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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6-09 18:14:58

    수정 : 2023-06-09 18:15:10

비종사 노동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2023-06-09 18:14:58



비종사 노동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2023년 6월호 vol.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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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권영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들어가며

    산업별 노동조합 내지 초기업별 노동조합이 증가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근로자가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기업의 사업장에 출입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그에 반해 사용자인 기업은 시설보안, 경비, 안전 등의 이유로 외부인의 사업장 출입을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런 이유로 비종사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에 관해 근로자들의 노동3권과 사용자의 시설관리권 사이에 조화가 필요하다.

    노동조합법은 2021. 1. 5. 개정을 통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제5조 제2항). 그러나 이 문언만으로는 비종사 노동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에 관한 기준을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 다만, 관련 판례가 축적되고 있는데, 대체로 비종사 조합원의 정당한 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업장 출입 통제 절차를 따르지 않았을 때 조합 활동은 정당성을 상실하나

    조합 활동의 정당성 판단기준에 관해 대법원은 "⑴첫째, 주체의 측면에서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⑵둘째, 목적의 측면에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⑶셋째, 시기의 측면에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⑷넷째, 수단·방법의 측면에서 사업장 내 조합 활동에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7도2478 판결).

    기업의 사업장 출입 통제 절차를 따르지 않았을 때의 조합 활동 정당성 문제는 네 번째 '조합 활동의 수단·방법 측면'과 연관이 있다. 이에 관해 대법원은 "시기·수단·방법 등에 관한 요건은 조합 활동과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이 충돌할 경우에 그 정당성을 어떠한 기준으로 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므로, 위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①조합 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②조합 활동으로 행해진 개별 행위의 경위와 구체적 태양, ③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의 침해 여부와 정도, ④그밖에 근로관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충돌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실질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17도2478 판결)고 해 판단요소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적용사례를 보자.
     
    위 대법원 2017도2478 판결은 직원이 아닌 노동조합 간부들(노동안전보건실장, 미조직 비정규부장)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의 증거 수집, 조합원 교육 등을 목적으로 회사의 승낙 없이 공장에 들어가 30~40분 정도 현장순회를 하다가 회사의 퇴거 요구를 받게 됐고, 그 과정에서 사업장 소속 조합원들과 회사 관계자 사이에 소란이 발생한 사안이다. 여기서 법원은 비종사 노동조합 간부들의 공장 진입을 정당한 조합 활동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5도6173 판결은 직원이 아닌 산별노조 지부 간부들이 소속 지회 사업장 내에서 개최된 집회 참여를 위해 방송용 차량을 앞세워 공장 내 주차장에서 약 25분간 구호 및 파업가를 제창하고 퇴거한 사안이다. 여기서도 법원은 위 행위를 지회의 쟁의행위를 지원 조력하기 위한 산별노조의 조합 활동으로 인정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497 판결은 산별노조가 '기업에 노동조합이 주최하는 집회 참석을 위해 조선소 내 광장 출입을 허가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데, 회사가 '집회개시·종료시간, 진행 동선, 규모, 방법이 불분명하다'는 등의 이유로 출입을 허가하지 않은 사례다. 비종사 조합원들은 정문 출입 통제 담당 직원의 제지를 무시한 채 차량을 멈추지 않고 정문을 통과해 집회에 참석했다. 법원은 "이들이 정당한 조합 활동을 위하여 사업장에 출입했고 회사의 시설관리 등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2022. 6. 9. 선고 2021누47754 판결(대법원 2022. 10. 14.자 2022두48288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확정)은 종사근로자가 4인의 비종사 조합원(해직자 및 상급단체 조합원)을 차에 태우고 '노동조합 사무실 방문'을 목적으로 밝히며 사업장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는데, 실제로는 4인의 비종사근로자가 이사회 개최 중인 본관 건물 현관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의견서를 전달하려다가 직원들의 제지로 실패한 사례다. 위 사업장은 국가중요시설(발전소)이었는데, 법원은 "중요시설의 보호를 이유로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원의 출입을 전면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고 다만 출입자의 수, 출입 장소, 조합 활동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중요시설의 보호에 지장을 주거나 지장을 줄 위험이 있는 경우에 이를 불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리고 비종사 조합원들이 4명에 불과하고(행위자 수), 피켓시위를 한 시간은 2시간을 넘지 않았으며, 확성기 등의 기구를 사용하지 않았고 피켓시위 장소가 노동조합 선전활동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본관 앞이라는 점(사용자 업무 지장 정도), 과거 비종사 조합원의 소규모 피켓시위 참여를 통제하지 않았던 관행(과거 관행) 등을 들어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조합원에게도 허용되는 조합 활동"으로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비종사 조합원이 사용자가 정한 사업장 출입 절차를 위반하고 진입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업장 내 조합 활동의 정당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사업장 출입 통제 절차를 따르지 않은 비종사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나

    서울고등법원 2022. 10. 20. 선고 2022누34120 판결(대법원 2023. 2. 23.자 2022두65238 판결로 확정), 서울고등법원 2022. 10. 20. 선고 2022누36355 판결(대법원 2023. 2. 23.자 2022두64723 판결로 확정)은 노조가 A 공장 내에서 이루어진 집회에 참석을 위해 그 회사 B 공장 소속 조합원들의 A 공장 출입허가를 요청했는데, 회사가 이를 거절하자 '출입대장 작성 및 담당자 확인 후 출입'이라는 절차를 밟지 않고 A 공장으로 진입한 사안이다. 법원은 "취업규칙 조항이 노동조합법 또는 단체협약에 따라 보장되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을 정한 경우에는 그 조항은 무효이고 사용자는 해당 조항을 근거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 없다. 따라서 노동조합이 A 공장 내에서 B 공장 소속 조합원들까지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것이 노동조합법과 단체협약에 따른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회사가 A 공장 소속 아닌 근로자들의 집회 참석을 금지하고 출입절차 위반을 이유로 경고의 징계를 한 것은 부당징계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봤다. 타 사업장 조합원이 '노동조합 활동 참가'라는 목적을 밝혀 회사 보안관리 담당자로 하여금 확인해 보도록 했다면 이는 보안관리 절차를 준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였다.

    앞서 본 서울고등법원 2021누47754 판결(발전소 사례)은 해고자 및 상급단체 조합원 4인을 사업장 내로 안내한 조합 간부가 회사 관계자에게 그들의 방문 장소를 '노동조합 사무실'로 밝힌 것은 회사의 과도한 출입 제한에 대응한 행위였다고 평가하면서 거짓 보고를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회사가 정한 출입 절차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않거나 심지어 출입 목적을 달리 고지해 출입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출입자가 사업장 내에서 한 활동이 정당한 조합 활동에 해당하는 경우 이를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부당징계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노사관계가 악화돼 갈등이 심한 회사에서는 부당노동행위로까지 평가될 수 있으므로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는 비종사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에 관해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나

    위 서울고등법원 2021누47754 판결은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조합원이 사업장 출입 및 시설물 이용이 허용되는지 여부는 사업장 출입의 목적, 출입 장소, 출입자의 수, 조합 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사용자의 업무를 지장을 주는 정도, 해당 출입자 또는 출입 단체의 시설관리권 침해 전력, 노사 간에 형성된 관행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사업장 출입 및 시설물 이용이 허용될 수 있는 경우라도 사용자는 시설관리권의 행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사전에 출입자의 신원, 출입 목적 또는 출입 장소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그 출입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고려하면 회사가 출입자의 신원확인을 요청하는 것, 출입 목적과 장소를 확인하는 것, 한번에 동시 출입 가능한 인원수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것, 출입 목적에 부합하는 장소로만 방문지를 제한하는 것 등의 조치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비종사 조합원이 정당한 조합 활동 목적임을 밝혀 사업장 출입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전면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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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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