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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1-07 11:40:54

    수정 : 2023-11-07 11:41:49

중대재해처벌법의 다단계 인과관계 판단 구조

2023-11-07 11:40:54



중대재해
[2023년 11월호 vol.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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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률] 김영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대상판결 :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3. 8. 25. 선고 2023고합8 판결(중대재해처벌법 4호 판결)

    Ⅰ. 서론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에 규정된 산업재해치사죄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하 경영책임자)이 고의로 제4조의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성립하는 결과적 가중범이다. 따라서 기본행위와 중대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형법 제17조는 인과관계에 대해 "어떤 행위라도 죄의 요소되는 위험 발생에 연결(連結)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결과로 인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결과적 가중범에서는 부작위와 결과 간에 어떠한 관련성이 있어야 그 결과를 행위자에게 귀속시킬 수 있느냐라는 법적·규범적 판단에 있어 경영책임자의 부작위에 내재된 전형적 위험이 직접 실현되어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의미에서의 직접성의 원칙이 문제된다. 왜냐하면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행위와 결과 발생 사이에 시·공간적 간격과 인적 간격이 있어 중간단계에서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관리감독자나 종사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 행위 등 다양한 매개변수들이 개입돼 있는 경우 경영책임자가 자신의 부작위 상황에서 초래하는 허용되지 않는 위험을 실현한 것이 아니라 제3자가 직접 실현시킨 것이므로 그 결과를 경영책임자에게 귀속시키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 인과적 사슬(Kette)이 여러 단계의 원인과 결과(즉 원인→결과=제2의 원인→결과=제3의 원인→결과 등)로 연결되는 다단계 인과관계 구조에서 직접성 원칙을 관철할 수 있는 이론이 이른바 '인접효 법칙(Nahwirkungsgesetze)'이다. 즉, 인접효 법칙을 통해 다양한 인과 사슬마다 인과법칙이 인정되는지에 대한 단계적 심사를 수행함으로써 경영책임자의 부작위와 구체적 결과에의 연결 판단 및 구성요건적 결과의 귀속판단이 가능하다. 그래서 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규범적 인과관계 영역에서는 결과 발생의 직접적 원인뿐만 아니라, 경영책임자의 최상위 의무 위반이 결과에 대한 근본적·구조적 원인이 돼 결과귀속을 인정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일부 부인 사건으로 의무 위반 및 인과관계 유무에 관해 구체적으로 심사하고 판시한 데 의의가 있다. 이하에서는 다단계 인과관계 구조를 이해하고 논증하기 위한 법리로서 판례의 입장인 상당인과관계설 뿐만 아니라 인접효 법칙을 적용한 단계적 심사·판단 방법을 살펴보도록 한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2022. 5. 19. 수도시설 개선사업 공사 현장에서 개선사업 공사 중 토공사를 B 사에 도급한 원청 A 사의 경영책임자인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 및 시행령상 ①사업 또는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을 설정하지 아니하여 종사자들에게 안전·보건의 실행 방향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②차량계 건설기계 유도자 배치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지 아니하고 차량계 건설기계와 근로자의 충돌 위험을 인식하였음에도 근로자 출입 통제에 필요한 안전시설비 등 예산의 집행을 관리하지 아니하고 ③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지 아니하여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접근제한 등 조치를 하지 아니하게 하고 ④협착 사고 등이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한 작업 중지, 위험 요인 제거 등 대응조치 매뉴얼을 마련하지 아니하여 유도자나 안전 펜스 등 안전조치 없이 차량계 건설기계 사용 작업을 하는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급박한 위험이 있음에도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으로 하여금 작업을 중지하거나 즉시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등의 대응조치를 할 수 없게 만들어 결국 A 사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 C가 ①작업장으로 통하는 장소에서의 안전 통로 설치 ②굴착기 작업반경 내 공간에 출입 금지 표지판이나 울타리 같은 안전시설 설치 등의 근로자 출입 통제 또는 ③유도자 배치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취하지 아니하게 함으로써 마침 굴착기 후방의 통로를 지나는 B 사 소속 근로자 D가 굴착기와 담장 사이에 협착되어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Ⅲ. 평석

    1. 대상판결의 인과관계 판단 구조 : 상당인과관계설
     
    대상판결은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작위와 사망의 결과 사이에 피해자나 제3자의 과실 등 다른 사실이 개재된 때에도 그와 같은 사실이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2014도6206 판결 등)를 제시했다. 그리고 피고인의 시행령상 네 가지 조치 불이행과 중대재해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구체적 판단에서 다음 사정들을 고려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① 피고인이 유도자 인건비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안전시설비 예산이 용도에 맞게 집행되도록 하지 않은 것은 공사 현장에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고 유도자가 배치되지 않은 주요 원인이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안전 예산이 편성되지 않고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원청 현장소장) 등이 해당 위험장소에 종사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통상 예견될 수 있는 의무 위반행위에 해당하므로, 원청 현장소장 등의 의무 위반 사실이 개재됐다는 사정은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사유가 될 수 없다.

    ② 피고인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그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했다면, 원ㆍ하청 현장소장 또는 근로자들 중 누군가는 매뉴얼에 따른 대응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러한 대응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③ 피고인이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해왔다면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근로자의 출입 통제 등의 안전조치를 보다 충실히 이행했을 것이고, 그러한 안전조치가 충실히 이행됐다면 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④ 안전ㆍ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을 실질적ㆍ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은 피고인의 안전ㆍ보건의식의 부재는 피고인의 나머지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으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게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기본원칙과 행동 지침을 제시하지 아니함으로써 그들의 의무 위반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피고인의 안전ㆍ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설정의무 위반은 피고인의 나머지 의무 위반 및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의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과 결합해 중대재해의 발생을 초래했다고 봐야 한다.

    2. 대상판결의 인과관계 판단에 대한 건설적 검토

    가. 중대재해처벌법의 다단계 인과관계 판단에 '인접효 법칙'의 적용


    ⑴ 인접효 법칙의 의의

    중대재해처벌법상 부작위와 결과 간의 인과관계는 자연과학적 인과관계 개념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규범적으로는 결과를 방지할 수 있는 자가 이를 방지하지 않은 때 부작위를 결과 발생의 원인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인접효 법칙은 시간적·공간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합법칙적 변화는 시간적·공간적으로 상호 인접해 있는 다른 합법칙적 변화를 통해 언제나 서로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접효 법칙을 통해 최상위 주의의무에 위반한 행위의 허용되지 않는 위험의 실현은 주의의무에 위반한 중간단계의 매개변수와 함께 직접 결과에 연결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사이의 밀접한 연계성 때문에 인접효 법칙에 의해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행위와 결과 사이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매개된 다단계 인과관계를 판단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등 견고한 인과 사슬들로 연결된 결과를 경영책임자에게 귀속시킬 수 있다. 그래서 '구조적 위험 상태→현장의 위험(불법) 상태→결과'라는 밀접한 연결고리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 불이행 자체가 결과 발생의 원인력인 것으로 평가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적 위험 상태→현장의 위험(불법) 상태'는 결과에 대한 '충분조건의 필수적 구성요소'에 해당해 결과에 대해 인과적인 것이다.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조적 부실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의 주의의무 위반을 먼저 현실화해 중대재해라는 중한 결과의 전제조건을 조성한 것이다.

    ⑵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에서의 다단계 인과관계의 구체적 논증

    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결과 사이에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구체적인 안전보건조치 불이행이 개입된 가장 전형적인 사안에서의 인접효 법칙 적용


    다음과 같이 2단계 인과관계 구조로 도식화해 인과성을 단계별로 심사·판단할 수 있다.
     
    (1단계)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 의무 위반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구체적인 안전보건조치 위반의 원인이고(원인→결과), (2단계) 그러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구체적인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제2의 원인→결과).

    안전조치의무 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법의 죄수 관계를 대상판결과 같이 "두 죄의 구성요건적 주의의무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부과된 것으로서 '상호 밀접한 관련성'을 근거로 규범적으로 동일하고 단일한 행위로 평가"해 두 죄를 상상적 경합관계로 볼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 경험칙상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구체적인 의무 위반이 초래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두 법 위반 사이의 1단계 심사가 비교적 용이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 위반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라는 강한 인과 사슬을 통해 인접효에 따라 직접 결과에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수사실무상 결과의 직접 원인이 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위반이 중대재해처벌법상 핵심의무 위반으로부터 기인한 것인지의 규명에 집중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사이의 밀접한 유기적 연계성을 근거로 두 법의 의무 위반 여부 및 두 법 위반행위의 인과성을 '실질적으로 심사·판단'해야 한다. 경험칙상 경영책임자의 핵심의무 불이행에 따른 구조적인 부실 관리 아래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상 기본적인 안전·보건조치 마저도 이행되지 않거나 부실하게 이행될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행위의 허용되지 않는 상태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의 허용되지 않는 상태의 견고한 밀접 관계가 인정되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자에게 결과를 귀속시킬 수 있게 된다.

    ② 가장 전형적인 2단계 인과관계 구조에 종사자의 반복적인 과실 등이 개입된 경우에도 인접효 법칙 적용 가능

    종사자의 불안전 행동에 의한 아차사고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안전관리체계가 작동되지 않아 위험 요인이 방치된 상태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특히 시행령상 반기 1회 이상 점검 및 조치의무)를 불이행한 경영책임자로서는 산업현장 상황 등에 비춰 종사자의 반복된 과실 등에 대한 통상적 예견 가능성이 있어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결국, 중대산업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없는 경우에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발생 가능하므로 이러한 종사자의 상습적인 업무상 과실이 경영책임자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구조적인 관리부실로 발생했다고 경험칙상 인정될 경우에 상당성이 긍정될 수 있다. 이와 같이 ①경영책임자의 구조적 관리 부실→②종사자의 상습적인 과실에 의한 아차사고 반복에 대한 중간관리자의 감독상 과실→③종사자의 직접적 과실→④중대재해 발생한 경우에는 인접효 법칙의 적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 중간관리자의 관리의무 위반은 (형법의) 업무상 과실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제38조 제2항) 위반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더욱 강한 인과 사슬로 전환되어 인접효과 발생에 따라 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③ 피해자의 자기위태화로 인한 인과관계 단절 여부

    경영책임자의 부작위로부터 결과 발생에 이르는 인과 과정에 '피해자의 자기위태화' 행위가 개입된 경우에 인과관계(인과 사슬)의 단절로 인해 객관적 귀속이 부정되는지가 문제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고의(인식)'나 '중과실'에 의한 자기위태화와 '과실'에 의한 자기위태화가 있다.

    상당인과관계설 및 객관적 귀속론에 의하면 전자의 경우에 대해서는 통상 예견하기 어려우므로 결과 귀속이 부정되고, 후자의 경우에는 예견가능성이 인정돼 결과 귀속이 가능하다. 예컨대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피해자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임의로 작업장에 들어가 이례적인 위험 상황을 야기한 경우에는 통상적인 예견가능성이 없어 경영책임자에게 결과 귀속을 시키기 어렵다. 반면에 대상판결의 사안처럼 굴착기 작업 반경 내에 출입 금지 표지판, 울타리 설치나 유도자 배치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때마침 굴착기 후방의 통로를 부주의하게 지나간 피해자의 과실은 통상 예견할 수 있어 인과 사슬이 단절되지 않고 경영책임자의 부작위는 원·하청 현장소장의 부작위와 함께 결과에 연결돼 그 결과를 경영책임자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

    나. 대상판결의 다단계 인과관계 심사ㆍ판단에 인접효 법칙의 적용 

    대상판결의 다단계 인과관계 구조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원청 경영책임자의 의무 불이행→원청 현장소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하청 현장소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굴착기 운전자의 업무상 과실→중대산업재해 발생
     
    [기본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매개된 전형적 사례에 해당]  
     
    대상판결 판시처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주의의무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부과된 것으로서 '상호 밀접한 관련성'을 근거로 사회 관념상 규범적으로 동일·단일한 행위로 본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 경험칙상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구체적인 의무 위반이 초래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합법칙적 조건 관계가 인정되고, 두 법 위반 사이의 1단계 심사를 함에 있어 단절되지 않는 연결고리로서의 인과성을 인정하기에 용이하다. 다시 말하면 사회 관념상 하나의 행위(산업재해 발생의 다양한 요인의 총합적 원인)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판단이 가능해 '직접성의 원칙'을 관철할 수 있다. 

    그런데 대상판결의 다단계 인과관계 구조는 단순화한 전형적인 2단계 인과관계에 굴착기 운전자의 과실이 결과에 대한 직접적 원인으로 개입하는 등 다수의 단계적 심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실무상 중대재해처벌법의 다단계 인과관계 구조를 이해하고 논증하기 위한 법리로는 종래 다수설 및 판례의 입장인 '상당인과관계설' 뿐만 아니라 '인접효 법칙'을 적용해 판단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원청 경영책임자의 의무 불이행→원청 현장소장(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하청 현장소장(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굴착기 운전자의 업무상 과실→중대산업재해 발생'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인과 사슬 단계마다 '합법칙적 연관관계가 있는지', '결과를 행위자에게 귀속시킬 수 있는가'라는 객관적 귀속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무이행이 있었다면 결과 발생의 방지 가능성이 있는지'라는 부작위범에서의 귀속 판단의 척도는 주로 경험칙에 근거한 예측 판단으로서 ①확실성에 가까운 고도의 개연성, 십중팔구(80~90%) ②상당성 판단=예견가능성, 객관적 지배가능성 ③위험감소론 등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다단계 구조에서의 다양한 인과 사슬마다 사회적 의미 연관이 있는가라는 '연결 판단'을 통해 종국적으로 결과에의 연결이 가능하다. 또한 '경영책임자→원청 현장소장→하청 현장소장→ 굴착기 운전자'라는 인적 연결고리 측면에서는 각 주체가 하나의 의무만 이행했더라도 인과 사슬이 단절돼 결과 발생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규범적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 즉 인접효 법칙에 따라 각 단계별 부작위가 관련 인과 사슬들의 밀접한 연쇄로 결과에 연결된다. 결국 각 주체들의 의무 위반은 결과 발생에 대한 충분조건의 필수적 구성요소들로서 '총체적 원인력'에 해당하며, 특히 경영책임자의 부작위는 '근원적·구조적 원인력'에 해당하므로 결과에 대한 최종적인 귀속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특히 대상판결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을 실질적으로 평가·관리하였다면 그들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를 보다 충실히 이행하였을 것이고, 그러한 안전조치가 충실히 이행되었다면 결과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판시해 인과관계 논증에 있어 경영책임자의 지배하에 있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이라는 인적 연결고리에 주목했다.

    결국 중대재해처벌법상 핵심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상 기본적인 안전보건조치의무가 모두 이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현장 종사자의 직접적 과실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대상판결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위험의 창출 및 증대된 상태들의 단절되지 않는 연쇄를 통해 결과에 연결됐으므로, 인접효 법칙에 따라 경영책임자에게 객관적 귀속이 인정된다.  

    Ⅳ. 결론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에서의 다단계 인과관계 구조를 상당인과관계설에 따라 '통상적 예견가능성'을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데 의의가 있다.

    그런데 우리 형법 제17조의 문언에 비춰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과 중대재해 발생 사이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강한 인과 사슬이 연쇄적으로 매개된 전형적인 경우에는 상당성 기준과 함께 두 법의 밀접한 연계성을 근거로 결과에 연결시키는 인접효 법칙에 따라 다단계 인과관계 및 귀속판단을 형식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심사·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부작위범의 인과관계 및 객관적 귀속에서 피해자의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자기위태화 등 이례적인 행위나 사정이 개입된 경우에는 예견가능성 및 지배가능성이 없어 인과 사슬이 단절되므로 최상위 부작위자인 경영책임자에의 결과 귀속이 부정될 수 있다. 

    하급심 및 대법원의 살아있는 구체적 사건들에서 다단계 인과관계를 규범적으로 판단함에 있어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나 입법목적, 형사법의 대원칙, 경험칙, 합법칙 등 여려 요소를 고려해 구체적 타당성에 맞는 엄격한 판단을 해 다단계 인과관계 판단의 합리적인 기준들이 지속적으로 정립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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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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