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0 10:04:41

[특별기고] 상여금 월할지급과 취업규칙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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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호 vol.339]
1. 집단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
 
2018.6.12. 개정 최저임금법 제6조의2에서 최저임금 산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절차의 특례규정으로 '사용자가 제6조 제4항에 따라 산입되는 임금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1개월을 초과하는 주기로 지급하는 임금을 총액의 변동 없이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라는 조항이 신설됐다. 사용자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포함시키기 위해 1개월을 초과하는 주기로 지급하는 임금을 총액의 변동 없이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아니라, 단순히 의견만 듣도록 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헌법 제10조, 제32조 제3항) 및 근로조건 민주주의 원칙(헌법 제32조 제2항), 노사자치의 원칙(헌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근로조건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근로기준법 제4조가 헌법상 근로조건 민주주의 원칙을 구체화해서 명시한 것처럼 사용자와 근로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헌법상 근로조건 민주주의 원칙을 법률로 구체화한 것이다. 노사 동등한 의사결정과 집단자치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 국가가 이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 되고,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제한할 때에도 근로조건 민주주의 원칙과 노사자치 원칙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최저임금법 제6조의2 특례 규정 또한 근로자의 대등한 의사결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서는 안 되고, 만일 이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헌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그 효력은 인정될 수 없다.
 
최저임금법 제6조의2 규정에 따라 상여금에 대한 지급주기의 변경이 아무런 조건 없이 허용된다고 해석할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근로조건 민주주의 원칙과 노사자치 원칙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법으로서의 정신과 기득권 보호의 원칙 및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4조의 규정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77.7.26. 선고 77다355 판결).

둘째, 국가는 근로의 의무 내용과 조건을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하고(헌법 제32조 제2항),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해야 한다(헌법 제32조 제3항).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대해서까지 근로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구조를 개편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임금구조결정에 관한 사용자의 독주, 독재를 조장함으로써 근로조건 민주주의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게 된다.

셋째, 근로자는 단체교섭과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근로조건의 결정에 있어 사용자와 동등한 지위를 가지는바, 불이익변경 여부를 불문하고 근로자의 동의 없이 사용자가 단지 의견만 청취하고도 일방적으로 임금구조를 개편하도록 하는 것은 단체교섭과 노사자치원칙, 직장 내 민주주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넷째,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 TF안은 급여총액을 유지하면서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하는 경우 불이익변경이 아니라는 입장이고 이에 근거해 최저임금법 제6조의2가 입법화됐다는 점에서, 상여금 지급주기를 변경함으로 인해 근로조건에 불이익이 발생하는 경우까지 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위반된다.

따라서 최저임금법 지급주기 변경조항은 문언 그대로 모든 지급주기 변경에 일률적으로 적용된다고 해석할 경우 근로조건의 동등한 결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 위헌이고, 지급주기 변경으로 인해 근로자의 기득 권리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헌법에 합치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만약 지급주기 변경으로 인해 임금 총액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 위반에 따른 추가임금 지급청구권 등을 침해하게 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권리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의 기본정신과 기득권 보호의 원칙, 근로조건 노사 대응 결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최저임금법 제6조의2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의 취업규칙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취업규칙을 신설해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 기득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2.6.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대법원 2004.7.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아닌 상여금을 임의로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해 최저임금법에 따른 추가임금에 대한 권리가 박탈되기 때문에 최저임금 위반 경계선에 있는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변경이다. 상여금을 제외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은 근로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급주기 변경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근로자가 있는 이상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한 집단적 동의가 요구된다. 판례는 취업규칙의 일부를 이루는 급여규정의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한 경우, 그러한 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요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근로자 전체에 대해 획일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또 이러한 경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우며, 같은 개정에 의해 근로자 상호 간 이-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해 근로자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97.8.26. 선고 96다1726 판결, 대법원 2002.6.28. 선고 2001다47764 판결 등).
 
일부 근로자에게 유리하고 일부 근로자에게 불리한 경우 불이익변경으로 집단적인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근로자 일부에는 영향이 없으나 다른 근로자에는 최저임금에서 불리한 상여금 월할지급 취업규칙 변경은 불이익변경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면 그만큼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무력화돼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상여금 월할지급으로 인해 사용자가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고 최저임금 경계선에 있는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면하게 되는 경우, 그러한 지급주기 변경은 기득권을 침해하는 불이익한 변경으로서 최저임금법 제6조의2가 적용되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충족해야 한다. 집단적 동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불이익변경은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2. 단체협약에 위반되는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
 
단체협약에서 상여금 지급주기를 격월 또는 분기별로 규정하고 있고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취업규칙 개정을 통해 상여금 지급주기를 매월로 변경해서 고용노동부에 취업규칙 변경신고를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단체협약에서 상여금 지급주기를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위반 문제와 별개로 단체협약 위반에 대한 효력이 검토돼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은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함)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동조 제2항은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상여금 지급주기는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해당하고, 단체협약상 격월지급 규정에도 불구하고 취업규칙 개정을 통해 월할지급으로 변경하는 것은 단체협약 위반으로 노조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무효다.
 
고용노동부도 단체협약으로 정기상여금을 짝수달에만 지급하기로 한 경우 단체협약을 적용받는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법 제6조의2에 따라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매월 지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취업규칙은 단체협약의 내용과 어긋날 수 없고,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등 기준에 위배되는 취업규칙은 무효이므로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노동자에게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지지청은 단체협약을 위반해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격월 상여금을 매월 지급한 것에 대해 기존 단체협약에 위배돼 매월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을 기존 단체협약의 기준에 의거해 지급하도록 시정지시 했다.

단체협약에 위반되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은 민사상의 문제에서 더 나아가 노조법 제92조 제2호 라목 임금에 관한 단체협약 사항을 위반하고,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과 더불어 노조법 위반죄에 해당하는 형사처벌 대상으로서 취업규칙 변경신고반려처분, 변경된 취업규칙 원상회복 명령, 단체협약 위반죄에 대한 조사와 처벌 등을 통해 최저임금제도를 잠탈하려는 일부 사용자로부터 근로자의 불측의 손해를 예방해야 한다.
 
 
송영섭  금속노조법률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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