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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2-03-02 09:40:00

    수정 : 2022-03-02 14:52:42

“중대재해처벌법, ‘합리적 실행 가능성’ 법리로 대비해야”

2022-03-02 09:40:00



“중대재해처벌법, ‘합리적 실행 가능성’ 법리로 대비해야”
[2022년 3월호 vol.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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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법인 화우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전문팀을 발 빠르게 구성하고 법 시행에 대비해 왔다. 대응팀에는 최동식 전문위원(왼쪽부터), 신현수 전문위원, 김대연 변호사, 오태환 변호사(노동그룹장), 고재철 고문(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홍성 변호사, 김영민 변호사 등 전문가 5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사진=노동법률)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법무법인 화우에 눈길이 가는 이유가 있다. 미국 재난안전 컨설팅 기관 '캐드머스그룹'의 중대재해 대응 체계와 기업별 대응 시나리오를 들여왔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미국 산업안전보건법(OSHA)을 벤치마킹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화우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본사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한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계열사 본사뿐만 아니라 그룹사로도 수사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법의 명확성도 떨어지고, 법 해설서도 명쾌한 답을 주지 못하는 상황. 화우는 예상하지 못한 위험 요인까지 살필 선제적 조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현장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을까. 중대재해 예방 체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60곳이 넘는 기업의 안전보건체계를 점검했던 화우의 경험을 물었다. <노동법률>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화우 사무실에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전문팀' 소속 오태환(화우 노동그룹장)·홍성·김영민 변호사와 고재철 고문(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발 빠르게 대응팀을 꾸렸는데, 팀 구성과 규모가 어떻게 되나.

    오태환 변호사(아래 오태환) : 화우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전문팀(대응팀)은 총 50여 명 규모로 구성돼 있다. 노동그룹뿐만 아니라 형사대응그룹, 기업자문그룹, 부동산건설그룹 소속 구성원들도 함께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사항이 기본적으로 산업안전과 관련된 것이긴 하지만 형사법적 처벌과 산업군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안전보건조직을 구성하는 회사법적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분야별로 심층적인 검토가 가능하려면 여러 그룹과의 협업이 필수다. 관련 그룹과의 협업을 토대로 고객사에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중대재해처벌법이 실무 현장에서 법 취지에 맞게 안착되고 있다고 보는지.

    홍성 변호사(아래 홍성)
    : 아직 평가는 이르다. 작년에 법이 공포된 이후부터 법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문제는 당분간 수사기관의 법 적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수사기관의 법 적용 의지는 충분히 느껴진다.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준비하는 상황을 보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법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본다.

    Q. 고용노동부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가이드북이나 매뉴얼 등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현장 안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없나.

    김영민 변호사(아래 김영민)
    : 공통적으로 모호하다고 지적됐던 사항들에 대해서 고용노동부에서도 일반적인 수준의 해설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 예컨대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자 의무주체인 '경영책임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대표이사는 당연히 포함되고 여기에 준하는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선임될 경우 CSO를 경영책임자로 볼 것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 부분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수사기관의 법 적용과 향후 법원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화우도 법 공포 이후에 발 빠르게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을 제시하면서 깊이 있는 법리적 해석을 기업들에 제공했다. 

    Q. 중대재해 수사 과정에서 경영책임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려면 본사 압수수색은 불가피한 것인지.

    오태환
    : 산업안전보건법은 현장에서 발생한 의무 위반 사항을 찾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경우에는 현장 압수수색을 많이 실시했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본사 차원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했는지를 확인한다. 이런 자료들은 주로 현장에 있지 않고 본사에 많다. 중대재해 수사 도중에 중대재해처벌법 이슈가 따라 나오면 본사 압수수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영민 : 수사기관도 권한 분장에 관심이 많다. 회사에 위임·전결 관련 규정이 있는지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안전·보건 관련 사항을 누가 담당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지 살핀다. 규정에 따라 실질적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것이다.

    Q.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이 계열사인 경우에는 그룹사로수사 범위가 확대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오태환
    : 경영책임자를 정의한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자'의 의미는 법적으로 판단할 때 통상 대표이사로 보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누가 갖고 있는지 보겠다는 의지에 따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영책임자는 대표이사보다 높은 그룹 회장이 될 수도 있고, 대표이사 밑에 CSO가 될 수도 있다. 총괄하는 사람이 포함될 수 있게 돼 있어 그룹 회장이 경영책임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홍성 :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의 지위를 특정한 게 아니라 '대표하고 총괄 관리하는 자'라는 오픈된 개념을 쓰고 있다. 실제 회사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아 들어가는 구조다. 대표이사가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회사 통제권을 행사하고 권한을 가진 사람이 그룹사 어딘가에 있다고 한다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Q. 최근 발생한 중대재해로 일부 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에 올랐는데, 수사 과정을 어떻게 보는가.

    김영민
    : 법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여론을 의식한 수사가 진행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에 떠밀려 수사하는 경향도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경영책임자가 부담하는 의무 내용들의 시간적 주기가 보통 반기(半期)로 설정돼 있다. 반기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수사 필요성도 있겠지만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우려된다.

    홍성 : 본사 압수수색이 이뤄진 과정 자체는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 제정 이후 1년간 준비기간이 있었고, 수사기관도 사건이 터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충분한 준비를 했을 것이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조항 대부분이 '반기 1회' 점검을 절차적 요건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아직 점검 절차가 도래하지 않아 상당수 회사가 그런 프로세스를 작동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의지만 갖고 본사 압수수색을 해서 기계적으로 기소하는 수사 방향을 잡는다면 현실과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Q. 결국 기업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텐데, 미국의 중대재해 대응체계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

    고재철 고문(아래 고재철)
    : 화우는 미국 재난안전 컨설팅 기관인 캐드머스와 제휴를 맺고 데이터에 기초해 객관적인 재해 대응 역량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확보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리스크 통제의 관건은 '어떻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이행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에 있다. 화우는 법 제정 단계부터 여기에 주목했다. 역량 기반 접근 방법을 제도적으로 도입한 미국도 2000년대 이후에야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는 생소할 수 있지만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큰 산업 유형에서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홍성 : 국제노동기구(ILO)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호주에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기준으로 활용되는 '합리적 실행 가능성' 개념을 소개하고 이에 관한 해석 경향을 컨설팅에 반영하고 있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사실의 효과적인 증명을 위해서는 기업의 재해 대응을 위한 역량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관점에서 일찍부터 역량 기반 접근 방법에 관한 비결을 축적한 캐드머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화우는 이를 바탕으로 법상 의무뿐만 아니라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Q. '합리적 실행 가능성' 개념을 법리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재철
    : 영국 산업안전보건법을 보면 사업주는 근로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준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합리적 실행 가능성 개념이 규정돼 있다. 법이 처음 시행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우려를 넘어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대안이 합리적 실행 가능성 법리다. 

    오태환 : 기업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중대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연결돼야 처벌할 수 있는데, 이런 기준이 없어 기업들이 예측 가능성이 없다고 토로하는 것이다. 법원이 적정 수준 통제를 해야 한다. 기업 규모와 특성에 맞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어느 정도 이행하면 중대재해와의 인과관계가 단절되고 어느 정도 이행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판례법리를 형성하는 데 합리적 실행 가능성 법리가 중요한 징표로 활용될 수 있다. 합리적 실행 가능성 개념을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컨설팅에 활용하고 있는 화우가 강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Q.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된다면 무엇이 쟁점이 될까.

    오태환
    : 기업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특히 중층적 도급관계에서 발주와 도급의 구별 문제가 논란이 될 것이다. 기업들의 준비 상황과 관련해서는 인력·예산·조직의 구성이 적정한지, 유해·위험 요인의 확인과 개선 절차의 마련이나 실행이 적정 수준으로 이뤄졌는지도 법적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비상 대응 준비, 종사자 의견 청취, 안전보건관계법령의 범위, 안전보건교육의 내용과 같은 실체적인 준비 수준과 관련된 대목도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Q. 대법원 첫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결국 수사 과정에서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화우도 비상대응팀을 꾸리고 수사 대응 체계를 갖춘 것으로 아는데.

    홍성
    : 화우 노동그룹과 산업재해 수사 경험이 많은 공공수사부 출신 변호사, 경찰·노동부·안전보건공단 출신 전문인력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응팀을 꾸렸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 곧바로 투입되고 기업을 위해 초동 수사와 사고 조사 과정에서 법률적 지원을 맡게 된다. 사고 대응의 신속성과 사고 발생 과정의 정확한 분석이 핵심 요소인데 이 부분도 한국안전문화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비상대응팀이 적극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Q. 중소·중견기업들도 중대재해 대응을 위한 법률 서비스를 원하지만 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오태환
    : 사전에 안전보건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컨설팅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준비된 내용이 없으면 한계가 있다. 화우는 법 제정 이후에 수많은 기업을 컨설팅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기업이 사전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폈다, 중소·중견기업에 특화된 형태의 컨설팅 프로그램도 보유 중이다.

    Q 노·사 양쪽에서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위헌법률심판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오태환
    :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초기부터 위헌법률심판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헌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상당히 많은 위헌적 요소를 갖고 있다. 포괄적 위임 금지의 원칙이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법 내용 자체도 어떤 것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규범이 명확하지 않다면 처벌할 수 있는 게 맞는지도 문제가 된다. 기소가 이뤄지고 어떤 법 규정이 적용되는지 윤곽이 나오면 위헌적 부분을 검토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고재철 : 시스템이라는 건 모두 다 다르다. 연못의 생태계, 강의 생태계, 바다의 생태계가 다 다른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을 정형화시켜 놓고 강제하면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위험성 평가나 위험 요인 관리와 관련해 반기에 한 번 점검해야 할 회사가 있을 것이고 중대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은 업종의 경우에는 1년에 한 번 정도만 점검해도 될 것이다. 기업의 특성과 규모를 반영하지 않고 정형화하면 시스템으로서의 의미가 떨어진다. 꾸준하게 지적돼왔던 실질적인 지배·운영·관리의 해석이라든지 안전보건관계법령의 범위, 종사자의 범위도 더 구체화해야 한다. 안전보건관리체계의 핵심인 합리적 실행 가능성 법리도 명문화될 필요가 있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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