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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1-03 14:36:04

    수정 : 2023-01-03 14:48:52

고소·고발 시 수사기관에 제출한 타인의 개인정보 자료를 개인정보의 ‘누설’로 본 판결

2023-01-03 14:36:04



고소·고발 시 수사기관에 제출한 타인의 개인정보 자료를 개인정보의 ‘누설’로 본 판결
[2023년 1월호 vol.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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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윤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1. 들어가며


    수사기관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할 때 상대방의 이름, 주소, 연락처, 이메일 주소를 적거나 개인정보가 기재된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대법원은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타인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제출한 행위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했는바(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18도1966 판결), 이 판결의 의미와 향후 수사기관에 대한 자료 제출 시 유의할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법원의 판단

    가. 사안의 개요


    지역 농협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A는 농협 조합장이 조합원들에게 과일을 사주는 등 기부행위를 하고, 화환, 축의금, 조의금을 조합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하는 등 농협협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당시 A는 ①조합장이 과일을 구매하는 장면이 녹화된 13건의 CCTV 영상, ②조합장의 이름, 꽃배달 받을 사람의 이름, 주소 등이 적힌 꽃배달내역서, ③축·조의금 송금내역이 기재된 무통장입금의뢰서, 송금전표, 거래내역 확인서 등의 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이에 조합장은 농협협동조합법 위반죄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A도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를 위반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입건돼 기소됐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금지행위)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
    2.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

    제71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5. 제59조 제2호를 위반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나. 법원의 판단

    1심은 A의 행위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인정보 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A가 상고했고 2심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인정보 누설에는 고소·고발에 수반해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해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위법성 조각 여부와는 별개로, 일단 개인정보보호법이 금지하는 개인정보의 '누설'에 해당한다고 봐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18도1966 판결).
     
    <판결 요지>

     구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11조는 개인정보의 처리를 행하는 공공기관의 직원이나 직원이었던 자 등이 직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 또는 권한 없이 처리하거나 타인의 이용에 제공하는 등 부당한 목적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음

     동 법률 제11조의 '누설'이라 함은 아직 개인정보를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고(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3070 판결 참조), 고소ㆍ고발장에 다른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첨부해 경찰서에 제출한 것은 그 정보주체의 동의도 받지 아니하고 관련 법령에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부당한 목적하에 이루어진 개인정보의 '누설'에 해당했음(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5526 판결 참조)

     동 법률이 2011. 3. 29. 폐지되고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된 취지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분을 망라해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국민의 피해 구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 위반죄는 구 개인정보보호법상 '누설'에 관한 법리를 개인정보보호법에도 그대로 적용함

    -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 제2항, 제11조 위반죄와 비교해 범행주체가 다르고 '누설'에 부당한 목적이 삭제됐다는 것만 다를 뿐 나머지 구성요건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점

    -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가 금지하는 누설 행위의 주체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이고, 그 대상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로 제한되므로, 수사기관에 대한 모든 개인정보 제공이 금지되는 것도 아닌 점 및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취지 등 고려

     다만, A의 위 행위가 범죄로서 처벌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고 있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임
     

    3. 대상판결의 의미

    대상판결은 구 개인정보보호법상 '누설'에 관한 법리를 적용해, 누설이 '아직 개인정보를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 이상 그 대상이 수사기관이라 하더라도 개인정보 누설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한다고 봤다.

    '동일한 법령에서의 용어는 법령에 다른 규정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하게 해석·적용'돼야 한다면, 구 개인정보보호법상 누설에 관한 법리와 달리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은 누설이 아니'라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의 구성요건에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도 규정돼 있지 않으므로, 대상판결은 '누설'의 문언적 해석에 충실한 판단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일반인의 시각에서 대상판결은 쉽게 납득되기 어려울 수 있다. 시일이 지나 수사기관이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거나 적극적으로 수사해 주지 않을 경우, 고소·고발인으로서는 혐의를 증명하기 위해 피고소·고발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제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수사기관이 불특정 다수에게 이를 유포하는 등 개인정보 주체의 사생활이 침해될 개연성이 없고 범죄의 주요 증거(차량 블랙박스, CCTV영상)가 있음에도 임의제출하지 못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으며, 범죄자 처벌의 공익과 피고소인의 사생활 보호 이익을 형량할 때 이는 개인의 정당한 권리 구제 및 공익 실현을 위한 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대법원이 위법성 조각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만큼 향후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위법성 조각사유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를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고 있는 실무의 경향을 고려할 때 반드시 정당행위가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개별 사안마다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개인정보보호법은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어야만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고, 정당한 이익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필요최소한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판례도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대상판결에 따라 업무상 알게 된 타인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수사기관에 제공하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문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4. 타인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할 경우 유의사항

    고소·고발장 제출 시 또는 수사 도중 수사기관에 타인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자료를 제출하기 전에 아래 사항들을 점검해 보자. 또한 개인정보를 제출하더라도 필요최소한의 정보만 남겨두고 개인이 특정될 수 있는 정보는 모두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⑴ 고소·고발장 또는 제출 자료에 타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는가?

    대표적으로 개인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이메일 주소, CCTV 영상, 자동차등록번호 등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정의)
    1.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말한다.
    가.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
    나.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정보. 이 경우 쉽게 결합할 수 있는지 여부는 다른 정보의 입수 가능성 등 개인을 알아보는 데 소요되는 시간, 비용, 기술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 가목 또는 나목을 제1호의2에 따라 가명처리함으로써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추가 정보의 사용ㆍ결합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이하 "가명정보"라 한다)
    1의2. "가명처리"란 개인정보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 정보가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2. "처리"란 개인정보의 수집, 생성, 연계, 연동, 기록, 저장, 보유, 가공, 편집, 검색, 출력, 정정(訂正), 복구, 이용, 제공, 공개, 파기(破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를 말한다.

    ⑵ 고소·고발인 내지 자료 제출자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인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 제5호의 '개인정보처리자' 즉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해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에 한정되지 않고,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제2조 제2호 소정의 방법으로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를 포함한다.

    ⑶ 해당 개인정보를 업무상 알게 된 것인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가 그 업무, 즉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해' 알게 된 개인정보만을 의미하는 것이지,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 없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가 담당한 모든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일체의 개인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⑷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등 정당행위에 해당할만한 사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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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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