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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7-11 14:40:00

    수정 : 2023-07-11 14:45:16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에 관한 기준의 재정립

2023-07-11 14:40:00



근로조건
[2023년 7월호 vol.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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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홍성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1. 들어가며


    회사에서 '별을 단다'라고 불리는 임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가? 회사에서 직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임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이 많다. 우선 전결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많아지고 연봉도 크게 오른다. 법인카드 비용 한도가 늘어나고 개인 집무실 혹은 법인차량이 제공되기도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크다 보니 직원 시절에는 꿈에만 그리던 별을 달았다고 표현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임원과 직원, 이 둘은 법적으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직원이라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각종 보호를 받는다.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원은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을 체결한다. 임원으로 승진하는 순간 계약의 형태가 바뀌고 퇴직금을 정산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아오다가 임원이 되면 그 적용을 받지 않거나 별도의 임원관리규정의 적용을 받는 등 직원과는 차별화된 관리와 처우를 받게 된다. 이러한 임원을 근로자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법 많은 판례들이 축적돼 왔는데 본고에서는 그러한 판례상의 결론이 회사의 현실과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2.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의 구별

    판례는 근로자성 판단 시 고용, 위임, 도급 등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주로 특수고용직근로자, 즉 개인사업자의 지위에서 회사와 위임, 위탁, 도급계약 등을 체결한 사람을 근로자로 볼 것인지를 판단하는 수많은 판례에서 이 원칙은 확고하게 자리잡아 왔고 이를 판단하기 위해 판례에서 8~9가지 정도의 징표들이 제시돼 왔다. 대표적으로 백화점 판매위탁원, 채권추심원, 정수기 수리기사, 학원강사 등의 케이스에서 근로자성 여부가 문제됐다. 개인사업자로서 위임, 위탁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독립적인 지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면 계약의 형식에 상관없이 실질에 따라 근로자로 본다.

    임원의 경우에도 판례상 기준은 비슷하다. 회사의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업무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다면 그 임원은 근로자로 본다. 그동안 임원의 근로자성 여부가 문제된 케이스들을 분석해 보면 노동법적 보호의 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판례는 등기임원인지, 비등기임원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등기임원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 등기임원은 상법상 정해진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를 위임받아 처리하는 자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는 자로 보지 않는다. 회사의 주요한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하는 권한이 법적으로 부여돼 있고 이를 통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므로 사용종속관계에 놓여 있는 근로자로 보지 않는 것이다. 반면 비등기임원의 경우에는 상법상 권한과 책임이 부여돼 있지도 않고 중간관리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사실상 업무집행권을 가진 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판단한다.

    등기임원의 경우에는 직원과는 구별되는 권한과 책임, 업무 형태와 처우 등이 뚜렷하게 드러나므로 판례도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하지만 회사 내에서 등기임원의 수를 줄이는 대신 등기는 되지 않았지만 등기임원과 유사한 지위와 권한을 가진 비등기임원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를 획일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3.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비등기임원 근로자성이 문제된 대부분의 사례에서 판례는 다음과 같은 판시를 반복하며 근로자성을 인정해 왔다.
     
    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2259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다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사장 등의 지휘·감독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반면 소수이기는 하지만 비등기임원임에도 근로자성이 부정된 사례도 있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해 특별히 임용돼 해당 업무를 총괄해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해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 구체적인 임용경위, 담당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해야 한다.


    4.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 판단기준의 재정립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다 보니 등기임원은 근로자성 부정, 비등기임원은 근로자성 인정이라는 공식이 고착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으로 회사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비등기임원의 유형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다.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쟁점은 주로 특수고용직을 근로자로 보고 근로기준법상의 강한 보호를 할 것인지의 쟁점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회사와의 관계에서 경제적 종속성을 바탕으로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함에도 법적종속성을 형성하지 못하고 단지 개인사업자의 지위에서 위임, 도급계약 등을 체결했다는 점 때문에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이러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법의 보호를 받도록 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비등기임원의 경우는 다르다. 비등기임원은 스스로 근로기준법상의 보호를 포기하고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 관계를 언제든 단절할 수 있는 자유로운 지위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가로 직원의 경우보다 훨씬 높은 연봉과 처우조건을 제공받는다.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로 그와 같은 관계를 형성한 셈이다. 따라서 최소한 특수고용직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법의 보호를 받도록 할 필요성이 높지 않고 오히려 특수고용직과 동일하게 판단하는 것은 회사 내의 비등기임원의 다양한 역할과 지위의 특수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당사자간의 의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법원 2010다57459 판결에서는 "임원이 대표의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하고 경영성과나 업무 성적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판단해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2006년 대입학원의 종합반 강사의 근로자성 사건 이후 대법원의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징표가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완화됐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그럼에도 위 대법원 2010다57459 판결에서는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기준으로 여전히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사자 간의 합의로 위임 계약을 체결하며 고용에 대한 강한 구속성을 버리고 대신 높은 보수와 처우를 택했다면 이러한 합의를 최대한 존중해야 하고, 반면에 이를 넘어 근로자로 볼 정도의 강한 징표 다시 말하면 '상당한'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의 사정이 존재해야 비로소 근로자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 이슈는 회사마다 부여된 임원의 역할과 권한, 책임, 전결의 범위, 업무의 독자성, 근태관리의 정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등기가 됐는지를 기준으로만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당사자 간에 합의된 의사에 반하거나 실제 비등기임원의 역할과 권한을 제대로 반영한 결론이 아닐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최근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으나 계약의 실질이 계약서 내용과 일치하지 않고 홍보업무에 대해 대표이사에게 보고한 사실은 인정되나 수임인에게도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위임인에게 보고할 의무가 인정되므로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을 부정한 하급심 판결은 주목할 만하다(서울고등법원 2022. 10. 19. 선고 2021누76677 판결). 이 판결에서는 임원을 홍보 업무의 전문가로 영입했고 회사의 주요 안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나 결재권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사실상 기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임원으로서 지위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러한 판단기준은 근로관계의 실질을 보겠다는 대법원의 근로자성 판단의 원칙적 기준에 가장 부합한다. 결국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은 '등기' 여부가 아니라 근로자로 볼 수 없을 정도의 '권한과 책임, 독자적인 역할'이 인정되는지, 외형상 임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비로소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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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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