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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0-06 17:03:11

    수정 : 2023-10-06 17:03:58

공정대표의무 중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와 ‘부당노동행위’ 사이의 관계

2023-10-06 17:03:11



노사관계
[2023년 10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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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률] 이지호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대상판결 서울고법 2017. 5. 12. 선고 2016누68191 판결 등

    1. 공정대표의무와 부당노동행위의 의의

    공정대표의무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교섭 참여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사이에 합리적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차별하지 않고 공정하게 대표해야 할 의무를 말한다. 이 의무는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로 인해 단체교섭 과정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차별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인데(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이는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 절대적인 평등이나 무조건적인 단순 비례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며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는 주체에 사용자를 포함하고 있다.

    한편, 부당노동행위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의 노동3권을 자주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개입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의미하는데, 노동조합법 제81조 각 호에서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사용자의 행위를 각 유형마다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2. 사용자에게 공정대표의무 중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

    공정대표의무의 내용으로 '소극적으로 차별하지 않을 의무'를 넘어, 사용자에게 '복수 노동조합 간 차별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의무'도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관해 견해의 대립이 있으나, 법원은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서는 근로시간 면제의 분배가 소수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해 형평성 있게 적용되도록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수 노동조합이 받는 불합리한 차별을 제거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사용자에게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서울고등법원 2019. 8. 30. 선고 2019누36829 판결: 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두52713 판결에서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확정). [다른 하급심 판례에서는 "사용자라고 해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소수 노동조합 사이의 중립을 지켜야 할 소극적인 의무만을 부담할 수 없다"고 해 다소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서울고등법원 2018. 10. 10. 선고 2018누47914, 2018누47921(병합) 판결 등)}, 그 취지는 동일하다.]

    3. 공정대표의무와 부당노동행위의 관계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사용자의 행위가 곧바로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①공정대표의무의 주체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인 반면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는 사용자로 국한되고, ②공정대표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위반한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규정한 반면, 부당노동행위 위반에 대해서는 그 자체를 처벌함과 동시에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위반한 경우에도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③공정대표의무는 주관적 요건을 필요로 하지 않고 사용자 측에 '합리적 이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는 반면 부당노동행위는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요하고 근로자 측이 주장,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등, 양자(兩者)의 주체, 요건, 효과 및 증명책임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양자(兩者)를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그러나 사용자가 복수의 노동조합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이 '노동조합 조직 내지 운영에 대한 지배, 개입 또는 불이익취급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 별다른 이견은 없다고 판단된다. 즉,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사용자의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고 이해된다.

    4. 사용자에게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를 요구하는 것에 관한 하급심 판결 및 이에 대한 비판적 고찰

    그런데 사용자에게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를 요구하고, 이에 사용자가 복수 노동조합 간의 차등 대우로부터 빚어지는 분쟁, 의견 불일치 및 사용자에 대한 개입 또는 중재 요구 등에 매번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 이러한 사용자의 행위는 오히려 노동조합 등 근로자와 근로자단체에 대해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용자의 개입이나 불이익취급으로서 위법한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하에서는 사용자에게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를 요구한 하급심 판결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통해 두 하급심 판결의 판단을 다른 사건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가. 서울고등법원 2017. 5. 12. 선고 2016누68191 판결

    위 사건에서 법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노동조합 게시판 이용에 있어 사용자가 노동조합 간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 등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사용자의 위 행위가 모두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취지로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 게시판 이용에 관해서는 "참가인 지회는 A 노동조합이 노조 게시판의 명패를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A 노동조합 게시판'으로 변경하자 A 노동조합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원고에게도 별도의 게시판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게시판의 크기, 부착할 벽면의 확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시설 관리권을 가진 원고로서는 큰 어려움 없이 기존 게시판과 유사한 크기의 별도 게시판을 설치해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원고는 A노동조합과 참가인 지회의 협의를 통한 기존 게시판의 공동 사용만을 내세우면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판단해, 사용자가 협의를 통해 노동조합 간에 원만히 해결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용자의 태도가 '소극적 태도'로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 서울고등법원 2018. 6. 20. 선고 2017누86233 판결

    위 사건에서 법원은 '(전문직과 일반직으로 구분되는 회사에서) 전문직 직원으로 구성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전문직 직원에게만 노동절에 상품권을 지급하고, 자녀학자금을 지원하는 것 등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사용자의 위 행위가 모두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상품권에 관해서는 "일반직 사원과 전문직 사원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함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일반직과 전문직이라는 직군의 차이는 노동절(5월 1일) 상품권의 지급 여부를 달리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라고 판시했고, 자녀학자금 지원에 관해서는 "자녀학자금 지원은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할 목적으로 지급되는데, 일반직 사원의 경우 전문직 사원과 달리 그와 같은 필요성이 없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아 일반직과 전문직이라는 직군의 차이가 자녀학자금 지원을 달리하는 합리적인 이유라고 볼 수 없다" 등을 판단 이유로 제시했다.

    다. 하급심 판결에 대한 비판적 고찰 : 위 두 하급심 판결의 판단을 다른 사건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여부

    비록 두 하급심 판결이 일견(一見) 사용자에게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으나, 각 판결의 이유 부분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위 두 하급심 판결의 각 판단은 각 사건의 구체적 타당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이므로, 판시 취지를 섣불리 다른 사건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2016누68191 판결에서 법원은 "사용자의 임원, 간부직원들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의 설립 초기부터 소속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하면서 노동조합 설립을 만류하고, 노동조합 탈퇴 및 교섭대표노동조합에의 합류 등을 종용, 회유했던 점이 고려돼 사용자의 소극적 태도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의 조직, 운영 등에 대한 지배, 개입 의사의 표출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편, 2017누86233 판결에서 법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이 전문직 위주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일반직 위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근로 여건이 서로 상당히 상이해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한 단체협약의 교섭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 의거해서 전문직 노조와 일반직 노조 간의 교섭창구 분리 및 개별교섭을 요청했으나, 사용자가 '통합적 인사관리와 노사문화 차원에서 창구일원화를 통한 협상을 진행하고자 하고, 향후 단일화한 창구를 통한 교섭 과정에서 일반직 직원들의 권익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임하겠다'며 요청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약속을 어기고 교섭대표노동조합 소속 전문직 직원들만 우대하는 차별적 규율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5. 결어 : 공정대표의무와 부당노동행위의 명확한 관계 정립에 관해

    대법원은 '법률 해석의 방법과 한계'에 관해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81254 판결 등 다수). 즉, 법률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체계적·논리적 해석을 동원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적극적 차별금지 의무를 일률적으로 부여하는 경우,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위험이 있는 행위를 할 것을 사용자에게 강요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따라서 자칫 사용자에게 모순적 의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하급심 판결들의 확대 적용을 경계하고, 양자(兩者)에 대한 체계적·논리적 해석을 통해 사용자의 의무 내용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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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호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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