량을 1개월 45시간, 1년 360시간 한도로 제한하는 점도 조금 다르다. 노사협정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경우 유효기간을 정해야 하지만, 별도로 기간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1개월을 초과, 1년 이내의 단위기간으로 도입하게 하게 될 경우에는 근로자대표와 서면협정을 통해 체결하고 행정관청에 신고한다. 취업규칙 변경으로는 불가능하다.
이 경우 근로시간 사전 특정은 단위기간을 1개월 이상의 기간별로 구분해서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초 구분기간은 시작 전까지 서면으로 작성하면 된다. 그 이후 나머지 구분기간은 각 구분기간 개시 30일 전까지 근로자 대표 동의를 얻어서 근로일과 근로시간을 서면으로 정하면 된다. 단위기간 안에서 변경이 가능해 다소 유연하게 쓸 수 있다.
 
이 때 단위기간이 3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1개월 45시간, 1년 360시간 한도로 연장근로가 제한되며, 3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엔 1개월 42시간, 1년 320시간 한도로 제한된다.

우리나라에 비해 기간 단위가 훨씬 다양하며, 근로시간을 사전에 정했어도 이후 변경이 가능해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프랑스, 산별협약 시 단위기간 최대 3년---사용자 결정으로 도입 가능

 
프랑스는 2016년 8월에 있었던 개정으로 산별협약에서 허용할 경우 최대 단위기간을 3년까지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50인 미만 기업의 경우 최대 단위기간을 4주에서 9주로 확대했다.

물론 최대 단위기간 3년 확대로 인한 임금저하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주당 근로시간 한도를 정하고, 그 한도 초과 시 연장근로로 간주하고 그에 대한 임금 지급을 단체협약 의무적 규정사항으로 설정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아래에서도 1일 및 1주 최장근로시간, 휴게시간, 일간 휴식 및 주휴에 관한 규율이 준수돼야 한다. 단위기간이 1년인 경우 1,607시간을 초과하면 연장근로에 해당한다. 단위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초과하는 경우에는 단위기간 평균 1주 35시간을 초과하면 연장근로로 본다. 근로시간 배치에 관한 변경사항은 근로자에게 사전 통지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도입 방법은 단체협약에 의하는 것과 사용자의 결정에 의한 것으로 이원화 했다. 특히 사용자 결정으로 도입할 경우 별도 협약 없이 종업원 대표와 사전 협의만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요건이 상당히 완화돼 눈길을 끈다.
 
단체협약을 통해 탄력적 근로시간제도를 도입할 경우, ▲단위기간 1년 초과시 연장근로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는 주당 근로시간 상항 및 해당 월 임금 지급 ▲1년 이내 단위기간(산별 협약 허용 시 3년이내) ▲근로시간 변경 사전통지의 조건과 기간 ▲단위기간 도중 입퇴사 및 휴가휴직 시 임금 계산 방법 ▲단시간근로자 배치 통지 및 변경 방법 등을 의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다소 세부적인 사항까지도 의무적으로 정하게 해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사용자의 결정에 따라 도입할 경우 종업원 대표와 사전 협의하면 되며, 이렇게 해서 최대 4주(근로자 50명 미만의 경우에는 9주)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실시가 가능하다. 이 경우 매년 1회 이상 실시 결과를 종업원대표기구에 보고해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단위기간에 포함되는 주의 수, 각 주의 근로일과 근로시간을 작업장에 게시하고, 근로시간 변경이 발생하는 경우 적어도 7일 전에 근로자에게 사전 통보 해야 한다. 근로자 월 임금은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 없이 지급한다(1주 35시간 기준). 1주 39시간을 초과하거나, 단위기간 평균 1주 35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연장근로로 본다.
 

한편 EU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단위기간 4개월 기준으로 허용하며,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6개월을 초과하는 것을 금지한다. 다만 안전과 건강보호 원칙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객관적-기술적, 또는 근로자 조직에 관한 이유'로 단체협약이나 노사협정을 통해 12개월을 넘지 않는 단위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EU지침은 큰 방향이나 목적에서는 회원국을 구속하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이나 수단은 회원국 재량에 맡기고 있어 자세한 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
 
유럽 최고의 경제강국 독일의 경우 탄력근로제도는 원칙적으로 6개월 또는 24주를 평균한 1주 근로시간이 48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1일 10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다. 다만 단체협약이나 기관 업종 업무 특성을 고려해 예외를 뒀다. 이 경우 단체협약으로 법률과 다른 내용의 합의를 할 수 있으며, 1일 10시간을 초과해 근로할 수 있다.
 
그러나 12개월을 평균한 1주 근로시간이 4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이런 합의가 허용되는 경우는 ①근로시간이 대기시간으로 상당부분 구성된 경우, ②농업분야, 병원 등 치료요양 간병 기관, 공법상 단체 등에서 업무 특성상 조정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감독관청의 승인이 있거나 별도의 법규명령이 있는 경우에도 예외가 인정된다.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분야에서 경영상 이유로 필요하고, 근로자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근로자 서면 동의도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6개월 또는 24주를 평균해서 1주 근로시간이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은 적용받는다.
 
미국은 단체협약을 통해 26주 1,040시간(52주 2.2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 특정 주에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도 할증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1일 12시간, 1주 56시간을 초과하면 1.5배 할증임금을 지급하고, 상한시간을 초과한 경우 각 주에 대해 1주 40시간 규정이 적용된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 탄력근로제는 근무일별 근로시간을 사전 확정하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라며 "해외에 비해 요건이 엄격해 활용률이 떨어지는 만큼, 그 규정만큼은 삭제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지난해 11월 5일 회의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어 22일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해 '노동시간 제도 개선 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 논의에 앞서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지만 이후 별다른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곽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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