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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1-03 14:37:00

    수정 : 2023-01-03 14:48:43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의 차이가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2023-01-03 14:37:00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의 차이가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2023년 1월호 vol.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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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박종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기간제근로자, 단시간근로자 등(이하 '기간제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근로조건을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2007. 7. 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이 시행됐다. 이러한 기간제법에서는 기간제근로의 사용 제한, 근로계약 기간, 초과근로 제한, 근로조건 서면 명시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고, 특히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한 차별적 처우 금지(법 제2조 제3호, 제8조 등) 및 그에 대한 구제신청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법 제9조 이하). 

    기간제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란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조건상 불이익하게 처우하는 것을 말한다(법 제2조 제3호). 

    위 '합리적인 이유'와 관련돼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자가 단체협약을 이행한 결과 정규직근로자와 기간제근로자 등 사이에서 근로조건에 차이가 발생했을 경우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단체협약이 적용에 따라 근로조건상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 근로조건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다가 ⒝ 단체협약의 내용도 사용자가 임의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기간제근로자 등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노동조합 가입이 원활하지 않은 근로 현실에 비춰 볼 때, 단체협약을 근거로 근로조건상 차이를 두는 것을 정당화한다면 사실상 기간제법이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의 차이가 기간제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인지에 대해 최근 하급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22. 10. 28. 선고 2021구합87569 판결, 이하 '대상판결')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2.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 차이가 기간제법상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가.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

    1) 사실관계


    대상판결의 원고인 학교법인은 노동조합과 체결한 임금협정에 따라 정규직인 행정사무직 직원에겐 격려금을 지급했다. 반면, 기간제근로자 등인 일반계약직 직원에겐 임금협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격려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일반계약직 직원들은 학교법인이 자신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불이익한 처우로, 기간제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2) 구체적인 판시 내용 

    이 사건에서 "임금협정이 일반계약직 직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정이 일반계약직 직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단체협약에서 특정 급여 지급을 정하고 있더라도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조합원에게 합의에 따른 급여를 지급할 의무를 발생하게 할 뿐 조합원 외 다른 근로자에게 '그러한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단체협약의 적용 범위를 근거로 일반계약직 직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결론은 기존 법원의 판결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서울고등법원은 동일한 쟁점에 대해 상세하게 판시한 바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먼저 ⒜ 대상판결과 동일하게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특정 급여를 지급하기로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조합원 외 근로자에게 '그와 같은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님을 지적했다. 그리고 ⒝ 기간제법의 차별시정제도는 사용자와 개별 근로자 사이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기간제근로자 등에게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 존재한다면 이는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이므로, 근로조건이 사용자와 노동조합 사이의 합의에 따라 정해진 경우에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 점, ⒞ 기간제근로자 등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할 때, 단체협약의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처우를 정당하다고 보게 되면 결국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한 충분한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서울고등법원 2015. 1. 28. 선고 2014누51779 판결,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확정). 대법원도 단체협약을 근거로 정규직 직원에게만 상여금 등을 차등 지급하고 기간제근로자 등에겐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면 근로조건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4두43288 판결).

    나.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대상판결을 비롯해 위 판례 등에 비춰 보면, 법원은 '기간제근로자 등이 단체협약의 적용 범위에서 제외된 결과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적용되지 못했다'는 사정을 근거로 불이익한 처우를 정당화하지 않는 입장으로 보인다. 즉, 이러한 법원의 입장을 따를 경우 노사가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 등을 체결할 때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닌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한 처우까지 감안해 단체교섭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부분 법리의 경우 앞으로 좀 더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위 판례의 입장에 따른다면 ⒜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은 일반적 구속력을 가질 수 없어 정규직 근로자에겐 적용될 수 없는데, 대상판결에 따를 경우 기간제근로자 등에겐 단체협약상 유리한 근로조건이 적용돼 결과적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정규직 근로자와 기간제근로자 등 사이에서 차별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 대상판결의 결론을 관철할 경우 사용자와 노동조합은 조합원이 아닌 제삼자의 근로조건까지 고려해 근로조건을 협의해야 하는데, 이는 조합원들의 이익에 반할 우려가 있다. 이를테면,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상여금 등을 합의할 때 조합원이 아닌 기간제근로자 등에게 지급할 예산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더 낮은 금액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 대상판결 등에선 '사용자와 개별 근로자 사이의 합의'와 '사용자와 노동조합 사이의 합의'를 동일한 것으로 전제하는 듯하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다양한 권한이 인정되기에 개별 근로자보다 더 강한 협상력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협상력으로 인해 사용자가 임의로 단체협약의 내용을 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상 차이를 과연 '사용자가 한 차별적 처우'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끝으로, ⒟ 노동조합법에선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의 조합원에 한해 효력이 미치며 법 소정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일반적 구속력을 인정하고 있다(법 제35조). 그런데 대상판결에 따를 경우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해선 노동조합법 소정의 요건을 갖추지 않더라도 단체협약의 효력이 확장되는 것이 되는데, 이 경우 노동조합법 제35조와의 해석 역시 문제된다.

    3. 마치며

    대상판결을 비롯해 현재 법원의 태도에 따르면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에 따라 근로조건의 차이가 발생한 경우에도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할 경우 조합원과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근로자 등이 있다면 이들에게 단체협약상 근로조건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부분 법리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기에 향후 법원의 판결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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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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