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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02-08 09:18:16

    수정 : 2024-02-08 09:18:23

중층적 ‘건설’도급관계에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주체는 누구일까?

2024-02-08 09:18:16



산업안전
[2024년 2월호 vol.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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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김영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건설 사업장은 기본적으로 수직적·중층적 하도급 관계다. 예컨대, 건물 신축공사를 발주받은 도급인(원청, 시공업체)이 그중 일부를 수급인에게 하도급하고, 수급인이 다시 이를 재하도급하는 구조(건설공사발주자→도급인→수급인→재수급인의 구조)로 공사가 진행된다. 이러한 중층적 다단계 원·하청 구조에서 수급인 또는 재수급인 소속 종사자의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누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지는지가 문제된다.

    1. 신축 건설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주체는 도급인

    발주자의 사업장과 공간적으로 확실히 떨어져 있는 별개 장소에서의 신축 건설공사가 발주된 경우에 발주자와 도급인 중 누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부담하는지에 대해 먼저 검토해 본다. 발주자가 사업(비건설업)을 운영하고 있는 장소와 공간적으로 확연히 떨어져 있는 별개의 장소에서 시공업체에 건설공사를 발주해 건설공사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발주자가 해당 부지의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발주자에게 해당 시설, 장비, 장소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다고 볼 여지는 없다고 하겠다. 이 경우에는 해당 건설현장은 시공을 주도하는 도급인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일반적으로 도급인의 개인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하 경영책임자)이 관계 수급인 및 그 수급인 소속 근로자를 포함한 종사자에 대한 제4조의 의무주체에 해당한다.   

    2. 도급인이 의무주체인 경우 수급인도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가

    다음으로 중층적 건설도급관계에서 도급인의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중간)수급인도 동일한 의무를 부담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가. 견해 대립

    ⑴ 최상위 도급인 단독 의무주체설(=수급인 의무주체 부정설)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와 제5조의 의무주체와 관련해서는 법문의 통상적인 의미 내에서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해석을 한다면 도급인에게만 의무를 부과하고, 수급인 및 하수급인 등 협력업체에게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의무를 부과하지 하고 있지 않다는 견해다.  입법자는 제3자의 종사자와 직접적인 근로관계, 도급·용역·위탁관계에 있는 자가 별도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칙적으로 도급·용역·위탁관계의 최상위 조직의 경영책임자에게 사실상 모든 영역(안전보건관리체계 영역, 시설 및 기계·설비적 영역, 작업관리적 영역, 작업행동적 영역)의 안전보건조치를 직접적으로 취하도록 하는 것을 의도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공동의무가 규정돼 있는 것도 아니고, 동일한 의무를 별개의 사업주에게 각각 부과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⑵ 도급인ㆍ수급인 양자 의무주체설(=수급인 의무주체 긍정설)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상 의무주체에 해당하면 도급인과 수급인 모두 중대재해처벌법상 이행 의무 역시 각자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견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제2호 전담조직 구성의무, 제5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 권한·예산 부여 및 업무수행 평가, 제6호 산안법에 따른 안전관리자 등 배치)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 내용에 기본법인 산안법을 기초로 규정한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나. 행정해석

    고용노동부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수급인 업체의 개인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의 경우 법 제4조에 따른 의무를, 도급인 업체의 개인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의 경우 법 제4조 및 제5조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중대산업재해감독과-2030, 2022. 5. 30.)고 해 '도급인·수급인 양자 의무주체설'의 입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 검토 : '최상위 도급인'만 의무주체

    ⑴ '위험작업의 외주화에 따른 안전ㆍ보건 책임의 전가 방지'라는 입법 취지 등 고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입법청원은 "다단계 하청 노동자의 중대재해도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원청을 처벌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기업의 경영책임자·원청 등 '상위조직'에 초점을 맞춘 법 제정 촉구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과정에서도 입법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총체적·포괄적인 관리감독 의무를 도급인과 수급인에게 동일한 의무로 부과한 것이 아니라 최상위 도급인에게 일원적·배타적으로 부과했다. 오히려 수급인은 독자적인 의무주체라기보다 도급인의 관리감독 및 보호(지원) 대상에 해당할 뿐이다.

    ⑵ 법규의 문언해석 및 체계적 해석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의 '실질적 지배·운영·관리'의 의미에 관해 고용노동부는 "하나의 사업 목적하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조직·인력·예산 등에 대한 결정을 총괄해 행사하는 것으로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의 유해·위험요인을 인지하고 방지할 수 있도록 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제4조와 제5조 관계에 대한 여려 견해가 있으나, '원칙과 예외' 규정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제4조는 안전 경영 차원에서의 제어·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범위에서 소속 불문하고 모든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부여한 규정으로, '종사자' 개념에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해지는 경우에는 각 단계의 수급인 및 그 종사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대부분의 사안이 법 제4조로 포섭된다는 것이다. 보호대상에 관계수급인이 포함되므로 법 체계상 제4조의 의무주체는 원칙적으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최상위 도급인'만을 상정하고 있다. 따라서 보호대상(객체)인 수급인까지 의무주체에 포함하는 자의적 확장해석은 엄격해석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제5조는 도급인 법인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닌 것을 전제로 '제4조에 포섭되지 않는 특별한 경우'에 법인이 그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구체적 위험제어 능력이나 필요성이 요청돼 실질적인 지배·운영·관리 책임이 인정된다면 예외적으로 적용된다.

    그런데 건설 도급관계에서의 건설현장은 우월적인 도급인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도급인의 경영책임자가 원칙적으로 제4조의 의무주체에 해당한다. 수급인의 작업장소는 안전경영 차원에서 원청 현장소장 등의 실질적 지배력 하에 있어 '수급인이 독자적으로 경영적·장소적(물리적) 통제력을 갖고 있지 않아 수급인의 실질적 지배·운영·관리하는 독립된 사업장'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수급인의 경영책임자는 제4조 의무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또한 재해예방을 위한 보호대상이자 관리감독 대상인 중간 수급인은 시설·장비 제공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수급인 종사자들이 작업하는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영항력을 행사할 능력이나 지위에 있지 않아 제5조의 단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재수급인의 종사자에 대한 의무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⑶ 도급인ㆍ수급인 양자 의무주체설에 대한 비판적 검토

    중대재해처벌법의 구성요건 충족 시 법적 효과로서 발생하는 의무내용에 산안법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해 구성요건 요소(의무주체)에 대한 해석에 있어 산안법상 의무주체(도급인 및 수급인)이면 곧바로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주체에 해당한다고 보는 양자 의무주체설의 논거는 논리 비약이다. 두 법은 그 구성요건이 상이하므로 산안법상 도급인·수급인에 해당하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나 제5조 단서 요건을 충족해야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주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⑷ 정책적 논거

    수급인은 산안법 등 안전 법규를 준수해야 할 사업주임에도 상대적으로 원청에 비해 독자적인 안전보건조치 능력이 없어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도급인의 관리감독 및 평가 대상에 해당할 뿐, 수급인이 중대재해처벌법상 관리·감독의무의 이행주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양자 의무주체설에 따를 경우, 실무상 도급인과 수급인 간 의무 중첩·충돌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하청업체들이 비정형적 작업 수행에 다수 투입되고 자주 변경되는 건설 사업장의 특성에 비춰 총괄 관리·조율능력이 있는 도급인만이 제4조에 따른 상위 관리·감독의무를 이행해 일률적인 안전·보건의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⑸ 소결론

    결국 최상위 도급인 단독 의무주체설은 법령의 문언과 법규 체계, 입법 취지·목적에 부합하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주체 선정은 형사책임과 연결되므로 형벌법규의 엄격해석 원칙에도 부합한다. 그러나 도급인·수급인 양자 의무주체설은 합리적 근거 없이 수급인도 의무주체에 해당한다는 자의적 확장해석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반돼 허용할 수 없다.

    3. 마무리

    도급인 책임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개정된 산안법도 실효성이 미흡해 '김용균 없는 산안법'이라는 반성적 맥락에서 '최상위 조직의 경영책임자'에 초점을 맞춘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시행했다. 그래서 문언해석을 기반으로 해 "'위험업무의 외주화'를 통해 이익을 향유하는 최상위 조직의 책임자에게 총체적인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부과"한 입법 취지와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규정으로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입법 목적 등을 고려하면, 공사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도급인만이 제4조의 의무주체로서 다단계 하도급 업체들의 혼재작업에 따른 위험이 상존하는 건설 사업장에서의 모든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에, 수급인은 도급인보다 규모가 크고 독자적인 안전보건조치 능력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대재해처벌법상 상위 의무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중층적 건설 도급관계에 관한 중대재해처벌법 3호 판결에서 법원은 중간수급인이 의무주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중간수급인의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으로 적용 유예대상이어서 중간수급인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으로 기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2024. 1. 27.부터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건설공사까지 적용될 경우, 중층적 건설 도급관계에서 도급인만 기소할 것인지, 중간수급인도 기소할 것인지에 대한 검찰 처분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고 중간수급인까지 기소될 경우 법원의 판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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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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