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넷마블지회 구성원. 왼쪽부터 이상윤 사무장, 이정헌 부지회장, 이해미 지회장, 이정훈 수석부지회장(사진=화섬식품노조)

넷마블에도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소속으로 넷마블의 20여 개 계열사를 모두 포괄하는 노조다. 이미 판교에 위치한 IT와 게임업체 노조를 다수 조직해오던 화섬식품노조가 구로 게임업체에도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게임업계에 만연한 구조조정부터 근로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던 사내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화섬식품노조는 7일 넷마블지회(별칭 넷마블그룹노조)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지회는 "회사는 경영 위기를 주장하며 그 대가를 직원들에게 떠넘겨왔다"며 "계약기간이 남은 계약직들의 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한 팀 해체, 동결된 연봉 등은 모두 직원들이 짊어져야 할 것들이었다"고 설립 이유를 밝혔다.

이어 "2년 사이에 감소된 직원 수가 수백 명이 넘고 자회사 폐업과 권고사직 속에서 위로금 1개월 따위로 퇴사를 종용받았다"며 "그러한 부당함이 주목조차 받지 못했던 현실을 바꿔보고자 노조를 설립했다"고 강조했다

지회가 설립선언문을 통해 발표한 요구는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의 투명한 공개와 공정한 결정 ▲고용안정 ▲노동자의 인권과 존엄에 대한 존중 등이다.

지회는 넷마블의 모든 계열사를 조직 대상으로 한다. 별칭을 넷마블그룹노조로 지은 것도 이때문이다. 집행부도 각각 다른 계열사 소속이다. 이해미 지회장은 넷마블N2 소속이고 다른 집행부 일원은 네오몬스터, 넷마블FNC 소속이다.

이해미 지회장은 "넷마블은 사업부가 본사의 역할을 하고 수많은 계열사로 나눠져 있는 구조여서 노조가 생기기 어려웠다"며 "넷마블의 모든 계열사를 통합하는 노조인 것을 알리기 위해 별칭을 넷마블그룹노조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회 설립으로 넷마블은 근로자들과 처음으로 단체협약과 임금인상을 논의하게 됐다. 넷마블 노사협의회에서는 주로 근로자 대상 복지 사업만 논의됐을 뿐 근로자의 처우나 임금에 관한 사항은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지회 측 설명이다. 다만 올해 연봉 협상은 이미 이루어져 임금 협상은 내년 임금인상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넷마블지회 설립이 구로 지역 ITㆍ게임업체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게임과 IT업체 노조 조직의 선두주자인 화섬식품노조가 구로에 노조 깃발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화섬식품노조는 네이버를 시작으로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웹젠, 엔씨소프트 등 판교 지역 ITㆍ게임업체를 조직해 왔다. 

이재준 화섬식품노조 교선국장은 "판교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네이버지회 설립이 인근 ITㆍ게임업체 노조 설립으로 이어진 바 있어 넷마블 지회의 활동도 구로 지역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