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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6-05-31 09:49:28

    수정 : 2016-06-10 09:26:58

[연재칼럼] 기세환·이관수의 ‘다른 시선’ [1]

2016-05-31 09:49:28



기세환·이관수의 ‘다른 시선’ [1]
[2016년 6월호 vol.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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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일부터 기세환 노무사(노무법인 태광 대표 노무사)와 이관수 노무사(부당해고119 대표노무사)가 같은 주제를 다른 관점에서 소개하는 '다른 시선' 코너가 웹칼럼으로 정기 연재됩니다.
    이번에는 구조조정을 주제로 다루고, 앞으로 실무적이고 현장감 있는 얘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구조조정에 임하는 사용자의 '눈'
    기세환
    노무법인 태광 대표 노무사
      
     
     
    국내 조선, 해운업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의 현실화는 해당 지역의 절망감을 넘어 국가적으로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에 일부 시선은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용자를 탓하기도 한다. 이런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목소리도 한껏 높은 시기다. 그런데 냉정히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기업경영의 환경변화와 그로 인한 기업의 위기가 과연 특정 기업의 경영자가 잘못된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만 좁혀 생각할 수 있을까?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기업의 경영악화가 오로지 사용자의 잘못된 의사결정만으로 나타난 것인가. 최근 기업환경 변화를 살펴보면, 그 특성에서 이미 기업의 구조 내지 체질의 본질적 변화를 요구하고, 그 변화에 있어 시기적절한 대처 또한 필수요건이 돼 버렸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잘 해내가고 있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순식간에 도태돼 버린다. 그래서 사용자는 이러한 변화의 특성에 기민하게 대처하고자 모든 면에서 유연성을 갖고자 한다. 그러한 면이 고용의 측면에서는 고용유연화와 인건비의 합리화 방안으로 나타나고, 기업의 존속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위기에 맞서서는 인력구조조정이란 선택을 통해 기업의 종말이란 극단의 결과를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노키아, GM의 글로벌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한 바다. 이러한 점에서 인력 구조조정이란 방법은 점차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경영환경의 특성에 따라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모든 기업의 사용자가 그 이상의 효과적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법제도적으로 유효하게 선택할 수 있는, 그래서 아직은 더 많은 일자리를 지켜냄으로써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결연한 위기극복의 한 방법으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일까.. 작금의 현실을 사용자에게 결연한 의지로 모두 책임지라고만 하는 것은 변화된 경영환경의 속성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않으려는, 다소 아쉬운 단면은 아닌 지란 마음에 사용자의 좁아진 등을 바라보기도 한다.
     
    거시적 경영환경의 악화는 이미 우리 턱밑까지 다가와 있음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미시적으로 우리 기업이 구조조정의 실시여부와 그 규모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조정의 실시에 대한 내부 구성원의 비난과 일부 사회적 좋지 못한 시선에 대해 수술에 임박한 의사의 냉정함을 잃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경영상 무능으로 빗어진 구조조정이란 비난에 얽매이기도 보다 그 필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였다면 구조조정 과정에 더욱 더 몰입하여 근로자 개인의 충격과 사회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구조조정 이후에는 변화에 능동적이고도 효과적으로 대응한 기업으로 다시금 발돋움 할 수 있는 더 큰 대의를 생각해야 한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세부적 점검사항을 살펴보면, 최근에는 인력구조조정에 앞선 해고회피노력을 얼마만큼 실시하였는가도 인력 구조조정의 정당성 판단에 중요 쟁점이 되기도 하므로 사용자는 구조조정에 앞서 근로시간 단축 내지 업무조정, 전환배치나 순환휴직(또는 일시휴직), 희망퇴직, 전직지원 훈련의 실시 등의 다양한 해고회피 방안을 전사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에 앞선 기업의 여유자산 매각이나 불필요한 경비를 감축하는 것부터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인원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 대상자 선정을 설득력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단체협약 등에 일부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마련되어 있음을 근거로 노동조합과 그 과정에 갈등이 촉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경영진을 필두로 하여 구조조정에 대한 경영상 필요성을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설득력 있게 과감히 알리고, 해고회피노력 등의 자구책 추진과 경과, 그럼에도 불가피하게 이루어질 해고자의 발생에 대한 공정한 대상자 선정이 이루어짐을 알리고 또 설득하는 방식으로 단체협약상의 구조조정 제한 규정을 극복해 내거나 대다수의 동의를 확보해 가야 한다.
     
    자신의 일자리를 '아웃'시키는 공표 내지 안내에 진심을 다해줘 감사하다고 할 사람은 없다. 욕먹을 각오도 해야 한다. 해고회피노력 내지 해고대상자 선정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관련 면담은 냉정하지만 진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집중해야 할 영역이기도 하다. 구조조정 이후의 잔류자가 갖는 상실감과 우울감이 생각보다 깊고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구조조정의 실시에서부터 이러한 이슈도 충분히 고려해야 뼈아픈 구조조정을 통해 얻는 기업의 생존기회가 효과적일 수 있다. 떠나보낸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한편 노동조합은 사용자가 행하는 구조조정의 경영상 필요성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 또는 설득력 있는 대 사용자 교섭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제상항과 국내의 경영여건, 그리고 우리 회사의 경영상황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이해 없이 오로지 고용안정협약 등에 기댄 고용안정만의 주장은 현재 악화된 현상을 외면한 조직의 유지 수단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고용안정의 넓은 범위를 이제는 퇴직자의 지원과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에 대한 고려까지도 포함할 수 있는 광의적 형태로 바라봐야 한다는 어느 교수님의 사설 한 구절이 마음에 깊이 새겨질 때다. 노동조합의 변화가 요청되는 시기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도미니크 바턴 회장은 최근 국내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구조조정 국면에서 정부는 대규모 실업으로 인한 혼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실업 대책 기금을 마련하거나, 희망퇴직자를 위해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토대로 기업, 노조,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속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GM의 과거 성공적 위기극복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우리 정부의 관련한 각종 정책추진은 그 의미적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GM은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당시 노사 간 지속적 협의를 통해 상호 이해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고강도의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미국 정부는 내실 있는 지원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함으로써 성공적 경영위기극복 사례로 꼽힌다. 이와 같은 선례는 사용자가 소속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제시하고 설득해 갈 방향의 한 시사점이기도 하다. 사용자로서는 구조조정의 선택이 기업경영의 실패란 굴레가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유효적절한 또 다른 최후의 경영적 판단이자 선택이었음을, 그래서 후일 그 선택이 사회적으로나 내부적으로도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현재 위기상황이란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더욱 더 집중하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라 보여 진다.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근로자의 눈
    이관수
    부당해고119 대표노무사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그간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이었던 주요 업종들이 공급 과잉, 경쟁력 하락, 중국의 추격 등으로 더는 정상적인 기업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한다며 국민에게 다시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구조조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성공할 터이니 믿어달라고 강조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 겪었던 대량 실업의 공포와 기업들의 줄도산을 연상시키는 이번 부실기업 사태는 '정부는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하고 있다가 또 국민에게 손을 내미나'하는 의구심을 낳을 만하다.
     
    현재 이들 주력 업종에 종사하는 직․간접 인력은 100만여명에 달한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면 우리나라 경제 전반과 기업․주주․채권자․근로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커다란 파장이 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량해고'라는 직격탄을 맞게 될 근로자들의 희생이 누구보다도 클 것이다. 과거 구조조정 과정을 돌이켜보아도 근로자들에게는 가혹할 만큼 엄청난 고통을 수반했던 반면, 책임있는 당사자에게는 자비롭게 진행된 과정이 더러 있었다.
     
    그동안 '구조조정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노동계는 해운, 조선, 철강, 건설 등 한계에 달한 업종의 경우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이 단행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노동계는 그러나 기업 구조조정의 양상이 대규모 정리해고 등 무분별한 인력 구조조정의 양상을 띠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근로자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황폐화와 내수 침체로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고 일자리 나누기 등 고용 안정을 확보할 방안이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도래한 이상 근로자들로서도 '고통 분담의 원칙'에 따라 기존의 임금을 어느정도 줄이거나 동결함으로써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되, 이에 준하는 전체적인 일자리 규모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고용안정화의 방향으로 추진되는 '최소한의 정의'를 갖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 부실을 불러일으킨 경영진에 대한 책임도 가벼이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근로자에게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수익성을 따지지 않은 저가 수주와 투자자들을 무시한 분식회계 등을 통해 경영 부실을 초래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은 따지지 않는 행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희망퇴직이든 정리해고이든 결국에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사업장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일 근로자들에 대한 대책마련이다. 이미 조선부문에서만 협력사를 포함해 1만5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올해도 조선 빅3에서만 6000명 이상의 인력 감축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이 사업재편이나 M&A를 통한 방법으로 진행될 경우 조선-해운에서만 협력사를 포함해 최대 1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자 대부분은 근속연수 15~25년으로 한 가족의 가장이 대부분이다. 아이들 교육뿐만 아니라 노후까지 준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이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된 이후 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옳다. 목소리를 높여 구조조정을 외치는 정부와 국회는 구조조정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하는 대책 마련을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구조조정은 근로자들의 실직 이후 사태를 염두에 두는 방안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확실한 안전망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해결을 기업에만 맡기는 것도 안 된다. 이런 전제가 없는 구조조정은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사태를 반복 생산할 수 있다. 걱정되는 것은 정부의 태도다.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은 기업구조조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퇴직근로자 사회안전망엔 소극적인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구조조정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근로자 고용유지지원금-재취업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구체적인 지원 대책까지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의 생계안정과 재취업 지원을 위해 이른바 '노동 4법'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노동자 파견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파견법) 등의 통과를 실업대책으로 연관 짓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파견법이 통과될 경우 오히려 비정규직 양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요 며칠 조선업종에 근무하다 실직한 이들의 자살이나 범죄 사건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모두 실직 이후 생활고에 따른 자살이거나 우발적인 범죄다. 누구도 이들을 책임지는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인력감축은 기업이 살기위해 마지막으로 커내야 할 카드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주도 구조조정에서 인력감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이들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이들의 노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숫자만 줄이고, 근로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조정보다는 경영에 실패한 경영진과 '관피아'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자신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일터를 잃게 될 수많은 가장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정부의 구조조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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