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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4-28 15:14:34

    수정 : 2023-05-02 10:22:28

중노위 “중기콜센터 교섭단위 분리 안 돼”…어떤 쟁점 있었나

2023-04-28 15:14:34



충남지노위 "다수노조 동의가 교섭단위 분리에 중요"
[2023년 5월호 vol.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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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통합콜센터 누리집 갈무리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중소기업통합콜센터의 노조가 별도로 교섭할 수 없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초심을 판단한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중소기업통합콜센터 근로자와 다른 콜센터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현격히 다르지 않다고 봤다. 특히 위탁계약 특성상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쉽지 않아 별도 교섭을 진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취지상 사용자와 다수노조 동의가 교섭단위 분리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본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대다수 사건에서 사용자와 다수노조가 교섭단위 분리를 반대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판단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28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1357중소기업통합콜센터지회(이하 지회)가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충남지노위는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과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중소기업통합콜센터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서 독자적인 단체교섭을 인정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회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도 같은 판단을 했다.

    "콜센터 간 근로조건 차이 없어"...교섭단위 분리 기각

    중소기업통합콜센터는 기업 규제나 정책에 관한 상담을 담당하는 곳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KTCS에 위탁해 운영한다. KTCS는 KT의 자회사로 공공기관과 기업체 콜센터 위탁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중소기업통합콜센터를 포함해 전국에 99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TCS는 일반직ㆍ지원직ㆍ마케팅직과 콜센터 상담원인 TM직군을 나눠 교섭하고 있다. 2013년 충남지노위 결정에 따른 것이다. 교섭권이 있는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IT사무서비스노동조합연맹 산하 KTCS노동조합이다.

    지회는 KTCS TM직군 중 주로 중소기업통합콜센터 근무자로 조직돼 있다. 지회는 중소기업통합콜센터와 다른 콜센터 간 근로조건에 차이가 있어 별도로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M직군 전체인 교섭단위를 사업장별로 나눠야 한다는 취지다.

    교섭단위 분리는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다만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 등이 인정되더라도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과 안정적 교섭체계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충남지노위는 중소기업통합콜센터와 다른 콜센터 간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별도 교섭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콜센터 간 출퇴근 시간에 차이가 있지만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인 것은 동일하다는 이유다. 임금 차이가 있어도 임금 구성항목은 기본급과 각종 수당, 성과급, 식비 등으로 유사하고 그 차이도 크지 않다고 봤다.

    충남지노위는 "이러한 근로조건은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과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저임금 콜센터 근로자들의 실태에 기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TM직군 교섭단위 내 콜센터들의 근로시간,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은 위ㆍ수탁 계약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날 뿐 현격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KTCS는 콜센터 근무자에 대해 채용원칙, 근로계약기간, 근무시간과 장소, 휴일 등 근로조건에 관한 TM직군 관리세칙을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1357중소기업콜센터의 상담은 다른 콜센터보다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충남지노위는 "콜센터별 용역계약에 따라 상담 내용이 차이 날 수밖에 없고 다른 콜센터 근로자도 자신이 상담하는 내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수노조 동의가 교섭단위 분리에 중요?...용역근로자, 교섭 실익 없어

    충남지노위는 별도 교섭 필요성도 부정했다. 안정적 교섭체계를 구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취지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충남지노위는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의 현격한 차이가 없고 업무내용에 본질적 차이가 없는 이상 콜센터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면 다수ㆍ반복 교섭에 따른 교섭효율성 저하와 교섭비용 증가가 초래되고 근로조건의 통일성 형성을 저해한다"며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근로조건ㆍ복리후생 등이 달리 적용됨에 따라 노사 갈등은 물론 노동조합 간 갈등을 유발해 교섭체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소수노동조합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조합 활동 활성화는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사용자의 공정대표의무 준수나 신청 노동조합이 교섭에 참여해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위탁계약 특성상 교섭을 통해 근로조건을 개선시킬 실익이 적다는 말도 덧붙였다. 충남지노위는 "설사 노동조합의 주장대로 교섭단위가 분리돼 별도의 단체협약이 체결된다 해도 각 콜센터는 위탁기관과 체결하는 계약 내용에 따라 운영될 수밖에 없다"며 "저가입찰방식으로 진행되는 위탁계약의 실태 등을 감안할 때 콜센터별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조건을 개선시킬 수 있는 현실적 실익도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근로자 측을 대리한 최연재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공인노무사는 "다른 노동위원회에서는 용역업체들이 전체적인 사업장을 총괄해 근로조건을 통일시키고 결정권을 행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교섭단위를 분리해야한다는 취지의 결정이 여럿 있었는데 이를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교섭단위 분리를 반대한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 사유가 됐다.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교섭단위가 분리되면 조합원 간 반목과 갈등으로 노사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충남지노위는 "교섭단위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교섭단위 분리를 반대하는 것은 안정적인 노노관계와 노사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 취지에서 중요하게 봐야 한다"며 "콜센터별 교섭단위가 분리된 다른 사례에서는 다른 노동조합이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충남지노위는 개별 교섭보다는 노조와 사용자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지노위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소수노동조합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요청을 한다면 협조할 생각이 있다고 하고 사용자도 위탁계약이라는 현실적 한계는 있지만 복리후생 적용 등에 콜센터 사이에 차별을 두지 않겠다고 한다"며 "당사자들은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에 대해 이견은 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필요한 상담, 안내 등 업무를 수행하면서 저임금과 감정노동을 겪고 있는 콜센터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같다"고 했다.

    이어 "우리 위원회는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하지만 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콜센터 근로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같이 소통하고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근로자' 특성 고려했어야...지노위 판정, 비판점은?

    최연재 노무사는 "용역업체의 경우 수탁업체에 따라 사업장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는 추세였고 KTCS와 거의 동일한 효성ITX나 KTIS는 대부분 교섭단위가 분리됐지만 유독 KTIS는 분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연재 노무사는 "콜센터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던 사례를 보면 콜센터는 최저임금 근로자여서 임금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 없고 소정근로시간도 근로기준법에 맞춰서 정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만 가지고 교섭단위 분리를 판단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 형성돼 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법리상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경환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는 "TM 직군 교섭단위 내 노조들의 조합원 가입 범위가 다르지 않고 각 노조의 조합원이 둘 이상의 복수 사업장에 분산돼 있다"며 "KTIS 내 다른 노조가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두 차례 기각당한 점 등 사실관계를 고려하면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 등을 주장하기 곤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는 근로조건 차이와 고용형태 판단에 있어 다소 주관적이고 상반된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별도 교섭 관행이 없다는 것이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부정하는 요인이 아니라는 입장도 보이고 있어 판정 결과에 수긍이 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수노조의 동의를 교섭단위 분리 판단의 중요한 근거로 삼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수노조의 동의는 교섭단위 분리를 판단하는 요건은 아니다. 그러나 충남지노위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 취지상 다수노조와 사용자의 동의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연재 노무사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상 사용자가 동의하면 소수 노조도 별도 교섭이 가능하기 때문에 교섭단위 분리를 판단할 때는 사용자나 교섭대표노조의 동의와 같은 주관적인 판단 요소는 배제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동의한다면 굳이 노동위원회를 통해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윤경환 노무사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 건에서 교섭대표노조와 사용자는 반대의견을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이들의 동의 여부를 중요한 근거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조합원 간 반목과 갈등으로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명확한 근거 없이 판단의 중요한 고려 요소로 삼은 것은 비판받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노위의 자세한 판정 이유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노위 판정문은 통상 판정일로부터 한 달 후에 송달된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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